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영업 대표업종 실업급여 수급자 9년만에 최대폭 증가
최저임금 여파에 음식·숙박, 도·소매업 관련 종사자 일자리 잃어
올해 최저임금 인상에 따라 영세 자영업자의 인건비 부담이 커지고 있는 2일 서울 종각역 인근 먹자골목이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문호남 기자 munona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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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심나영 기자] 자영업 대표업종군에서 지난해 하반기 실업자가 대거 쏟아졌다. 최저임금이 급격히 오른 탓에 자영업자들과 관련 종사자들이 일자리를 잃은 것으로 분석된다. 주로 음식ㆍ숙박ㆍ편의점ㆍ의류ㆍ생활용품 같은 업종이 대부분이었다.
5일 한국은행 금융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적용된 최저임금 8350원이 발표됐던 지난해 7월부터 음식ㆍ숙박업과 도ㆍ소매업에서 실업급여 수급자가 최고 수준으로 치솟았다. 실업급여 수급자 증가율(전년 동기 대비)은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가 미친 2009년 이후 9년만에 최대 폭으로 증가했다.
지난해 하반기 음식ㆍ숙박업과 도ㆍ소매업의 월별 실업급여 수급자수는 실업급여 통계 작성 이래(2008년 7월부터) 최고치를 기록했다. 음식ㆍ숙박업 실업급여 수급자수는 지난해 10월 2만5404명으로 역대 최대수준이었다. 도ㆍ소매업은 7월 4만9095명으로 기록을 세웠다.
이들 업종 실업급여 수급자는 모두 9월을 제외하곤 매월 두자릿 수 증가율을 나타냈다. 특히 음식ㆍ숙박업 실업급여 수급자는 10월에 전년 대비 24%나 뛰었다. 2009년 12월(26%) 이후 가장 큰 폭으로 상승한 셈이다. 도ㆍ소매 실업급여 수급자도 같은 달 23% 뛰어 9년(2009년 9월 30%)만에 최대폭 상승세를 보였다.
근로복지공단 분류 기준에 의하면 음식ㆍ숙박업엔 설렁탕집, 해물탕집, 한식점업, 일식집 비롯해 고시원, 여관, 호스텔, 야영장 등이 포함돼 있다. 도ㆍ소매업은 식품, 의류, 생활용품, 차량, 의약품 등이 총망라돼있다. 두 업종은 제조나 금융업과는 달리 자영업자들이 밀집돼 있다.
한국고용정보원 관계자는 "실업급여 수급자가 늘어났다는 건 이들 업종에서 직장을 잃은 사람들이 증가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실업급여는 자영업자를 비롯해 직원, 아르바이트생까지 고용보험에 가입된 이들이 직장을 잃었을 때 생계 유지와 재취업용으로 최장 240일 동안 지급된다.
저임금 근로자를 위한다는 이유로 최저임금 인상률을 높였지만 오히려 저부가가치 업종에서 실업자를 집중적으로 양산한 셈이다. 박지순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자영업이 포화상태이고 내수가 침체되며 이들이 더 어려워지는 것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며 "실업급여 수급자가 급격히 늘어난 가장 큰 이유는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이라고 밖엔 볼 수가 없다"고 진단했다.
박 교수는 이어 "최저임금을 올려 줘야 할 만큼 자영업자들의 매출이 늘어나야 하는데 소비자들은 지갑을 더 닫고 있는 형편"이라며 "이 때문에 자영업자들도 본인 혹은 가족의 근무시간을 늘리고 직원을 줄이는 문제가 벌어진 것"이라고 지적했다.
심나영 기자 sn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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