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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한 가족] 진행성 간암 생존율 높이는 표적항암제 치료 최적기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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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의 칼럼-국립암센터 간암센터 박중원 교수

중앙일보

얼마 전 유명 디자이너 겸 배우가 간암으로 세상을 떠났다. 간암 사망률은 폐암에 이어 2위로 늦은 진단과 잦은 재발, 동반된 간경변증 등으로 인해 5년 생존율이 34.3%에 불과하다. 한국인에서 많은 위암·대장암의 생존율(각각 75.8%, 76%)과 비교하면 갈 길이 먼 셈이다. 최근 들어 암 생존율이 높아지면서 ‘암과 함께 살아가는 시대’로 변화해 삶의 질을 높이고 암 치료 후 재취업 등에 대한 사회적 논의가 시작되고 있지만 간암 치료에서 화두는 여전히 ‘생존 기간의 연장’이다.

생존율이 좋지 않은 높은 병기로 진행된 간암 치료 영역에서도 최근 획기적인 변화가 있었다. 불과 2년 전만 해도 1차 표적항암 치료에 실패한 환자는 더 이상 치료 방안이 없었으나 최근 새로운 2차 표적항암제가 개발돼 생존 기간 연장이 가능해졌다.

대규모 임상연구에 따르면 진행성 간암이더라도 적절한 조건의 환자는 1~2차 표적항암제를 최적의 시기에 연속적으로 사용했을 때 1년 생존율은 82%로 향상됐다. 이런 환자들의 중앙 생존 기간은 2년이 넘기도 한다. 5년 생존율의 변화는 더욱 지켜봐야겠지만 2차 표적항암제의 등장에 따라 진행성 간암에서 생존 연장이 새로운 전개를 맞이할 것으로 기대된다.

표적항암제 치료 시 가장 중요한 것은 최적의 치료 시기를 찾는 일이다. 간암에서 표적항암제는 이전에 간 절제술이나 경동맥화학색전술 등 여러 치료법을 사용했음에도 암이 계속 진행하는 경우, 림프절이나 폐·뼈 등에 전이된 경우 표준치료법으로 실시된다. 암 재발 시 반복적인 색전술은 진행성 간암 환자의 생존율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색전술에 불응하면서 암이 진행되는 경우 표적항암제 치료로 전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2년 전만 해도 1차 표적항암제 이후 다음 치료제 옵션이 없어 색전술에서 표적항암제로 치료를 전환하는 것에 보다 보수적으로 접근해야 했다. 그러나 표적항암제 1, 2차 연속 치료가 가능해진 지금은 색전술 불응 시 빠르게 표적항암제를 포함한 전신 치료로 전환하는 것에 대한 긍정적 논의가 전 세계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또한 필자가 주도했던 최근 연구에서는 조건을 갖춘 일부 환자에 대한 색전술과 표적항암제 병용 치료가 질병 진행 속도를 늦추고 생존율을 높였다.

2월 2일은 대한간암학회가 제정한 ‘제3회 간암의 날’이다. 많은 환자가 ‘진행성 간암은 치료가 어렵다’는 편견에 지레 겁먹고 치료를 포기하는 경우가 있는데, 최근 들어 여러 새로운 치료제가 사용되고 있기에 희망을 갖고 치료를 하면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 이와 더불어 간암 환자의 생존율을 높일 수 있는 조기 진단, 조기 치료 방안에 대해 의료계는 물론 사회적 관심이 필요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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