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년간 프랑스 본사로 간 배당액이 300억…계획된 먹튀
구조조정 돌입…한국 직원들의 생존권 사수를 위해 전력 투쟁
장투불 페리노리카코리아 대표가 본사 이전 기념 행사에 참석한 모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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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선애 기자] 페르노리카코리아가 끊임없는 논란으로 비난을 받고 있다. 고용노동부의 특별근로감독 결과 부당노동행위와 성희롱이 인정돼 비난이 쏟아지고 있는 가운데 위스키 브랜드 '임페리얼' 매각으로 '먹튀 논란'에도 휩싸였다. 이에 대해 페르노리카코리아 노조는 강력 대응을 한다는 방침이다. 전 조합원 쟁의행동 결의를 계획하는 등 한국 직원들의 생존권 사수를 위해 전력 투쟁할 예정이다.
22일 장 투불 페르노리카코리아 대표이사 사장은 직원들에게 "이대로 가다가는 18개월 내에 적자가 날 것"이라며 "생존을 위해 임페리얼 판권을 드링스 인터내셔널에 매각한다"고 통보했다. 매각의 명분은 위스키 시장 침체로 인한 적자 우려. 페르노리카코리아는 지난해 위스키 30만179상자를 팔았다. 1년 전보다 9.3%나 판매량이 줄었다. 특히 임페리얼은 2016년 25만8000상자에서 지난해 19만4000병으로 급감했다.
다만 노조가 주목하고 있는 점은 임페리얼 매각을 앞두고 대규모 배당을 실시, 오히려 배당액을 늘려 적자로 만들었다는 점이다. 노조는 프랑스 본사 배만 불리고, '먹튀'한 것과 다름없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지난 3년간 '페르노리카코리아 임페리얼' 법인의 배당금은 458억5000만원에 달한다. 지분의 100%를 가지고 있는 프랑스 본사 '앨라이드 도메크'(Allied Domecq)가 모두 챙겼다.
2016년(2015년 7월~2016년 6월) 영업이익이 139억5000만원에 불과한 상황에서 252억원을 배당금으로 가져갔고, 2017년에는 91억5000만원을 챙겼다. 2017년의 영업이익은 154억8000만원이었다.
특히 지난해에는 영업이익이 48억9000만원으로 급감했지만 배당금은 115억원을 챙겨 35억원의 당기 순손실이 발생했다. 영업이익의 두 배가 넘는 돈을 배당으로 챙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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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조 관계자는 "임페리얼 매각에 대해 경영난을 그 이유로 말하고 있으나 지난 2년 동안 약 300억원이 넘는 프랑스 본사로의 배당액을 감안하면 직원들의 희생을 담보로 이익만 챙기려는 프랑스 기업의 먹튀 경영의 전형"이라며 "한국 직원들의 생존권 사수를 위해 전력 투쟁하겠다"고 강조했다. 업계 역시 이미 배당으로 다 챙겨간 후 판권을 넘긴 것이기 때문에 계획된 먹튀로 보고 있다.
이날 페르노리카코리아의 부당노동행위 및 성희롱 혐의도 인정됐다. 고용노동부 서울지방고용노동청은 부당노동행위 및 성희롱 혐의로 지난해 10월 국정감사에 출석한 페르노리카코리아에 대해 두 달간의 특별근로감독을 실시한 결과 부당노동행위를 인정했다. 회사 측을 검찰에 기소의견으로 송치할 계획이다. 성희롱 건에 대해서도 해당 사건의 사실을 확인해 행위자에 대한 징계 조치 권고를 내렸다.
앞서 페르노리카코리아는 회사의 부당노동행위와 A 영업총괄전무의 '씹던껌' 갑질 사건, 성희롱, 욕설 등으로 물의를 일으켜 지난해 10월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국정감사에 소환됐다.
장 투불 사장은 국정감사에서 동문서답 및 모든 의혹에 모르쇠로 일관해 국정감사 위원들의 질타를 받았고, 이로 인해 환경노동 위원장 등의 요청으로 노동청의 특별근로감독이 실시됐다. 이에 대해 페르노리카코리아 측은 별다른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한편 장 투불 사장은 지난해 6월 영업총괄전무의 욕설, 갑질 및 성희롱 사건이 국내 언론을 통해 이슈화 되자 타운홀 미팅을 열어, '욕설은 불법이 아니다, 우리 회사에 갑질은 없다'라며 갑질 전무를 비호하는 발언을 하는 한편 회사의 부당노동행위, 갑질, 성희롱 등을 문제 삼는 노동조합 위원장에 대해 '혐오스럽다(Disgusting)'는 발언과 함께 민형사상의 고소를 취함으로써 노동조합을 공격했다.
이선애 기자 lsa@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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