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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문 대통령 "체육계 성폭력 증언은 우리의 부끄러운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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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첫 수석보좌관회의에서 엄중한 처벌 요청

쇼트트랙 심석희· 유도 신유용 등 고질적 성폭력 문화 우려

"개연성이 있는 범위까지 철저한 수사와 엄중한 처벌 이뤄져야"

"수사과정에서 제2의 피해 없도록 철저하게 보호해달라"

CBS노컷뉴스 박지환 기자

노컷뉴스

문재인 대통령(사진=연합뉴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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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은 14일 "최근 연이은 체육계의 폭력과 성폭력 증언은 스포츠 강국 대한민국의 화려한 모습 속에 감춰져왔던 우리의 부끄러운 모습"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새해 들어 처음으로 열린 수석·보좌관회의를 주재하면서 "외형의 성장을 따르지 못한 우리 내면의 후진성이기도 하다"며 이같이 밝혔다.

문 대통령의 이런 언급은 쇼트트랙 국가대표 심석희 선수가 미성년자 시절 조재범 전 코치로부터 성폭행당한 사실을 공개하고, 여성 유도 유망주였던 신유용 역시 고등학교 코치로부터 성폭행 당한 사실을 추가로 밝히는 등 체육계의 고질적인 성폭력 실태에 강한 우려를 표한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문 대통령은 "그동안 때때로 (체육계 성폭력이) 단편적으로 드러났는데도, 근본적인 개선을 하지 못한 채 이어졌다"며 "이번에야 말로 근본적인 개선과 우리 사회의 질적인 성장을 위해, 드러난 일뿐 아니라 개연성이 있는 범위까지 철저한 조사와 수사 그리고 엄중한 처벌이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성폭력 피해자 보호와 감춰진 사실이 수면 위로 드러날 수 있는 분위기 조성도 주문했다.

문 대통령은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조사나 수사 과정에서 피해자들이 폭력이든 성폭력이든 어떤 피해에 대해서도 2차 피해가 없도록 철저하게 보호하는 것"이라며 "그러한 보장 하에 모든 피해자들이 자신을 위해서나 후배들을 위해, 나아가 우리 사회의 발전을 위해 피해를 용기있게 털어놓을 수 있는 분위기를 마련해달라"고 말했다.

체육계에 자리잡은 성적 지상주의와 엘리트 위주의 육성 방식에 대해서도 전면 재검토를 주문했다.

문 대통령은 "체육은 자아실현과 자기 성장의 길이어야 하고 또 즐거운 일이어야 한다"며 "성적 향상을 위해 또는 국제대회의 메달을 이유로 어떠한 억압과 폭력도 정당화될 수 없다는 점을 다시 한 번 강조하고 싶다"고 말했다.

또 "학생 선수들에게는 학업보다 운동에 우선 순위를 두도록 하고 있어서 운동을 중단하면 다른 길을 찾기가 쉽지가 않다"며 "선수들이 (시합) 출전, 진학, 취업 등 자신들의 미래를 쥐고 있는 코치와 감독에게 절대 복종해야 하는 이유"라고 진단하기도 했다.

이어 "운동부가 되면 초등학교부터 국가대표까지 대부분의 시간을 합숙소에서 보내야 하는 훈련체계에도 개선의 여지가 없는지 살펴주기 바란다"며 "체육계도 과거 자신들이 선수 시절 받았던 도제식의 업악적 훈련방식을 되물림하거나 완전히 탈퇴하지 못한 측면이 없는지 되돌아보고 국민이 동의할 수 있는 쇄신책을 스스로 내놓아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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