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굴 똑바로 보라고 한 뒤 침 뱉고
직원 일하고 있는 사다리 걷어차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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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제 전자가위, 열쇠뭉치, 난(蘭) 화분, 밀대, 책, 플라스틱 삼각자, 스카치테이프 커터기...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부인 이명희(70)씨가 운전기사 등 직원을 향해 집어던진 물건들이다. 이후에는 어김없이 입에 담지 못할 욕설들이 뒤따랐다.
30일 금태섭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통해 입수한 이씨의 공소장에는 직원 9명을 향한 이씨의 '갑질' 폭행사례들이 범죄사실로 적시됐다.
이씨는 자택에서 3m 높이 사다리에 올라 작업을 하고 있는 직원이 일을 빨리 못한다며 사다리를 걷어차 직원이 사다리에서 떨어지게 했다. 화초 줄 간격이 맞지 않다며 "초등학교도 안 나와서 줄도 못 맞추냐"고 욕설하고, 꽃 포기를 집어던져 직원의 눈에 흙이 들어가기도 했다. 20~30kg의 화분을 제대로 들지 못한다며 직원 몸에 흙을 뿌리기도 했다.
이씨는 또 직원이 불렀는데 곧바로 오지 않았다고 자신을 똑바로 쳐다보라고 한 뒤 얼굴에 침을 뱉었다. 나무 신발장을 청소하며 기름을 많이 묻혔다는 이유 등으로 직원 허벅지를 차기도 했다. 치료 예약시간을 알아보라며 "휴대전화를 왜 2대 가지고 있냐. 개인전화 부숴버려"라고 욕설하기도 했다. 식재료인 생강을 충분히 사놓지 않았다는 이유로 직원을 문지방에 무릎 꿇게한 뒤 책을 집어던져 왼쪽 눈 부위를 맞혔다. 걸레질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며 플라스틱 삼각자를 던져 턱에 맞히고 40∼50cm 길이의 밀대를 이마에 집어 던진 적도 있다.
운전하고 있는 기사를 향해 욕설을 퍼부은 사례도 많다. 약속 시각에 늦게 되자 운전기사의 얼굴에 침을 뱉고 "우측에 차 세워"라며 욕설을 퍼부었다. 지시한 물건을 차에 싣지 않았다며 기사 허벅지를 발로 차기도 했다. 빨리 가자는 말을 듣지 않았다며 물이 담긴 플라스틱 컵을 기사의 머리 쪽으로 집어 던졌다. 기사가 급브레이크를 밟았을 때는 "누굴 죽이려고"라며 욕설을 하고 운전석 시트를 발로 찼다.
서울중앙지검 형사3부(부장검사 신응석)는 이씨를 상습특수상해,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대한법률 위반(운전자폭행 등), 업무방해 혐의로 지난달 말 기소했다. 이씨는 필리핀 여성을 대한항공 직원으로 속여 입국시킨 뒤 가사도우미로 불법 고용한 혐의(출입국관리법 위반)도 받는다. 지난해 4월 조현민(36) 전 대한항공 전무의 '물벼락 갑질' 논란으로 한진가(家)의 폭언·폭행 의혹이 증폭되면서 어머니인 이씨까지 검찰의 수사를 받게 됐다.
박나영 기자 bohena@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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