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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이슈 끝나지 않은 신분제의 유습 '갑질'

성추행·갑질 교수에 정직 3개월.. 서울대에 붙은 대자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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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의 이름을 적은 대자보 게시, “이미 당할 만큼 당했다”
-서울대 인권센터 신체접촉 사실 인정했지만 처분은 정직 3개월


파이낸셜뉴스

/사진=연합뉴스


담당 교수로부터 성추행과 갑질을 당한 대학원 학생이 자신의 이름을 적은 대자보를 게시했다. 해당 대자보에는 교수의 문제 행적에 더해 학교의 터무니 없는 처분을 비판하는 내용이 담겼다.

8일 서울대학교 게시판에 ‘서어서문학과 교수 A씨’를 고발하는 대자보가 붙었다. 대자보를 작성한 B씨는 자신을 "대학원 과정 4년 동안 성추행 및 여러 성폭력, 다양한 형태의 인권침해 피해자"라고 밝혔다.

B씨는 A교수가 2017년 스페인에서 열린 학회에 강제로 참석하게 한 뒤 성추행했다고 전했다.

B씨에 따르면 A교수는 자신을 방으로 불러 맥주를 마신 후 “더 센 술을 마셔야 한다”며 호텔 로비에 있는 바로 장소를 옮겨 허벅지를 만지는 등 성추행을 했다.

그 후에는 호텔 근처로 산책을 나가 B씨에게 팔짱을 낄 것을 요구하고, B씨가 못 들은 척 하자 먼저 팔짱을 꼈다고도 했다.

이에 대해 A교수는 “다리에 붕대가 감긴 것이 보여 엉겁결에 손가락으로 눌러 보았다”, “팔짱을 낀 것은 친근한 행동 정도라고 생각했다”고 해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B씨는 자신이 잠들어 있는 사이 자신의 신체를 만지고, 어깨와 팔을 주무르는 등 상습적인 성추행이 있었다고 증언했다.

또 B씨는 자신이 쓴 논문에 A교수를 공동저자로 적을 것을 종용하고, 허락을 받고 이성과 교제하라는 등 성추행 외에도 다양한 갑질이 있었다고 했다.

이러한 사실에 대해 B씨는 용기를 내 서울대학교 인권센터에 알렸지만 적절한 도움을 받을 수는 없었다.

B씨는 자신이 당한 일에 대한 증거와 17명이 넘는 학과 사람들의 진술서를 제출했지만, A교수가 받은 처분은 정직 3개월이었다.

그는 “올바른 것을 위해 감히 입을 열어도 다른 교수들의 비난을 받는다. 우리는 또 다시 피해자로 남는다”며 학교 시스템에 문제가 있음을 지적했다.

이어 “당할 만큼 당해 이젠 두렵지 않다”며 더 이상의 피해를 막기 위해 노력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했다.

해당 대자보의 내용을 확인한 서울대학교 인문대 학생회 <고동>은 A교수 사건 요약 자료를 만들어 배포하는 한편 A교수에 대한 파면을 요구했다.

파이낸셜뉴스

/사진=서울대 대자보숲 페이스북 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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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홍범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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