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손선희 기자] 문재인 대통령은 29일 "김복동 할머니께서 어제 영면하셨다"며 "흰 저고리를 입고 뭉게구름 가득한 열네 살 고향 언덕으로 돌아가셨다. 할머니, 정말 고생 많으셨다"고 깊은 애도를 표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1993년 할머니의 유엔 인권위 위안부 피해 공개 증언으로 감춰진 역사가 우리 곁으로 왔다"며 "진실을 마주하기 위한 용기를 갖게 됐다"며 이같이 밝혔다.
문 대통령은 "할머니께서는 피해자로 머물지 않았고 일제 만행에 대한 사죄와 법적 배상을 요구하며 역사 바로잡기에 앞장섰다"며 "조선학교에 장학금을 기부하고 다른 나라 성폭력 피해 여성들과 연대하는 등 인간의 존엄성을 되찾는 일에 여생을 다하셨다"고 고인을 추억했다.
문 대통령은 "지난해 병실에서 뵀을 때 여전히 의지가 꺾이지 않았던 모습이 생생하다"며 "역사 바로 세우기를 잊지 않겠다. 살아계신 위안부 피해자 스물 세 분을 위해 도리를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문 대통령은 "할머니, 편히 쉬십시오"라며 글을 마무리했다.
김복동 할머니는 1940년 14세의 나이로 끌려가 중국, 홍콩,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등지에서 고초를 겪다가 1947년 귀국했다. 1992년 위안부 피해를 공개하며 본격적인 여성 인권 운동의 길을 걸은 고인은 지난 전날 별세했다.
정부에 등록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생존자는 23명으로 줄었다.
손선희 기자 shees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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