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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4 (토)

한국당 전당대회 '트럼프 변수'…후보들 속내는 '제각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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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김민우 기자] [the300](종합)북미정상회담과 딱 겹친 한국당 전당대회, 일정 변경 검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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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황교안 전 국무총리, 오세훈 전 서울시장,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 /사진=머니투데이



제2차 북미정상회담 일정이 확정되면서 자유한국당에 비상이 걸렸다. 차기 지도부를 뽑는 전당대회 날짜와 겹치면서 북미정상회담에 묻혀 당 최대 행사가 국민들의 관심에서 멀어질 수 있어서다. 한국당은 전당대회 일정변경을 위한 실무 검토에 착수했다. 그러나 당권 주자마다 속내가 다르고 장소섭외, 비용문제 등 실무적인 문제도 걸려있어 실제 일정변경이 쉽지는 않을 전망이다.

당 선거관리위원장을 맡은 박관용 전 국회의장은 6일 머니투데이 더300[the300]과 통화에서 "전당대회와 같은 중요한 일정이 북미정상회담과 겹칠 경우 (국민적 관심에서) 묻힐 우려가 있다"며 "날짜를 당기거나 미루는 것을 실무적으로 논의해보라고 지시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전당대회 날짜 변경이 가능할지는 미지수다. 가장 큰 문제는 장소다. 한국당은 27일 1만여명의 대의원을 수용할 수 있는 경기도 고양 킨텍스를 빌려놨다. 일정을 변경할 경우 1만여명을 수용할 수 있는 장소를 갑작스레 섭외해야하는데 쉽지 않다. 장소변경에 따른 위약금 등 비용문제도 고려해야 한다.

날짜를 변경하지 않고 전당대회 규모를 축소하는 방법도 있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사태를 맞은 2017년 새누리당(자유한국당 전신)은 300명 규모로 국회 헌정기념관에서 전당대회를 치르기도 했다. 하지만 전당대회 흥행을 고려해 일정변경을 검토하는 만큼 규모를 축소할 가능성은 낮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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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심재철·정우택·주호영·안상수·김진태 의원/사진=머니투데이



후보들간의 이해관계도 변수다. 전당대회를 연기하면 당권주자들 사이에서 논란이 일고 있는 토론회 일정 등도 변경할 수밖에 없다. 한국당 선거관리위원회는 이달 19일 예비경선(컷오프)을 치른 뒤 두 차례 후보자 TV토론회를 열기로 잠정결정했다. 여기에 황교안 전 국무총리를 제외한 나머지 후보들은 모두 반발하는 상황이다. 선두 주자는 토론회 등을 많이 할수록 공격에 노출될 수 밖에 없고 나머지 후보들은 반등의 기회를 엿볼수 있다.

같은 맥락에서 후보들은 전당대회 일정에도 민감하다. 여론조사 등에서 앞서 나가고 있는 황 전 총리는 공식적으로 "당에 맡기겠다"고 밝혔지만 캠프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예정대로 진행되길 바라는 분위기다. 황 전 총리는 이날 기자단 신년 오찬간담회에서 "저는 당에서 어떤 방향을 정하면 그 방향과 같이 가면 된다"고 밝혔다. 그러나 "어디 귀속되거나 매일 필요는 없다. 일정이 중요한가요."라고 말하기도 했다.

반면 황 전 총리를 견제하고 있는 홍준표 전 한국당 대표와 오세훈 전 서울시장은 "미뤄야한다"는 입장을 분명히 밝혔다. 홍 전 대표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한국당 전당대회 효과를 감살(감쇄)하려는 저들의 술책"이라며 "이번 전대를 한달 이상 미뤄야한다'고 주장했다. 오 전 시장 역시 "당의 중요한 행사가 외부적 요인(북미회담)으로 영향을 받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며 "따라서 늦춰야 한다"고 밝혔다.

김진태·주호영 의원도 전당대회 일자를 늦추자는 의견을 피력했다. 주 의원은 "당대회를 통해 구성될 당의 새로운 지도부는 급변하는 정세에 제대로 대응하고 한반도 평화와 미래를 만드는 막중한 책임이 있다"며 "따라서 당은 이러한 유동적인 상황과 전당대회의 중요성을 감안해 전당대회 일정 변경을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의원도 "전당대회는 1주일 연기하는 게 좋겠다"고 밝혔다.

정우택 의원은 황 전 총리 입장에 가깝다. 정 의원은 머니투데이 더300[the300]과 통화에서 "선관위 결정에 따르겠다"며 "당 선관위가 충분하게 당원과 후보자들의 의견을 취합해서 결정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박 선관위원장은 "실무적 검토가 끝나면 8일 쯤 선관위 회의를 소집해 논의하려고 한다"면서도 "이미 전당대회 장소를 결정한데다 후보자들의 입장도 있어 당장 결정할 일은 아니다"고 밝혔다

김민우 기자 minuk@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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