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몸 안 째고 미세 구멍 내
1개 심는 데 5분 정도 걸려
출혈·감염 등 부작용 적어
전체 치료 기간 3개월 이내
인터뷰 메이치과 김용문 원장
우리나라 노인의 89.5%는 만성질환을 앓는다. 3개 이상 만성질환 보유자도 51%에 달한다. 이들에게 치과는 공포의 대상이다.
‘치료 중 출혈·감염이 발생하지 않을까’ ‘장기 치료를 버틸 수 있을까’ 걱정한다. 이 때문에 빠진 치아에 임플란트를 심고 싶어도 포기하고 틀니를 낀다. 이런 노인 환자에게는
‘최소 절개 임플란트’가 대안이 될 수 있다. 메이치과 김용문(전 룡플란트치과 원장) 원장에게 효과적인 노인 임플란트 치료법을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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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 노인이 임플란트를 꺼리는 이유는.
A : “만성질환이 있는 노인은 외과적 수술 자체를 기피한다. 지혈이 안 되거나 감염 위험에 대한 우려가 커서다. 임플란트는 치료 중 통증이 심한 데다 오래 입을 벌리고 있어야 하는 불편함 때문에 더 주저한다. 임플란트 치료 경험이 있는 가족이나 친구 대부분이 고통을 호소해 겁부터 먹는다. 노인 환자는 의사에게도 부담이다. 표준화된 노인 임플란트 치료 프로토콜이 부족해 의사의 개인 역량이나 노하우에 많이 의존하는 실정이다.”
Q : 임플란트는 어떻게 심나.
A : “일반적인 식립 방식은 절개식이다. 잇몸을 절개한 다음 뼈에 구멍을 내 임플란트를 심고 그 위에 치아 보철물(인공치아)을 장착한다. 상담·검사를 시작으로 1차 수술, 실밥 제거, 2차 수술(인공치근과 인공치아를 연결하는 지대주 수술), 임시치아 씌우기, 인공치아 장착 등 6단계를 거친다. 장시간 수술하고 광범위한 절개·봉합을 반복하다 보니 고혈압·당뇨병·골다공증 같은 만성질환이 있는 고령자는 출혈·감염·통증·부종의 위험이 커진다. 치료 기간이 1년 남짓 걸려 체력적·정신적 어려움을 많이 호소한다.”
Q : 수술 부담을 덜 수 있는 방법은 없나.
A : “절개 범위를 최소화하면 된다. 잇몸을 넓게 절개하지 않고 3~4㎜ 내외로 구멍을 내 임플란트를 심는 방식이다. 잇몸과 잇몸 뼈를 한번에 뚫는다. 잇몸을 째지 않기 때문에 ‘비절개’라고 해도 무방하다. 임플란트를 하나 심는 데 약 5분이 걸린다. 출혈이 거의 없으니 감염 위험이 적고 회복이 상당히 빠른 편이다. 이 수술법을 이용하면 상담·검사, 수술·임시치아 씌우기, 인공치아 장착 등 3단계로 임플란트 치료가 끝난다. 전체 치료 기간이 3개월 이내이며 치과에 방문하는 횟수도 3회 정도다.”
Q : 환자 만족도는 어떤가.
A : “고령자, 특히 만성질환자를 치료할 때는 치료 기간 단축이 관건이다. 수술이 오래 걸리고 치료가 길어지면 임플란트를 시도할 엄두조차 내지 못한다. 이모(여·84)씨는 아스피린을 복용하고 인슐린 주사를 맞는 고혈압·당뇨병 환자다. 치아가 빠졌지만 수술에 대한 부담이 심해 임플란트를 하지 못하고 틀니만 20년째 끼고 살았다. 그런 이씨가 지난해 11월 복용 약과 주사 치료를 중단하지 않고도 임플란트 10개를 심었다. 최소 절개 방식으로 수술한 덕분이다. 지금껏 심한 통증이나 부기가 없어 만족해한다. 지난 8일 임플란트 6개를 심은 정모(65)씨도 마찬가지다. 골다공증약을 복용 중이라 다른 치과에서 난색을 표했던 환자다. 하지만 최소 절개 수술법으로 임플란트 식립에 성공했다.”
Q : 노인 환자는 뼈 이식이 필요한 경우가 많을 텐데.
A : “고령자나 틀니를 오래 낀 환자는 잇몸 상태가 부실하다. 잇몸 뼈가 자극을 받은 방향대로 흡수된다. 잇몸이 평편해지고 뼈의 두께가 얇아진다. 치료할 만큼 뼈의 양이 부족하면 이식이 필요하다. 주로 잇몸을 절개한 다음 인공 뼈를 넣는다. 이 방법은 과다 출혈이나 감염의 위험이 있는 데다 치료가 많이 지연될 수 있다. 그래서 인공 뼈를 삽입하는 대신에 뼈를 인위적으로 넓힌다. 임플란트가 들어갈 수 있을 정도로 뼈를 넓혀주면 뼈가 자연 생성할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진다. 전체 치료 기간에 영향을 미치지 않고 뼈가 훨씬 잘 굳어 임플란트 고정력이 향상된다.”
Q : 노인 임플란트 치료가 대중화하려면.
A : “나이가 들수록 치아 건강은 악화한다. 틀니는 노인을 위한 효과적인 대책이 아니다. 임플란트 치료가 최선의 치료책이다. 이제는 치료를 꺼리게 하는 심리적·현실적인 벽을 없애야 한다. 수술 과정이 고통스럽지 않고 전체 치료 기간을 줄이는 게 급선무다. 일상으로 빨리 복귀할 수 있고 생활에 지장을 주지 않는 것이야말로 삶의 질을 높이는 길이다. 만성질환자라고 무조건 임플란트 치료가 불가능한 게 아니다. 최소 절개 수술법을 활용하면 성공할 수 있다.”
김선영 기자 kim.suny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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