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용수 정책사회부 기자 |
비뚤어진 입시교육을 비판하고자 했던 JTBC 드라마 스카이캐슬이 종영됐지만, 그 여운은 여전하다. 다만 그 여운이란 것이 긍정적이지 않아 개운치가 않다. 드라마를 시청했다는 학부모 4명 중 1명은 '이전보다 사교육 의지가 더 강해졌다'는 설문조사 결과도 나왔다. '좋은 대학에 입학하려면 공교육으론 부족하고 사교육이 필요하다'는 명제가 더 명확해진 셈이다.
드라마의 여운 속에는 낙제 수준의 정부 정책도 포함된다. 문재인 정부의 교육정책 방향은 아마 평등교육일 것이다.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을 모두 절대평가로 바꾸려했던 시도와 몇살부터 영어교육을 시작해야할지 아직 갈피를 잡지 못하는 영유아 영어교육 정책, 자율형 사립고(자사고) 등 특목고 폐지 추진 등을 보면 그렇다.
정부가 하고자하는 평등교육은 '기회의 평등'이어야 한다. 하지만 '결과의 평등'으로 가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가시지 않는다. '학교 교육만으로 대학에 입학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발상은 기회의 평등을 의미한다. 대학에서 그렇게 신입생을 뽑는다면 박수를 칠 얘기지만, 실제로는 그렇지가 않아 문제다. 대학이 신입생 선발시 소속 고등학교마다 달리 평가하는 이른바 '고교등급제'가 존재한다는 사실도 이미 알만한 사람은 다 안다.
대학마다 뽑고자 하는 인재가 다르고, 그런 기준에 따른 신입생 선발 기준을 탓할 수도 없다. 학과나 전공마다 또 졸업 후 진로에 따라 학생의 고교 성적에 중점을 둘 지, 수능 성적의 어떤 영역에 가중치를 둘 지 정하는 것도 학생을 선발하고 가르쳐야 할 대학의 몫이다. 수능 위주로 30% 이상을 뽑도록 하겠다는 것이 결과의 평등을 의도한 것이 아니길 바랄뿐이다.
경제적 여건에 관계없이 누구나 교육을 받을 수 있고, 그런 기회가 평등하게 주어지도록 하는 방향은 맞다. 하지만 결과는 기회가 평등하게 주어진만큼 그 능력에 따라 차이를 인정하는 상대적 평등이어야 한다. 경제력이 없어 사교육을 받지 못하는 학생들에게 든든한 공교육을 제공하듯, 부잣집 아이들에게도 사교육 없이 자신의 꿈과 진로를 키울 수 있는 기회를 똑같이 줘야 하지 않을까.
올해 고1부터 진로선택과목에 한해 자신이 수강하고자하는 과목을 선택해 듣고 학점을 받는 고교학점제가 일부 시행된다. 학생들의 학습 선택권이 크게 확대되지만, 석차 등급 대신 성취도를 평가함에 따른 불평등 문제가 본격 도마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대입에서 유리한 과목에 학생들이 몰리는 등의 부작용과 함께 모두가 납득할 수 있는 객관적인 평가 검증이 필요해 보인다.
한용수 기자 hys@metr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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