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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6 (수)

셧다운·매티스 조기퇴임…트럼프 마이웨이에 美 크리스마스의 악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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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조슬기나 기자]크리스마스를 앞둔 미국이 통제불능의 늪에 빠지고 있다. 증시는 급락했고 연방정부 기능은 일부 폐쇄됐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에 대한 따끔한 충고와 함께 사표를 던진 '마지막 어른' 제임스 매티스 국방장관의 퇴임일을 두 달 앞당기며 관료들과의 불화도 그대로 드러냈다. 이른바 '마이웨이'식 통치에 따른 파열음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 잇따른다.

뉴욕타임스(NYT)를 비롯한 주요외신은 23일(현지시간) 연방정부 셧다운(shutdown·일시적 업무정지), 증시급락, 갑작스런 시리아 주둔 미군 철군 결정과 매티스 장관 사퇴 등의 소식을 종합적으로 보도하며 트럼프 대통령이 나홀로 전쟁을 치르며 통제불능에 상태에 놓여있다고 평가했다. CNN방송은 "크리스마스를 앞둔 워싱턴은 악몽에 빠졌고, 정부는 혼란에 휩싸였다"며 "대통령이 통제되지 않은 권력을 휘두르고 있다"고 전했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트위터에 "매우 재능있는 패트릭 섀너핸 부장관이 내년 1월 1일부터 국방장관 대행을 맡는다는 것을 알리게 돼 기쁘다"며 앞서 사임의사를 밝힌 매티스 장관을 조기경질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동맹을 존중하라"는 매티스 장관의 신랄한 서한에 트럼프 대통령이 분노한 여파라고 NYT는 덧붙였다. 한 보좌관은 "매티스 장관의 비난에 화가 난 트럼프 대통령이 두 달 앞서 그를 제거한 것"이라고 귀띔했다.

트럼프 행정부에서 '마지막 어른'으로 불리며 명망높았던 매티스 장관까지 전격 사임하면서 대통령의 마이웨이식 행보에 대한 비판론은 갈수록 고조되고 있다. 보잉 수석 부사장 출신으로 군복무·외교정책 경험이 거의 없는 섀너핸 부장관은 동맹을 강조했던 매티스 장관과 달리, 트럼프 대통령의 '미국 우선주의'를 그대로 전달하는 역할을 맡을 것으로 보인다. CNN은 "그 어느때보다 정계가 불안정하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관료들과의 불화가 더욱 심화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통화정책을 결정하는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 의장과도 마찰을 빚고 있다. 특히 기준금리 인상을 이유로 Fed의장의 해임안을 논의했다는 언론 보도가 나온 직후 트럼프 행정부가 진화에 나섰음에도 논란은 가시지 않는 모습이다.

스티븐 므누신 미 재무장관은 이날 자신의 트위터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결코 해임을 시사하지 않았고 그런 권리를 갖고 있지도 않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고 선을 그었다. 므누신 장관은 뱅크오브아메리카(BOA)를 비롯한 미 6대 은행 최고경영자들과도 통화한 사실도 공개했다. 이는 모두 이달 들어 대공항 이래 최대 하락폭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되는 증시 상황 등을 진정시키기 위한 행보로 풀이된다.

임기 3년차를 맞이하는 트럼프 대통령은 대선 최대 공약 중 하나인 멕시코 국경장벽 건설을 위해 셧다운 사태에서도 결코 물러서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이 같은 갈등은 다음달 3일 민주당이 하원을 장악한 이후 더욱 악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존 켈리 비서실장의 후임인 믹 멀베이니 백악관 비서실장 대행 겸 예산국장은 셧다운 이틀째인 이날 현 사태가 내년 1월 초까지 이어질 수 있다고 밝혔다. NYT는 "향후 상황에 비하면 트럼프 대통령의 지난 2년은 그나마 평온해 보인다"며 "충동적인 대통령은 조언자가 필요하지 않고 있다고 점점 믿고 있다"고 마이웨이식 정치에 대한 우려감을 표했따.

조슬기나 기자 seu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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