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 "펫티켓, 특별 훈련 아닌 평상시 생활습관 중요"
뉴욕 첼시 마켓내 스탠다드 푸들인 반려견과 쇼핑하는 견주.© News1 김연수 기자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서울=뉴스1) 김연수 기자 = # 미국 뉴욕 첼시마켓 내 한 잡화매장. 북적이는 사람들 사이로 목줄을 한 스탠다드 푸들과 견주가 들어왔다. 그들에게 눈치를 주거나, 마치 신기한 일인 듯 개를 만지려고 다가가는 사람은 없었다. 개도 그런 분위기가 익숙한지 놀라거나 흥분하지 않았다. 개와 견주, 쇼핑객 모두가 일상처럼 그저 자신의 쇼핑을 즐긴 후 조용히 매장을 나섰다.
최근 방문한 미국에서는 이처럼 반려견과 자유롭게 쇼핑하는 풍경을 자주 목격할 수 있었다. 국내에선 이동장 없이 반려동물과 함께 대중교통을 이용하거나 쇼핑몰 등 공공장소에 가는 것은 동반출입이 허용된 곳이 아니면 불가능하다. 아직까지 동물들의 출입을 불편하게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고, 개물림 사고까지 더해지며 비반려인들의 '개'에 대한 불안감이 커졌기 때문.
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반려동물 양육 인구가 늘면서 스타필드 하남점과 고양점, 여의도 IFC 등 복합 쇼핑몰 뿐만 아니라 신세계조선호텔의 레스케이프 호텔, 쉐라톤 서울 팔래스 강남 호텔 등 '펫 프렌들리(Pet Friendly)' 정책을 내세운 변화가 점차 확산하고 있다.
지난 3일 찾은 여의도의 IFC몰은 반려동물 동반 출입을 허용하는 대형 쇼핑몰 중 하나다. 평일이었지만 반려견과 함께 앉아 있는 사람들을 볼 수 있었다. 층마다 펫티켓을 지켜달라는 안내판과 에스컬레이터 주변에 비치된 배변 처리 위생봉투가 눈에 띄었다. 실내였지만 불쾌한 냄새 없이 쾌적한 환경을 유지했다. 가끔 이곳을 찾는다는 회사원 이지현씨는 "한창 개물림 기사가 나올땐 괜히 무섭고 불안 했는데, 지금은 괜찮다"며 "반려인과 비반려인이 서로 펫티켓을 잘 지킨다면 꼭 나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IFC몰은 현재 제한적으로 반려동물 출입을 허용하고 있다. 10㎏ 미만의 반려견만 입장 가능하고, 체고 40㎝ 이상인 개는 입마개를 착용해야 한다. 식음료 매장인 L3층은 반려동물 출입을 제한되며, 반려견과 함께 식사할 수 있는 매장은 음료 매장 위주로 쇼핑할 수 있는 매장은 전 매장 중 6곳뿐이다.
여의도 IFC몰 입구에 부착돼 있는 안내글© News1 김연수 기자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전문가들은 이에 "반려동물 양육인구 1000만 시대로 점점 더 양육 인구가 증가 하고, 이에 따라 동반 출입 허용 시설들도 늘어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더 이상의 갈등보단 개와 견주, 비반려인이 공존할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질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이형주 동물복지문제연구소 어웨어 대표는 "미국이나 유럽 국가의 경우 평소 반려동물 산책을 자주 하기 때문에 개들의 사회화 훈련이 잘 돼 있는 편"이라며 "이로 인해 개가 낯선 사람이나 환경에 별 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고, 해도 되는 행동과 하지 말아야 하는 행동이 명확해 공공장소에서도 문제 발생 가능성이 낮다"고 말했다. 즉 특별한 훈련을 받아서가 아니라 올바른 양육 지식을 갖춘 견주들이 일상 생활에서 반려견을 훈련시키기 때문에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한준우 동물행동심리전문가(서울연희실용전문학교 교수)는 "이제 사회화가 형성되는 시기의 강아지들은 두려움이 없기 때문에 새로운 환경들을 그대로 받아들일 수 있다"며 "하지만 사회화 시기가 지난 성견은 낯선 장소, 사람들이 많은 환경 등을 무서워 할 수 있으므로 무작정 데리고 가는 것은 사람에게도 개에게도 좋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렇다고 애견카페에 데리고 가 익숙하게 만들려는 것은 잘못된 방법"이라며 "일단 처음엔 그런 곳에 가서도 개가 눈으로 보고 익숙해 질 수 있도록 하고, 두번째 갔을 땐 냄새를 맡도록, 세번째 갔을 땐 접촉할 수 있도록 하는 등의 순차적인 단계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또 "모르는 사람이 귀엽다며 쳐다보는 것은 개들에겐 두려움이 될 수 있으므로 모르는 척 하는 것이 개들을 자극하지 않는 방법"이라며 "결국 비반려인과 반려인들이 서로의 펫티켓을 지키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IFC몰 곳곳에 배치된 안내문© News1 김연수 기자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yeon7373@news1.kr
[© 뉴스1코리아(news1.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