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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9 (토)

"엄마 간병하던 착한 아들이…" 한밤중 달려온 유족들 오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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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19일 오전 강릉 아산병원에서 의료진이 펜션에서 사고를 당한 학생의 고압산소 치료를 위해 이동하고 있다.[연합뉴스]


사고 직후 사망한 1명과 의식불명 상태 학생 5명이 후송된 강릉아산병원 응급의료센터는 오후 6시께부터 가족과 보호자들로 가득 찼다. 대부분 두 손으로 입을 가린 채 할 말을 잃은 듯 들어온 가족들은 고압산소치료센터에서 중환자실로 자녀들이 옮겨갈 때마다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뒤따랐다. 의식불명자 중 오후 6시를 넘어 의식을 찾은 B군의 아버지는 "(우리 아이는) 그나마 괜찮은 것 같다"며 "죽은 아이도 있다고 해 보호자끼리도 쉽사리 이야기를 나누지 못하고 있다"고 한숨을 쉬었다.

오후 7시 반께 중환자실로 옮겨진 C군의 부모는 눈도 뜨지 못한 채 가슴께서 손을 휘젓는 아들의 모습에서 눈을 떼지 못했다. 아들이 중환자실로 사라지자 C군 어머니는 벽에 기대 앉아 "이게 무슨 일이야"라고 중얼거렸다. 다소 늦은 9시께 상태가 호전돼 중환자실로 옮겨진 학생들의 가족은 10시가 넘은 늦은 시간까지 병원을 떠나지 못하고 복도를 서성였다. 뒤늦게 자녀의 상태를 본 가족들은 "의식 없이 눈만 깜박거린다"고 걱정했다.

이들은 병원을 찾은 유은혜 사회부총리와 김부겸 행안부 장관, 진선미 여성가족부 장관 등과 면담하면서도 아무런 말을 하지 못할 정도로 상심한 것으로 알려졌다. 면담을 위해 이날 오후 9시 30분께 강릉 병원을 찾은 김 장관은 면담 직후 "가족들이 아무 말도 못할 정도로 경황이 없다"고 말했다. 병원 관계자 역시 "가족들이 질문도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고려병원에 안치된 사망한 학생 중 한 명인 A군의 부모는 바닥에 주저앉아 "말도 안 된다. 어떡하냐"며 말을 잇지 못했다. 급기야 휠체어에 앉아 실신하기도 했다. A군 유족의 지인은 "A군은 거동이 불편한 어머니를 간병하던 착한 아이였다"고 전했다.

[강릉 = 강인선 기자 / 차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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