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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4 (일)

이슈 무병장수 꿈꾸는 백세시대 건강 관리법

[건강한 가족] 꼿꼿이 걷게, 편히 잠자게··· 인공관절 선물하는 ‘효자’ 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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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인공관절 수술 지원사업으로 무릎 건강을 회복한 김남순씨(왼쪽)가 가톨릭병원 성진형 원장과 수술 후 달라진 삶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프리랜서 김동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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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관절 수술 지원사업 인공관절 수술은 말기 퇴행성 관절염의 가장 확실한 치료법이다. 하지만 수술에 대한 두려움과 경제적인 문제로 치료를 망설이는 경우가 적지 않다. 노인의료나눔재단은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2015년부터 보건복지부와 함께 ‘노인 무릎 인공관절 수술 지원사업’을 펼치고 있다. 병원 연계를 돕고 퇴행성 관절염 환자의 비용 부담을 줄이면서 인공관절 수술의 ‘문턱’을 낮추고 있다. 고령층의 행복한 노년을 위한 ‘건강 도우미’ 역할을 톡톡히 해낸다는 평가다.

김남순(73·대전 중구)씨는 젊은 시절부터 가족의 생계를 책임져 왔다. 건설 현장 노동자부터 아파트 청소 등 가리지 않고 일을 하다 보니 50대 중반부터 건강에 문제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그를 가장 괴롭힌 건 퇴행성 관절염으로 인한 무릎 통증이었다. 김씨는 “통증이 심했지만 일을 쉴 수 없어 진통제를 먹거나 ‘연골 주사’를 맞으며 버텼다”고 말했다.

노인의료나눔재단 5년째 시행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증상은 더욱 심해졌다. 곧던 다리는 ‘O자’로 변했고 자세가 틀어지면서 허리까지 통증이 번졌다. 특히 저녁이면 통증이 심해져 2~3시간마다 잠에서 깰 정도였다. 병원에선 인공관절 수술을 권했지만 자녀들에게 부담이 될지 모른다는 생각에 김씨는 선뜻 결정을 내리지 못했다.

그러던 중 2017년, 김씨는 치료를 위해 찾은 가톨릭병원(대전)에서 ‘노인 무릎 인공관절 수술 지원사업’을 소개받았다. 수술·입원비 등을 지원받을 수 있다는 얘기에 수술을 결정했고 그해 2월 보름 간격으로 양쪽 무릎에 인공관절 수술을 받았다. 가톨릭병원 성진형 원장은 “김씨는 진단 시 연골이 닳아 뼈가 맞닿는 퇴행성 관절염 4기로 통증이 심해 인공관절 수술이 필요한 상황이었다”며 “감염으로 인한 후유증을 최소화하기 위해 무균 수술실에서 수술을 진행했고 환자 역시 적극적으로 재활에 참여한 결과 일상생활로 빠르게 복귀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수술 후 김씨의 삶은 달라졌다. 충분한 수면을 통해 삶에 활력을 되찾았고 종전에는 가지 못했던 지인과의 모임에도 빠짐없이 참석하고 있다. 그는 “가고 싶은 곳에 가고 입고 싶었던 옷을 입을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기쁜지 모른다”며 “인공관절 수술로 70대에 새로운 삶을 선물 받은 기분”이라며 만족해했다.

노인 사회적 자립, 즐거운 삶 도와

무릎은 전신 건강을 떠받치는 기둥이다. 무릎 퇴행성 관절염이 진행하면 활동량이 줄어 만성질환이나 치매·암 등 각종 질환의 위험이 커진다. 한번 손상된 관절은 자연히 낫지 않고 시간이 지날수록 손상 정도가 커진다. 초·중기에는 운동과 약, 주사로 증상을 개선할 수 있지만 연골이 닳아 뼈가 맞닿는 말기에서는 손상된 관절을 제거한 뒤 인공관절을 갈아 끼우는 것이 최선이다.

전문가들은 고령자면서 무릎 위·아래 뼈가 맞닿고 심한 통증이 있을 때 인공관절 수술을 고려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성 원장은 “수술을 너무 미루는 것은 만성질환 악화 등 다른 건강 문제를 유발할 수 있어 적합한 때 수술을 결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최근 개발된 인공관절은 20년 이상 사용할 확률이 80% 이상으로 재수술에 대한 부담도 크게 줄었다”고 말했다.

노인의료나눔재단이 진행하는 ‘노인 무릎 인공관절 수술 지원사업’이 주목 받는 배경이다. 저소득층의 인공관절 수술 비용을 한쪽 무릎당 최대 120만원까지 지원해 경제적인 부담을 덜어준다. 올해는 종전에 65세 이상이던 대상 연령을 60세 이상으로 확대한다. 노인의료나눔재단 나병기 상임이사는 “인공관절 수술은 고령층의 사회적 자립을 돕는다는 점에서도 큰 의미가 있다”며 “어르신들의 건강하고 행복한 노후를 위해 앞으로도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정렬 기자 park.jungryul@joongang.co.kr

“올해부터 지원 대상 연령 60세로 낮춰”
인터뷰 나병기 노인의료나눔재단 상임이사

말기 관절염 환자가 인공관절 수술을 망설이는 이유는 정보 부족과 치료비에 대한 걱정 때문이다. 가족에게 부담을 주기 싫어 치료를 포기하는 사례도 비일비재하다. 노인의료나눔재단 나병기(사진) 상임이사에게 노인 무릎 인공관절 수술 지원 사업의 현황과 신청 방법을 물었다.



Q : 현재까지 혜택을 받은 환자 수는.

A : “2015년 노인의료나눔재단이 출범해 보건복지부 사업을 수행한 뒤 지금까지 모두 5793명(8938건)의 수술에 약 72억9100만원이 지원됐다. 지난해에는 1392명이 지원사업을 통해 무릎 건강을 되찾았다.”




Q : 어떤 사람이 신청할 수 있나.

A : “인공관절 수술이 필요한 만 60세 이상 퇴행성 관절염 환자로 ▶의료급여 1·2종 ▶국민기초생활수급자 ▶차상위 계층 ▶한부모 가족에 속하면 지원받을 수 있다. 올해부터 대상 연령을 60세로 확대했다. 수술이 필요하지만 지원 대상에 포함되지 않았던 많은 어르신이 혜택을 받을 수 있게 됐다. 전국 시·군·구 보건소에서 신청 가능하며 가족·사회복지사 등의 대리인도 신청할 수 있다. 대상자는 한쪽 무릎당 최대 120만원까지 지원받을 수 있다. 자세한 정보는 노인의료나눔재단 대표전화(1661-6595)를 통해 안내하고 있다.”




Q : 앞으로의 계획은.

A : “퇴행성 관절염은 65세 이상 10명 중 7~8명이 앓는 흔한 질환이다. 하지만 경제적 부담과 수술에 대한 정보 부족, 두려움 등을 이유로 약 35만 명은 치료받지 못하고 있다. 고령층에게 인공관절 수술은 통증 감소나 활동량 증가 이상의 의미가 있다. 남에게 의존하지 않고 사회적으로 자립할 수 있다는 점에서도 큰 만족감을 느낀다. 사회에서 소외되기 쉬운 고령층에 용기와 희망을 선물하기 위해 정부 및 다른 기관과의 협업을 확충해 나갈 것이다.”


박정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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