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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4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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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한 가족] 최첨단 융·복합 기술 R&D 집중, 의료서비스 질 높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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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대의료원 90돌 맞아 비전 선포
중앙일보

의료기구를 인체에 넣지 않고 환자의 위 상태를 살피는 최첨단 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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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기관의 위상이 진화하고 있다. 환자를 치료하는 본연의 역할을 넘어 차세대 바이오메디컬 융·복합 연구의 요람으로 떠오른다. 이런 가운데 지난달 고려대학교의료원이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미래 의학을 선도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의과대학 90주년을 맞아 ‘미래 의학, 우리가 만들고 세계가 누린다’는 차세대 비전을 공개했다. 규모의 경쟁을 통한 수익 창출이 아니라 최첨단 융·복합 기술을 진료와 연구 현장에 적용해 의료 서비스의 질을 높이겠다는 것이다. 고대의료원이 제시하는 미래 의학의 청사진을 들었다.

미래 의학을 선도하는 힘으로 연구 역량과 이를 뒷받침하는 인프라가 꼽힌다. 고대의료원은 국내에서 유일하게 두 개의 연구중심병원을 보유하고 있다. 고대의료원 산하 안암·구로·안산 3개 병원 중 안암·구로 병원이 2013년 연구중심병원에 선정됐다. 2016년에는 연구중심병원 재지정에 성공했다. 이때 두 병원의 성적은 국내 대형·대학병원 10곳 중 안암병원 1위, 구로병원 4위를 기록했다.

연구중심병원은 연구개발과 기술 사업화를 통해 의료 서비스를 고도화하고 최신 의료 기술을 선도하는 병원이다. 보건복지부가 연구 역량이 뛰어난 병원을 대상으로 지정한다. 이기형 고대의료원 의무부총장 겸 의료원장은 “연구 역량이 미래 병원의 경쟁력이라는 방향성을 갖고 10여 년 전부터 정책과 투자를 일관성 있게 해 준비한 결과”라며 “2차 연구중심병원 선정에서 우수한 성적으로 재진입에 성공한 것도 연구 결실인 기술이전에서 괄목할 만한 성과를 보인 덕분”이라고 말했다.

줄기세포·재생 등 융·복합 연구 활발
중앙일보

환자에게 꼭 맞는 인공심장을 출력하는 3D 장기 프린팅.




고대의료원 산하 각 병원은 산업계·학계·연구 분야가 집결한 연구클러스터의 중심에 있다. 안암병원은 본교와 인근 대학·정부기관·연구소를 아우르는 홍릉밸리에서 HT(Health Technology) 연구개발의 개방형 생태계를 구축하는 구심점 역할을 하겠다는 계획이다. 홍릉밸리에는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과 고등과학원(KIAS) 등이 모여 있다. 현재 임상의사와 의생명과학자, 공학자가 협력해 유전체 기술을 활용한 맞춤 의료, 줄기세포를 이용한 환자 맞춤 재생의료 같은 융·복합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구로병원은 구로디지털단지의 정보기술(IT)·바이오기술(BT) 기업과 교류하며 공동 연구·기술 개발을 통해 사업화로 연결하는 G-밸리 연구클러스터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안산병원은 인간유전체연구소와 제브라피쉬(zebrafish) 연구소를 필두로 안산사이언스밸리 활성화를 주도하고 있다. 제브라피쉬는 성장 속도가 빠른 열대어다. 이들의 행동 패턴과 분석 기법을 통해 인공지능 기반 신약 후보 물질 효과를 검증하는 데 이용되고 있다.

고대의료원의 인프라와 연구 역량은 가시적인 성과로 이어지고 있다. 먼저 각종 국가 프로젝트를 따냈다. 고대의료원은 지난해 정부가 국가전략 프로젝트로 추진하는 ‘정밀의료사업단’의 두 가지 세부사업에 모두 선정됐다. ‘정밀의료 기반 암 진단·치료법 개발 사업단(K-MASTER 사업단)’과 ‘정밀의료 병원정보시스템(P-HIS) 개발 사업단’이다. 고대의료원은 2001년부터 보건복지부 지정 폐암·유방암 및 난소암 유전체연구센터사업을 10년간 진행하며 암유전체 연구에 집중해왔다.

기술 산업화도 선도하고 있다. 서랍 속 기술에 그치기 일쑤였던 진료 현장의 혁신적인 아이디어가 산업화로 이어지고 있다.

기술이전 금액 3년 새 15배 증가
중앙일보

집에서 의료진으로부터 실시간으로 받는 건강관리.




고대의료원은 2015~2017년에 연구과제 2124억여원, 기술이전 금액 45억여원의 수익을 기록했다. 이는 직전 3년에 비해 연구과제 수주는 26.7%, 특허 출원·등록은 78.9%, 기술이전 금액은 15배 증가한 것이다. 2018년 11월까지 설립한 의료기술지주회사의 자회사는 11개에 달한다. 이기형 의무부총장은 “의생명연구센터 성재영 교수가 창업한 바이오 벤처인 뉴라클사이언스의 경우 초기 투자금을 매각해 의학발전기금으로 기부했다”며 “창업이 다시 투자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를 이뤄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고대의료원은 첨단 융·복합 기술을 진료 현장에 도입해 의료 서비스 질을 높이는 미래형 병원의 청사진을 제시했다. 사물인터넷(IoT)·인공지능(AI)·빅데이터 등 첨단 기술이 접목된 병원이다. 고대의료원은 지난해 이를 실현할 수 있는 최첨단융복합의학센터 착공에 들어갔다. 2022년 완공을 목표로 3500억원 규모의 공사비가 투입된다. 이기형 부총장은 “병원 설계부터 건물 내 소프트웨어를 첨단 기술로 디자인하도록 방향을 잡아놓았다”며 “새로운 건물을 짓는 만큼 미래형 병원을 구현하는 데 유리한 위치를 선점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민영 기자 lee.min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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