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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4 (일)

이슈 무병장수 꿈꾸는 백세시대 건강 관리법

[건강한 가족] 아침밥·식사일기·젓가락질, 무병장수 비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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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량 영양소 풍부한 채소 더 먹고

영양사 있는 구내식당 자주 가고

소금·설탕 등 자극적인 맛 줄이고

글 싣는 순서

① 식사 습관 더하고 빼기

② 간식의 두 얼굴

바른 식습관이 건강 지킨다 ①식사 습관 더하고 빼기

건강은 바른 식습관에서 나온다. 무엇을 어떻게 먹느냐에 따라 신체 영양·건강 상태가 달라진다. 배부르게 먹었다고 잘 먹은 것은 아니다. 현대인은 몸에서 필요한 영양소를 제대로 챙기지 않는다. 영양소 균형이 깨진 나쁜 식습관은 한국인의 건강 수명을 갉아먹는다. 중앙일보 건강한 가족은 기해(己亥)년 황금 돼지 해를 맞아 바른 식습관의 중요성을 2회에 걸쳐 살펴본다. 첫 번째 주제는 식사다. 건강을 위협하는 한국인의 나쁜 식습관을 짚어보고 개선 방안을 찾아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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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몸을 유지하는 기본적인 활동이다. 몸을 움직이는 에너지를 생성해 체력을 키우고 면역 기능을 강화한다. 근육·장기 등 신체의 새로운 세포를 구성하는 데도 활용한다. 먹은 음식은 몸을 구성하는 원료인 셈이다. 바른 식습관의 시작은 균형 잡힌 영양 섭취다. 몸에서 필요로 하는 모든 영양소가 다 들어 있는 단일 식품은 없다. 식품 각각에 함유된 영양소를 섭취하기 위해서는 곡류군, 어·육류군, 채소군, 지방군, 우유군, 과일군 등 다양한 식품 영양소를 아침·점심·저녁으로 나눠 적절한 양을 골고루 먹는 것이 이상적이다. 그런데 이를 실천하는 사람은 드물다.

국민건강영양조사(2016)에 따르면 건강 식생활 실천율은 37.6%에 불과하다. 영양 행태가 불량하다는 의미다. 영양 불균형은 신체 건강에도 악영향을 미친다. 세계보건기구(WHO)도 나쁜 식습관으로 인한 영양소 불균형이 암·고혈압·당뇨병 같은 질병 부담을 높인다고 지적했다. 경희의료원 가정의학과 원장원 교수는 “바른 식습관은 건강 수명을 늘리는 확실한 투자”라고 조언했다.

건강한 식생활 실천하는 국민 37.6%
한국인의 건강을 저해하는 나쁜 식습관은 크게 다섯 가지다. 첫째는 채소 섭취 부족이다. 충분한 양의 채소를 먹지 않는다. 채소의 하루 권장량인 500g을 섭취하는 비율은 38.3% 수준이다. 나이가 어리고 소득수준이 낮을수록 채소를 덜 먹는다. 채소에 풍부한 비타민·마그네슘 같은 미량 영양소가 부족해지기 쉽다. 일종의 영양 불균형이다. 미량 영양소는 필요한 양은 적지만 영양소의 에너지 전환과 신체 구성을 돕는 역할을 한다. 예컨대 비타민은 탄수화물·단백질·지방 등 대량 영양소의 대사를 촉진하고, 마그네슘은 세포 에너지 형성을 담당한다. 그런데 미량 영양소가 부족해지면 에너지 전환 효율이 줄고 체력이 떨어진다. 공복감도 심해 과식·폭식을 반복하다 비만으로 진행한다. 강동경희대병원 영양팀 이정주 파트장은 “식사를 할 때 나물·샐러드 등 채소를 의식적으로 먼저 먹거나 신선한 채소를 데쳐 먹는 샤부샤부 요리 등을 선택하면 좋다”고 말했다.

