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 치료에 ‘하이푸’ 효과
서울하이케어의원은 고강도 초음파를 모아 암세포의 괴사를 유도하는 하이푸를 통해 전이·말기 암의 치료 효과를 높인다. 프리랜서 김동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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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푸는 초음파 에너지를 한 곳에 집중시킬 때 생기는 고열·진동을 이용해 암을 치료하는 방법이다. 암세포를 태워 파괴하고 영양·산소를 공급하는 주변 혈관을 망가뜨려 괴사를 유도한다. 김태희 원장은 “하이푸는 전신마취가 필요 없고 주변 조직을 손상시키지 않아 합병증·후유증 위험이 작은 안전한 치료”라고 말했다. 하이푸는 암 치료에서 안전성·유효성을 인정받아 보건복지부로부터 신의료기술로 승인받았다.
유방암·간암·췌장암 치료에 활용
하이푸는 주로 유방암·간암·췌장암 치료에 활용된다. 암세포를 직접 타격하는 것은 물론 다른 치료법과 병행 사용 시 치료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
장점은 다양하다. 첫째는 항암 치료 효과 극대화다. 하이푸의 열·진동 에너지는 단단하게 굳은 암세포에 균열을 만든다. 항암제의 유효 성분이 더욱 잘 도달하게 해 치료 성적을 향상시킨다. 둘째, 통증 관리다. 암이 악화하면 주변의 신경·장기가 압박을 받아 통증이 심해진다. 지속적인 통증은 암 환자의 우울·불안을 키우고 삶의 질을 뚝 떨어뜨린다. 김 원장은 “하이푸로 암세포의 크기를 줄이면 압박이 해소되면서 통증이 준다”며 “마약성 진통제와 달리 반복 노출에 따른 내성을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고 설명했다.
최근 하이푸가 주목 받는 이유는 또 있다. 전통적인 절개술이나 항암제로 효과를 보기 힘든 전이·말기 암의 치료·관리에 폭넓게 쓰일 수 있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것이 전이성 간암이다. 간은 노폐물 제거 등 신체 대사를 담당하는 기관이다. 이를 위해 다른 장기와 혈관·림프관 등으로 긴밀하게 연결돼 있는데, 이를 통로로 암세포가 전이되기 쉽다. 김 원장은 “교과서적으로도 간암은 원발암(간에서 발생하는 암)보다 전이암의 비율이 더 높다”며 “하이푸로 간암을 정밀 치료하면 항암제 과다 사용으로 인한 부작용 위험을 줄이는 한편 간부전 등 암으로 인한 간 손상도 예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유방암 말기 진단을 받은 김모(여·43)씨가 그런 경우다. 김씨는 진단 시 이미 암세포가 간에 전이돼 직경 2.5㎝ 정도로 커진 상태였다. 김 원장은 김씨에게 한 달간 항암제와 하이푸 병행 치료를 한 후 경과를 관찰했다. 그 결과 컴퓨터단층촬영(CT)을 통해 암세포가 40%가량 줄고 6개월 후 암이 완전히 괴사한 것이 확인됐다. 항암 치료만으로는 얻기 힘든 결과다. 김씨는 현재까지도 항암 치료를 받으며 건강을 유지하고 있다. 이 사례는 지난 11월 대만에서 열린 ‘제41차 국제외과학회 학술대회’에 발표돼 학계의 관심을 모았다.
숙련된 의료진, 고성능 장비 중요
췌장암 치료에서도 하이푸의 효과가 속속 증명되고 있다. 췌장암은 초기 증상이 거의 없어 환자의 70%가량이 3~4기에 암을 발견한다. 췌장이 복부 깊숙한 곳에 위치한 데다 다른 장기에 둘러싸여 있어 수술로 제거하기도 쉽지 않다. 이런 이유로 췌장암 환자의 5년 상대 생존율은 10% 안팎에 불과하다. 독일·스페인·중국 등에서 췌장암 치료에 하이푸를 적극 도입하는 이유다. 하이푸를 통해 췌장암 환자의 생존 기간 연장과 통증 감소 등의 효과를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독일 본대학 의료진이 3기 이상 췌장암 환자 50명을 대상으로 하이푸 치료 효과를 연구한 결과, 치료 6개월째 암세포가 평균 58% 감소했다. 같은 기간 환자의 주관적인 통증 점수(10점 기준·높을수록 통증이 심함)는 3.5점에서 1.5점으로 줄었다.
단 하이푸 치료를 결정할 때는 장비와 의료진의 숙련도 모두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 하이푸 장비의 경우 초음파의 세기가 2만W(와트)는 돼야 암세포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김 원장은 “하이푸는 암의 형태나 환자의 몸 상태에 따라 초음파의 세기, 노출 시간, 각도 등을 다르게 설정해야 한다”며 “의료진의 경험이 영향을 미치는 만큼 사전에 이를 확인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박정렬 기자 park.jungryu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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