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1.25 (월)

이슈 끝나지 않은 신분제의 유습 '갑질'

'갑질'줄이려 가맹상생모델 늘리지만…정체된 시장 어쩌나(종합)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정부, 가맹산업 진흥 시행계획 발표

협동조합형 프랜차이즈 육성 등 담아

서비스발전법 등 국회 논의 시작해야

이데일리

지난해 10월 18일 오후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제43회 프랜차이즈 서울’ 전시회에서 관람객들이 한 부스에서 설명을 듣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세종=이데일리 김상윤 기자] 정부가 가맹점 또는 직원들이 가맹본부를 소유하고 공동이익을 추구하는 협동조합형 모델을 육성하기로 했다. 포화된 국내 시장에서 벗어나 해외 진출을 할 수 있도록 해외 동반진출 거점도 구축한다.

하지만 대책 대부분이 본사와 가맹점주간 공정한 거래 문제에 국한돼 있을 뿐, 이미 포화된 프랜차이즈 시장을 근본적으로 개선시킬 방안이 없어 ‘반쪽 대책’에 불과하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가맹점 간 상생 비즈니스 모델 확대

산업통상자원부는 가맹산업 진흥을 위한 시행계획을 관계부처간 협의를 거쳐 이같이 최종 확정했다고 29일 밝혔다. 정부는 가맹사업 진흥에 관한 법률에 따라 5년 단위로 가맹사업 진흥 기본계획을 수립하고 있다.

프랜차이즈 사업은 2015년 이후 매출이 정체되고 있다. 2015년 17.1%의 매출 증가세는 2016년 2.1%까지 떨어졌고, 2017년에는 2.4% 감소세로 돌아섰다. 포화된 내수시장에서 과도한 출점 경쟁만 하다보니 가맹본부와 가맹점간 ‘갑질분쟁’만 늘어나는 실정이다. 공정위가 ‘갑질 제재’에 집중하고 있지만, 한정된 ‘파이’를 나눌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근본적인 한계가 있는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서 정부는 본사와 가맹점간 상생을 통한 비즈니스 확대에 초점을 잡아 대책을 마련했다.

정부는 우선 상생협력형, 협동조합형 프랜차이즈 육성에 나설 방침이다. 기존 가맹사업을 가맹본부와 가맹점 간 성과 공유 등 상생협력 가맹사업 모델로 전환할 경우 시스템 구축, 브랜드·디자인 및 홈페이지 개발 등을 지원한다. 성과공유형 유형은 △가맹점주 지분 참여 △매출액에 따른 차등 로열티(가맹수수료) 적용 △최저수익보장 △마케팅 지원 등이다.

가맹점 또는 직원들이 가맹본부를 소유하는 협동조합형 프랜차이즈도 육성한다. 로열티나 가맹비 없이 조합원들이 가맹점을 창업할 수 있도록 교육과 재료 지원하고 가맹점주들이 모여 원재료 및 필요물품을 공동 구매하는 ‘와플대학협동조합’ 같은 사례를 확산시키겠다는 계획이다.

가맹점 종합 지원체계도 구축한다. 진입단계의 경우 예비 가맹점주가 가맹본부와 계약을 맺을 때 상권정보와 가맹정보를 충분히 제공받도록 유도한다. 운영단계에서는 카드수수료 경감 및 경영안정화 자금 지원도 제공된다. 1월말부터는 신용카드 우대수수료율 적용구간을 연매출 5억원 이하에서 30억원이하까지 확대하고, 영세 가맹점주에는 중기부에서 일반경영안정자금을 활용해 점포 운영자금을 지원한다.

◇서비스산업발전 기본법 8년째 국회에서 표류중

상생 모델을 확대해 ‘갑질’을 줄이겠다는 게 정부의 판단이지만, 프랜차이즈 자체를 고도화하고 생산성을 높이는 대책은 부족하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이미 정체된 유통산업 시장 규모를 넓히려면 과감한 세제, 예산 등 혜택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정부는 포화된 시장에서 벗어나 프랜차이즈가 해외시장으로 진출할 수 있도록 해외 거점 등을 마련하겠다고 했지만, 경쟁력이 떨어진 국내 프랜차이즈는 번번이 실패했다.

의료·관광산업뿐만 아니라 유통 등의 규제개선과 자금·조세 감면 등의 지원 근거를 담은 서비스산업발전 기본법은 2012년 발의됐지만 올해로 8년째 국회에서 잠자고 있다.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은 지난 2017년 8월 “보건의료를 포함하냐 아니냐를 놓고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 통과와 관련해 국회에서 뜨거운 논란이 되풀이 됐다”면서 “서비스산업 발전 관련 범정부차원 대책을 수립하고 집행한 뒤 국회와 논의가 필요하다”며 군불을 때긴 했지만, 정부도 국회도 법안 통과를 위해 별다른 노력을 기울이지 않고 있다.

프랜차이즈 업계 관계자도 “더 커질 수 없는 파이를 놓고 서로 나눠 먹으려다보니 갑질 문제가 생길 수밖에 없다”면서 “상생모델도 좋지만 근본적으로는 시장을 키울 수 있는 정부 지원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산업부 관계자는 “가맹분야 문제를 해결하는 것에 비해 서비스산업발전 기본법은 수많은 이해관계가 걸려 있어 논의를 끌어올리기가 어렵다”면서 “우선적으로 상생 모델 등을 통해 갑질 문제 등을 개선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이데일리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