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6.29 (토)

SC그룹, SC제일銀서 배당도 빼 먹고 이자도 빼가고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머니투데이 이학렬 기자] [중간배당 5000억원·SC 인수 조건 6000억원 후순위채권 발행…10년간 이자비용, 추가 투자 비용 웃돌아]

머니투데이

SC제일은행 로고 / 사진제공=SC제일은행


영국 런던에 본사를 둔 SC(스탠다드차타드)그룹이 SC제일은행에 1000억원을 추가 투자하기로 했다.

그런데 그 방식이 논란이다. 배당으로 5000억원을 받은 다음에 후순위채권 6000억원을 인수하는 방식인데 SC그룹 입장에서는 자회사로부터 배당도 받고 채권 인수에 따른 이자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SC제일은행은 지난 16일 임시 이사회를 열고 SC그룹 인수 조건 10년 만기 원화 후순위채권 6000억원 발행과 2019년도 중간배당 5000억원 지급을 결의했다고 17일 밝혔다.

SC제일은행은 중간 배당금액 이상의 후순위채권을 발행, SC그룹으로부터 1000억원의 투자를 유치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SC그룹은 2005년 SC제일은행을 인수한 후 2008년까지 꾸준히 증자를 했으나 이후 추가 투자를 하지 않았다. 초기 투자를 제외하면 사실상 SC그룹이 SC제일은행 인수 후 첫 추가 투자인 셈이다.

하지만 증자가 아닌 SC제일은행이 발행하는 후순위채권을 인수하는 구조를 두고 논란이 많다.

BIS(국제결제은행) 비율 개선을 위해 가장 좋은 방법은 증자다. 증자는 보통주 자본 비율, 기본자본 비율, 자기자본 비율을 모두 높여주나 후순위채권은 자기자본 비율만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SC제일은행은 보통주 자본으로 구성된 자본구조를 후순위채권 등 보완자본으로 다변화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국내 많은 금융회사들의 자본구조는 보통주와 함께 후순위채권 등 보완자본으로 구성돼 있다.

후수위채권은 채권 발행에 따라 이자를 지급해야 한다. 아직 확정되지 않았지만 후순위채권 금리는 국고채 10년물에 60~70bp(1bp=0.01%포인트)를 가산한 수준으로 정해질 예정이다. 16일 기준 국고채 10년물 금리는 1.975%로 여기에 0.70%포인트를 더하면 후순위채권 금리는 2.675%다.

즉 SC제일은행이 부담하는 연간 이자비용만 160억원에 이른다. 10년간 이자만 1600억원이다. 추가 투자 이상이 SC그룹으로 흘러들어가는 셈이다. 이에 대규모 중간배당에 대한 잡음을 없애기 위해 SC제일은행이 추가 투자 유치를 앞세우는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SC제일은행은 지난해 3분기까지 2009억원의 순이익을 거뒀다. 지난해보다 15.5% 감소했다. 순이익이 감소했음에도 배당금은 지난해보다 늘린 것이다. SC제일은행은 2017년 2736억원의 순이익을 거뒀다. 이는 SC그룹내 톱5내 드는 실적이었으나 배당액은 1250억원이었다.

이처럼 순이익보다 배당금 규모가 많았던 것은 이번만이 아니다. SC제일은행은 2015년 대규모 적자에도 5000억원의 배당을 실시했다.

박종복 SC제일은행장은 "SC제일은행은 국내 은행 중 가장 선도적으로 글로벌 기준에 부합하는 자본구조 및 적정성 수준을 고려함과 동시에 한국에 대한 SC그룹의 투자 확대도 이루게 됐다"며 "앞으로도 ‘한국 최고의 국제적 은행’으로서의 면모를 지속적으로 갖추어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학렬 기자 tootsie@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