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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16 (일)

김정은 25일께 베트남 국빈방문…경제관문 하이퐁 들를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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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미담판 전 국가주석 면담 조율

관광지 하롱베이도 방문지 후보

베트남은 최고 의전·경호 제공

중앙일보

김정은


김정은(얼굴) 북한 국무위원장이 북·미 정상회담이 열리는 베트남을 이달 25일께 국빈 방문하는 일정이 마련되고 있다고 11일 핵심 정보 소식통이 밝혔다.

북·미 2차 정상회담은 27~28일 하노이에서 진행된다. 소식통에 따르면 국빈 방문의 특성상 베트남 최고위층과의 만찬 일정도 포함될 전망이다. 응우옌푸쫑 국가주석은 이 기간 동남아 순방 일정으로 자리를 비우는 만큼 응우옌푸언쑥 총리 등을 예방할 가능성이 높다. 김 위원장은 지난해 싱가포르에서 열렸던 1차 북·미 정상회담(6월 12일) 때도 회담 이틀 전인 10일 현지에 도착했다.

김 위원장의 베트남 방문은 북한 최고지도자로서는 할아버지 김일성 주석이 1958년과 64년 베트남 국부 호찌민과 정상회담을 한 이후 55년 만의 국빈 방문이 된다. 이를 위해 팜빈민 베트남 부총리 겸 외무부 장관이 2월 12일부터 14일까지 평양을 찾는다.

남성욱 고려대 통일외교학부 교수는 “같은 사회주의 국가이자 과거 김일성 주석과 호찌민 주석이 만났던 역사가 있는 만큼 베트남은 김 위원장에게 최고 수준의 의전을 제공하려 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하노이뿐 아니라 베트남 북부의 경제중심지인 하이퐁과 하롱베이를 방문하는 일정도 현지에선 준비하고 있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하이퐁은 베트남의 제1의 항구도시인 ‘경제 관문’이자 수도 하노이와 인접한 동북부의 안보 요충지다. 연간 1200만t의 수출입 화물을 소화하는 국제물류 도시다.

송정남 한국외대 베트남어과 교수는 “하이퐁은 하노이와 가까운 북부 물류도시로 예부터 석탄 수출을 많이 하던 곳”이라며 “최근 경제지구로 개발되면서 국제적인 기업을 많이 유치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롱베이 일정은 김 위원장이 관광산업 유치에 관심이 많다는 점에서 준비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김 위원장의 베트남 현지 방문지로 남부 호찌민도 거론됐지만 하노이에서 이동하기엔 거리가 멀어 이번 방문 일정에 포함될지는 불투명하다.

김 위원장의 베트남 방문과 관련, 최고지도자의 동선 공개를 꺼리는 북한의 전례로 볼 때 일반적인 국빈 방문과는 다를 것이라고 대북 전문가들은 관측했다.

고유환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국빈 방문이라도 현지시찰 등 외부 일정을 모두 공개하는 것은 신변 안전 때문에 베트남과 북한 양쪽에 부담이 될 것”이라며 “김 위원장의 동선은 특정한 장소에서 제한적인 형태로 공개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그러나 지난해 싱가포르 정상회담 때 회담 전날 김 위원장이 마리나베이샌즈를 찾으면서 관광객의 시선을 의식하지 않았던 전례로 볼 때 이번에도 김 위원장이 파격적인 행보를 보일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김 위원장의 베트남 국빈 방문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자리를 함께 하는 지도자라는 북·미 정상회담의 후광을 극대화하면서 베트남에서의 외교 활동을 자연스럽게 부각하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얻는 계기로 이용될 전망이다. 김현욱 국립외교원 교수는 “김 위원장이 2차 회담에서 미국으로부터 원하는 수준의 제재 완화를 얻어내지 못하더라도 사회주의 우방인 베트남과 관계를 돈독히 하는 장면을 연출함으로써 북한 내부에도 사회주의 국가들을 이끄는 국제적 지도자로 알릴 수 있다”고 말했다.

또 국빈 방문을 할 경우 베트남 정부로부터 최고의 의전과 경호를 제공받을 수 있는 만큼 북·미 정상회담에 나서면서 경호·경비 등에서 베트남의 지원을 받는 실질적인 효과도 거둘 수 있다고 외교 소식통은 설명했다.

이유정 기자 uu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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