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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7 (일)

[생활속과학] 밀가루 먹으면 속이 더부룩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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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최소망 기자 = 빵이나 칼국수, 라면, 짜장면 등 밀가루 음식을 먹으면 소화가 잘 안되고 속이 더부룩한 느낌을 받는 사람들이 있다. 왜 그럴까?

밀가루에 물을 넣어 반죽하면 '글루텐'이라는 단백질 성분이 생긴다. 반죽하는 과정에서 밀에 함유된 글루티닌과 글리아딘이라는 단백질이 결합하면서 글루텐이 되는 것이다. 글루텐이 밀가루의 쫄깃함을 만든다. 이런 글루텐을 일부 사람들은 소화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특별한 경우에는 알레르기 반응까지 일으키기도 한다.

글루텐이 소화작용에 미치는 영향을 담을 연구결과도 다수 나와있다. 미국 알레시오 파사노 메릴랜드 의대 교수팀은 글루텐은 장 점막을 헐겁게 하는 물질인 조눌린의 양을 늘려 염증을 유발할 수 있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 또 호주 연구진은 건강한 사람이라도 글루텐 섭취시 두통이나 소화불량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연구내용을 밝히기도 했다.

글루텐을 섭취할 때 문제가 되는 현상을 흔히 '글루텐 과민성 장질환'이라고 한다. 체내에 글루텐을 소화시키는 효소가 없거나 부족해서 생기는 증상을 말한다. 몸 안에 글루텐을 처리하는 효소가 없어서 알레르기나 쇼크반응까지 일으킬 수 있는 병명을 '셀리악병'이라고도 한다. 이런 체질은 글루텐이 든 음식을 먹지 않는 대안밖에 없다.

그러나 이들에게도 글루텐이 들어간 음식을 마음껏 먹을 수 있다는 기대감을 주는 연구결과가 지난해 발표됐다. 한국을 포함한 68개국 과학자 2400여명이 참여한 공동연구단 '국제밀게놈해독 컨소시엄'이 2005년부터 약 13년간 연구해 밀 전체의 게놈을 95% 이상 해독한 '밀 게놈 지도'를 완성해 지난 2018년 8월17일 국제학술지 '사이언스'에 게재했다.

밀은 옥수수나 벼 등보다 유난히 복잡한 게놈을 지니고 있어 해독하는데 오랜시간이 걸렸다. 밀 게놈의 DNA수는 160억쌍이다. 24억쌍인 옥수수나 4억3000만쌍인 벼보다 많은 수다. 게놈 지도를 완성한 연구팀은 글루텐 관련 질병과 연관된 것으로 보이는 밀 유전자 828개를 분석하기도 했다. 그 결과 글루텐 소화를 방해하는 유전자와 과민성 쇼크를 일으키는 유전자가 밀 중에서도 껍질과 눈 부분을 제외한 나머지 전분 부분인 배젖에서 활성화된다는 사실을 밝혔다. 또한 천식과 관련이 있는 유전자도 찾았다.

즉 특정 질병과 관련한 단백질을 발현시키는 유전자를 통해 이를 제거한 품종을 만들수도 있다는 해석이다. 그러면 글루텐을 잘 소화시키지 못하거나 알레르기 반응을 보이는 사람들도 먹을 수 있는 밀을 개발할 수도 있는 것이다. 더불어 가뭄이나 병충해에 강한 밀과 같이 재해를 잘 견디는 밀도 개발할 수 있는 가능성도 있어 앞으로 연구가 기대되는 대목이다.
somangchoi@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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