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는 한 번쯤 슈퍼맨처럼 되고 싶어 안달이 났을지 모르겠다. 겉으로 보이는 남과 다른 능력 하나라면 어떤 상처도 감내할 수 있다는 생각 때문이다.
하지만 정작 슈퍼맨 입장에선 인간과 다르다는 사실에서 오는 괴리감, 실제 모습을 감추고 살아야 하는 외로움이 더 큰 고민이다. 아무리 좋은 능력이라도 긍정의 에너지가 부정의 그것을 넘지 못하면 빛 좋은 개살구인 셈이다.
슈퍼맨은 이 핸디캡을 타인을 도움으로써 주어진 고통의 상황을 극복했다. 우리 주변에도 크나큰 시련을 극복하고 자신의 삶을 개척한 이들이 적지 않다.
불가항력적인 역경과 실패를 극복하고 자신의 삶을 이끌어 가는 사람들을 저자는 ‘슈퍼노멀’(supernormal)이라고 부른다. 이른바 회복탄력성이 뛰어난 사람들이다.
올림픽 금메달, 윔블던 대회 우승 등 수많은 대회에서 1등을 놓치지 않았던 테니스 선수 안드레 애거시는 어린 시절 아버지의 강압적인 훈련 방식 때문에 고통을 겪어야 했다. 진절머리나도록 싫었지만 선택권이 없었고 스스로 단념을 애원하면서도 테니스공을 놓지 않았다.
애거시는 “여기서 비롯된 속마음과 실제 행동 사이의 격차와 모순은 내 삶의 중심을 이뤘다”고 말했다.
슈퍼노멀들은 인생을 포기하고 싶었던 순간, 더 단단해진다. 과거의 시련이나 고통은 시간이 지나도 잊히거나 되돌릴 수 없다. 회복탄련성이 좋다는 것은 과거의 그것들을 단절하거나 망각하는 데 있지 않고 그로 인해 예견되는 최악의 상황을 ‘나’의 노력으로 벗어나는 데 있다.
부모에게 버림받은 힙하퍼 제이 지는 “예전의 삶이 사라지면 갑자기 그 자리에 예전부터 그래 왔다는 듯 새로운 방식의 삶이 비집고 들어온다”는 말을 통해 현재 삶의 가치를 높이는 방법을 터득했다.
과거의 자신 또는 타인에게 주는 최고의 복수는 결국 상처 준 이와 전혀 다른 사람으로 거듭나는 일이라는 것이 저자의 해석이다.
저자는 “슈퍼노멀들은 온갖 시련과 실패를 정면으로 마주하고 그 속에서 자신의 가능성을 믿고 해결의 실마리를 찾아 실행하려는 의지를 구현한다”며 “역사의 곡선이 정의로운 방향을 향해 굽듯이 인생의 곡선도 행복을 향해 굽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슈퍼노멀=멕 제이 지음. 김진주 옮김. 와이즈베리 펴냄. 480쪽/1만7000원.
김고금평 기자 danny@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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