가족·동료·친구와 함께 식사를 하는 것도 좋다. 혼자 먹으면 한두 개 반찬으로 간단히 먹게 된다. 반면 여러 명이 모여 먹으면 음식과 반찬의 종류·양이 늘어 식탁이 풍성해진다. 영양소 균형을 맞추는 데 유리하다. 혈당 관리에도 도움이 된다. 가천대 길병원 가정의학과 김경곤 교수는 “여러 종류의 식품을 함께 먹으면 몸속에서 흡수 가능한 형태로 분해하는 소화·흡수 시간이 오래 걸려 식사 후 혈당이 서서히 올라간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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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째는 과식이다. 말없이 혼자 밥을 먹거나 국·찌개에 밥을 말아 훌훌 마시듯 빠르게 먹을 땐 몸에서 필요한 양보다 더 먹기 쉽다. 체내에 남아도는 에너지가 복부에 쌓이면서 혈액순환이 저하된다. 체내 산소 공급량이 줄면서 조그만 움직여도 피로감이 심해진다. 신체 활동량을 늘려야 하는데 오히려 더 움직이지 않아 몸이 뚱뚱하게 변한다. 이럴 땐 숟가락 대신 젓가락으로 식사를 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젓가락은 과식·폭식을 억제하는 도구다. 한번에 집을 수 있는 음식의 양이 제한적이어서 같은 양을 먹어도 여러 번 움직여야 한다. 자연스럽게 숟가락으로 먹을 때보다 식사량이 줄고 식사 속도도 느려진다.

혼밥·외식 잦으면 과식·폭식 위험 커
셋째는 외식·간편식 위주의 식단 구성이다. 한국인 3명 중 1명은 하루 1회 이상 외식을 한다. 아침·점심·저녁을 모두 밖에서 사먹는 경우도 흔하다. 집에서 직접 조리하지 않고 배달·포장한 음식, 가정간편식, 편의점 도시락 역시 외식이다. 이런 음식들은 기름에 볶고 튀기거나 설탕·소금 등 양념을 강하게 사용해 맛이 자극적이다. 외식 빈도가 잦을수록 짜고 맵고 단맛에 길든다. 과식으로 이어질 위험도 크다. 맛을 중화하기 위해 밥을 더 먹어 에너지 섭취가 늘어난다. 외식할 수밖에 없는 환경이라면 구내식당을 이용한다. 단체급식 체계를 갖추고 있는 구내식당은 영양사가 한 끼 영양을 고려해 식단을 구성한다. 자극적인 맛에 길든 미각도 효과적으로 교정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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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째는 소금 등 자극적인 맛이다. 소금 속 나트륨은 혈압을 조절하는 노르에피네프린을 활성화한다. 혈관 벽이 수축해 혈압이 올라간다. 소금 섭취량이 늘면 고혈압·뇌졸중 같은 심뇌혈관 질환 발생 위험이 높아진다. 위암도 주의해야 한다. 혈중 나트륨 농도가 높아지면 위암을 유발하는 헬리코박터 파일로리균 감염 위험이 커진다. 외식을 할 땐 가능한 추가로 간을 하지 않고, 조리할 때는 식재료 고유의 풍미를 느낄 수 있도록 간을 바꿔본다. 나물은 먹기 직전에 양념을 한다. 미리 양념에 무치면 숨이 죽고 시간이 갈수록 싱거워져 간을 추가하게 된다. 국·찌개는 사용하는 채소의 양을 두 배로 늘리고, 생선의 밑간은 소금 대신 레몬즙을 활용한다.

마지막은 아침 결식이다. 별것 아니라고 생각하지만 건강에 미치는 영향은 상당하다. 공복인 상태로 오래 있으면 보상 심리로 점심때 폭식하기 쉽다. 혈당이 급격하게 오르내리면서 췌장 기능이 약해지고 당뇨병으로 진행할 가능성이 크다. 밥을 먹는 대신 과자·초콜릿·탄산음료 등을 끊임없이 먹기도 한다. 자신의 식습관 문제를 잘 모르겠다면 식사일기를 작성해본다. 음식을 먹은 시간, 음식의 종류와 양 등을 기록한다. 몸에 배어 있는 나쁜 식습관을 구체적으로 파악할 수 있다. 예컨대 늦은 밤에 치킨·피자·족발 등 기름진 야식을 자주 먹어 다음 날 자주 굶는 식이다. 스스로 쓴 식사일기를 통해 나쁜 식습관을 개선할 수 있다. 일주일 정도만 작성하면 전반적인 식습관 현황을 살펴보는 데 도움이 된다.

권선미 기자 kwon.sunm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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