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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6 (토)

'인터넷 양분 위기' 미중 화웨이 이어 인터넷서 격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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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1

화웨이 홈피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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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박형기 기자 = 미중이 화웨이를 두고 펼치는 전쟁은 인터넷 헤게모니를 장악하기 위한 싸움이며, 결국 미중의 대결은 인터넷상으로 번져 세계 인터넷을 양분시킬 위험이 있다고 미국의 월스트리트저널이 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차세대 이통통신(5G) 네트워크는 영화 한편을 수초 만에 다운로드 받을 수 있을 정도로 강력하다. 중국이 5G 네트워크를 선점하면 이동통신 뿐만 아니라 인터넷도 점령하게 될 것이라고 WSJ은 예상했다.

이에 따라 미중의 분쟁은 통신 분야에서 인터넷 분야로 확대될 것이라고 WSJ은 전망했다.

◇ 인터넷 세상 이미 양분됐다 : WSJ은 이미 인터넷은 사실상 양분됐다고 분석했다. 미국을 비롯한 자유진영의 인터넷과 중국 중심인 인터넷으로 말이다.

온라인 상거래는 미국의 아마존과 중국의 알리바바로, 검색은 미국의 구글과 중국의 바이두로, SNS는 미국의 트위터와 중국의 웨이보로 각각 나뉘어져 있다.

미국의 업체들은 세계 최대의 인터넷 시장인 중국에 진출하려 노력하고 있지만 중국은 이들의 중국 접근을 막고 있다. 중국 업체들도 세계 진출을 시도하고 있지만 자유가 침해당할 수 있다는 우려로 진척이 더디다.

◇ 서방 주도 인터넷 자유롭지만 비효과적 : 서방의 인터넷은 자유롭지만 비효과적이다. 이에 비해 중국의 인터넷은 자유롭지 못하지만 매우 효과적이다.

중국에서 10년 이상 IT 사업을 운영한 경험이 있는 톰 펠만씨는 “중국에서 미국으로 돌아가자 석기시대로 돌아간 기분이었다”고 고백했다.

그는 “중국의 경우, 텐센트의 ‘위챗’만 장착하면 모든 것을 할 수 있지만 미국은 트위터로 다 되는 것이 아니다. 중국의 인터넷은 자유가 없는 대신 세계에서 가장 효율적인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위챗만 깔면 인터넷 대화는 물론, 인터넷 결재 등 인터넷상에서 행해지는 모든 것을 할 수 있지만 미국은 그런 앱이 없다”고 덧붙였다.

서방 주도의 인터넷이 자유롭지만 비효과적인데 비해 중국 주도 인터넷은 자유는 없지만 효과적이라는 말이다.

◇ 중국 인터넷 훨씬 효과적, 격차 더욱 벌어질 것 : 서방 인터넷과 중국 인터넷의 성능차이는 더욱 벌어질 전망이다.

중국은 개인사생활 보호와 데이터 보호에 대한 개념이 별로 없다. 따라서 효율적으로 '빅 데이터'를 구축할 수 있다. 이는 차세대 유망산업인 인공지능(AI)분야에서 앞서갈 수 있는 가장 큰 발판이 될 것이다.

◇ 중국 ‘인터넷 주권’이라는 개념 만들어 : 미국 등 서방은 중국의 인터넷 자유화를 촉구하고 있다. 중국이 인터넷을 통제하는 것은 자유와 민주를 추구하는 인터넷의 기본정신에 위배된다며 압박의 강도를 높이고 있다.

이에 따라 중국은 ‘인터넷 주권’이라는 개념을 개발해 냈다. 나라마다 특성이 다르기 때문에 국가가 인터넷에 대한 주권을 행사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 같은 논리를 개발해낸 인물이 바로 시진핑 주석의 책사인 왕후닝(王滬寧) 중국 공산당 중앙서기처 서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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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후닝(王滬寧) 상무위원 © News1 자료사진


그는 2017년 장수성 우전에서 열린 제4회 세계인터넷대회에서 ‘인터넷 주권’이라는 개념을 처음 소개했다.

그는 이 대회 기조연설에서 “나라마다 사정이 다르기 때문에 국가가 인터넷을 통제할 수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중국은 이에 그치지 않고 UN에 국가가 인터넷을 통제할 수 있어야 한다고 로비를 하고 있다.

◇ 세계 누리꾼들은 혼용 : 세계의 누리꾼들은 서방 인터넷과 중국 인터넷을 혼용하고 있다.

중국인들은 정치적으로 덜 민감한 사안은 위챗을 통해 의견을 교환한다. 그러나 정치적으로 민감한 사안은 VPN(가상사설망)을 이용, 당국을 검열을 우회하는 방법으로 트위터 등을 통해 대화를 나눈다. 서방에서도 싼 가격의 중국 제품을 구입하기 위해 알리바바의 알리페이를 이용하는 누리꾼들이 있다.

미중은 현재 화웨이를 둘러싸고 전쟁을 벌이고 있지만 이 사태가 어느 정도 마무리되면 미국은 인터넷 자유를 외치며 중국을 다시 공격할 것이며, 인터넷을 둘러싼 전쟁이 본격화될 것이라고 WSJ은 전망했다.
sinopark@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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