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건 중간점검…수사기관 유착에 성폭행 의혹도
서울 강남의 유명 클럽에서 폭행당한 뒤, 경찰관에게 부당한 대우를 받았다고 주장한 김모 씨가 1일 서울 강남경찰서에 피의자로 소환되고 있다. .2019.2.1/뉴스1 © News1 이종덕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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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이철 기자 = 지난달 말부터 시작된 클럽 '버닝썬' 논란은 최근 가장 뜨겁게 떠오르는 이슈 중 하나다. 이 사건은 지난해 말 한 클럽 손님이 "직원들에게 폭행을 당했다"고 112에 신고하면서 시작됐다. 하지만 이후 경찰의 초동조치·유착 의혹, 신고자의 성추행·폭행 의혹, 클럽 내 성폭행·마약 의혹 등이 함께 불거지면서 사태는 일파만파 커지는 모양새다.
사태가 커짐에 따라 지금까지 이뤄진 고소 건들의 진행상황도 복잡하게 흘러가고 있다. 이번 사건에서는 최초 신고자인 김모씨(29)를 비롯 클럽 버닝썬, 경찰, 여성 손님, 클럽 전현직 직원 등이 등장하는데 서로의 주장이 제각각 상반되는 부분이 많다.
아울러 전직 버닝썬 사내이사였던 가수 승리의 경우 현재까지 고소·입건된 사건들과 직접 연관된 사안은 드러나지 않았지만 수사가 진행되면 추후 관련성이 나타날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다. 따라서 현재까지 제기된 의혹과 혐의 위주로 사건을 정리해봤다.
◇전 클럽 이사 장모씨 = 당시 클럽 이사였던 장모씨는 지난해 11월24일 오전 7시쯤 클럽 손님인 김씨를 가게 바깥으로 끌고 나와 폭행해 상해를 입힌 혐의를 받는다.
이 과정에서 112 신고자인 김씨는 장씨 뿐만 아니라 옆에 같이 있던 직원들까지 합세해 자신을 집단폭행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장씨 측은 장씨 본인이 김씨를 폭행한 것은 어느정도 시인했으나 직원들은 장씨를 말리려 했다고 진술하고 있다. 현재 경찰은 상호폭행 혐의와 함께 직원들의 집단폭행 여부도 조사 중이다.
◇클럽 손님·112 신고자 김씨 = 김씨는 버닝썬 대표와 직원, 클럽 손님, 경찰들로부터 고소 혹은 신고를 당해 조사를 받고 있다. 크게 보면 Δ클럽 직원들과의 폭행 문제 Δ여성 손님 강제추행 의혹 Δ경찰과의 갈등 등 3가지로 분류할 수 있다.
우선 김씨는 자신이 클럽 직원들로부터 폭행을 당했다며 경찰에 신고했지만 직원들도 김씨가 자신들을 때렸다고 진술하면서 상호 폭행 혐의로 입건됐다. 물론 장씨는 김씨에게 피해를 입힐 정도로 심하게 폭행한 '상해' 혐의고, 김씨는 그에 비에 경미한 '폭행' 혐의를 받는다.
출동 당시 클럽 직원들이 김씨가 가게 입구에서 쓰레기통을 걷어 차고 고성과 욕설을 했다고 진술함에 따라 김씨는 클럽에 대한 업무방해 혐의도 받는다. 이외 김씨는 출동한 경찰이 오히려 자신을 현행범으로 체포하려고 하자 저항하면서 공무집행방해 혐의도 받고 있다.
김씨는 사건 당일 폭행을 당하기 전 클럽 내에서 여성손님 2명을 성추행한 혐의로 고소당했다. 지난해 12월21일 여성 손님 2명은 김씨를 강체추행 혐의로 강남경찰서에 고소장을 접수했다. 현재 이 사안도 수사 중이다. 한 때 인터넷에서는 고소인들이 클럽 직원이라는 의혹이 나왔으나, 경찰 조사 결과 사실이 아닌 것으로 밝혀졌다.
김씨를 1차로 조사했던 역삼지구대 경찰관 2명은 김씨가 조사를 받던 중 자신들에게 욕설과 모욕을 했다며 명예훼손 혐의로 검찰에 고소한 상태다. 이후 강남경찰서 소속 경찰관 2명도 김씨가 강남경찰서로 이동해 추가조사를 받던 중 비슷한 언행을 했다며 명예훼손으로 검찰에 고소장을 냈다. 이들 사건은 아직 수사 전이다. 고소 당사자가 강남경찰서 소속 경찰관들이기 때문에 검찰의 직접 수사 혹은 강남경찰서 외 다른 경찰서에 배당돼 조사가 이뤄질 전망이다.
이외에 지난 8일에는 클럽 버닝썬 대표가 김씨를 상대로 고소장을 내기도 했다. 김씨가 허위사실을 유포해 클럽 측이 명예훼손, 업무방해 등 피해를 입었다는 주장이다.
클럽 직원들과의 폭행 사건은 상대방인 장씨가 이미 혐의를 어느정도 인정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빠른 시일 내 결론이 날 전망이다. 다만 김씨가 "여자 손님을 구하려다 직원들에게 맞았다"고 주장했기 때문에 오히려 손님들을 추행했다는 혐의가 입증되면 김씨에게 치명타가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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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강남경찰서 = 강남경찰서는 버닝썬이 있는 서울 강남구를 관할하는 경찰서다. 김씨는 사건 발생 후 강남서 소속 지구대 경찰관이 신고자인 자신을 보호하지 않고 오히려 자신만을 현행범으로 체포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또 체포과정에서 경찰이 자신을 폭행했다고도 주장한다. 김씨는 지난해 12월 경찰에 손해배상을 청구하기 위해 서울중앙지법에 역삼지구대 CC(폐쇄회로)TV 영상과 순찰차 블랙박스 영상에 대한 증거보전 신청을 했다. 증거보전신청이 받아들여지면서 김씨는 경찰로부터 관련 영상을 전달받았다.
사건이 커지자 강남경찰서의 상급기관인 서울지방경찰청도 조사에 나섰다. 지방청은 김씨가 주장하는 경찰 초동조치 미숙, 폭행 여부, 김씨 119 미후송, CCTV 의혹 등을 조사하기 위해 합동조사단을 편성했다.
◇버닝썬 = 김씨 사건 이후 인터넷에서는 이와 별개로 버닝썬에 대한 각종 의혹들이 쏟아지고 있다. 서울지방경찰청은 광역수사대를 투입해 클럽 내 성폭행, 일명 '물뽕'(GHB), 경찰·클럽간 유착 등 각종 의혹에 대해 따로 조사에 들어간 상태다.
◇클럽 전 직원 = 최근 버닝썬 VIP룸 내에서 대마초 등 마약 투여와 성폭행이 있었다는 전직 직원의 언론 인터뷰가 나왔다. 이에 대해 버닝썬 대표는 지난 8일 해당 직원을 허위사실 유포 혐의로 고소해 조만간 조사가 시작될 예정이다.
◇또다른 클럽 직원 = 위 사건들과 별도로 또다른 클럽 직원 A씨가 20대 고객을 성추행한 혐의(강제추행)으로 불구속 입건돼 경찰 조사 중이다. 그는 지난해 12월30일 손님의 신체를 동의없이 만지고, 손님이 이를 피해 화장실로 가려고 하자 쫓아가 입을 맞추려고 하는 등 재차 추행한 혐의를 받는다.
iro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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