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지현 지음/휴머니스트
"역사가 과거와 현재의 대화라면, 기억은 죽은 자와 산 자의 대화이다"
역사학은 문서와 기록을 근거로 산 자가 죽은 자를 심문하고 재단하는 데 치우쳐 있지만, 기억 연구는 산 자와 죽은 자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응답한다고 저자는 주장한다. 탈민족 담론을 주도해온 역사가 임지현 교수가 '기억 활동가'로 변신을 꾀하며 새 책을 냈다. 기억 연구가로서 그는 죽은 자의 억울함을 산 자에게 전해주는 영매 역할을 자처한다. 비극의 가해자가 희생자로 둔갑하는 현상에서부터 힘 있는 가해자가 역사적 서사와 기록물을 독점하고 있는 문제까지. 기억과 책임에 관한 근본적인 질문을 던진다. 300쪽. 1만8000원.
◆남겨둘 시간이 없답니다
어슐러 K. 르 귄 지음/진서희 옮김/황금가지
'어스시의 마법사'로 세계 3대 판타지 소설에 이름을 올린 거장 어슐러 르 귄이 2010년부터 5년간 남긴 글 40여편을 담은 에세이집. 책은 여든을 넘긴 노년의 삶과 현대의 문학 산업, 젠더 갈등과 정치적 이슈 등 주요한 이야기를 담은 네 챕터와 반려묘 파드와의 에피소드를 엮은 세 챕터 등 총 일곱 챕터로 구성됐다. 미국의 도덕성과 자본주의에 대한 풍자적인 비유에서부터 늙음과 삶에 대한 사색까지. 노작가의 세심하고 담백한 유머가 돋보인다. 322쪽. 1만3000원.
◆기본으로 이기다, 무인양품
마쓰이 타다미쓰 지음/박제이 옮김/위즈덤하우스
본질만 남기고 군더더기는 과감하게 버린 디자인으로 무인양품은 1980년 설립 이후 '무인신화'라는 말이 생길 정도로 매출액이 수직 상승했다. 그러나 무리한 사업 확장으로 인해 그동안 누적된 문제들이 불거졌고, 마쓰이 타다미쓰가 사장이 된 2001년에는 창립 최초로 매출 이익이 감소해 38억엔의 적자를 냈다. 그는 물류 창고에 쌓여 있는 약 100억엔 가량의 불량 재고를 전부 소각하고, 불량품 발생을 방지하는 방법을 찾아내 실행에 옮겼다. 디자이너 야마모토 요지 등 전문가와 협업해 제품 개발 시스템도 바꿨다. 그로부터 1년 후 무인양품은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책은 무인양품이 위기를 딛고 성공한 비결을 담았다. 252쪽. 1만4000원.
김현정 기자 hjk1@metr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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