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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9 (화)

"남북 함께 두만강 철교에 서 대륙으로 향하는 꿈 나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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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러시아, 한반도를 다 둘러볼 수 있는 두만강 철교 위에 같이 섰을 때가 가장 인상 깊었다.”

남북합의에 따라 남북 철도·도로 현대화사업을 위한 사전 공동조사가 진행 중인 가운데, 북한 지역 동해선 철도 현장조사를 하고 온 정부당국자가 18일 소감을 밝혔다.

이 당국자는 기자들과 만나 “두만강 철교는 북한에서 일반 사람들도 설 수 없는 지역이라 북측 관계자들도 처음으로 올라와봤다고 했다”며 “압록강, 두만강 경계선까지 걸어가 남북이 함께 한반도를 보면서 앞으로 한반도 철도가 대륙으로 향하는 부분들에 대해 서로 꿈을 나누고 의지를 다졌다”고 말했다. 이어 “전에 중국 접경지역을 통해 두만강 지역을 가보기도 했는데 이번에는 북측 우리 땅으로 가니 감회가 남달랐다”고 말했다.

세계일보

지난 8일부터 17일까지 동해선 철도를 달린 남북공동조사단이 두만강 철교 위에서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통일부 제공


우리측 공동조사단은 북측 관계자들과 함께 동해선 점검을 위해 열흘 간 약 800㎞ 거리를 달려 한반도 최북단까지 도달한 뒤 전날 귀환했다. 우리 측 조사단은 정부관계자 및 공공기관 기술자,민간 기술자 등 총 28명으로 구성됐다.

이 당국자는 “하루에 100㎞씩 열차를 타고 이동하면서 필요할 때마다 내려 현지 조사를 하고 분야별로 실무협의를 하는 가운데, 남북 관계자들 간 개인적 소통도 많이 하는 시간을 가져 친밀해졌다”고 소개했다. 남북 조사단은 전기기관차, 디젤기관차, 식당차, 침대차, 연료를 실은 유류차 등으로 연결된 열차를 타고 함께 숙식하면서 현장 조사를 벌였다. 철로, 열차 등이 노후화된 상황에서 저속운행을 할 수밖에 없어 개성에서 사리원까지는 시속 20∼30㎞, 평양에서 신의주까지는 시속 50∼60㎞ 정도로 이동했다.

이 당국자는 “1200미터에 달하는 청천강 다리를 건널 때는 비가 와서 함께 우비를 입고 건넜으며, 함경남도에서 함경북도로 가는 경계지역에서는 폭설이 와서 무릎까지 눈에 빠졌다”고 설명했다. 이어 “북측 관계자들이 먼저 눈길에 발자국을 내서 우리측 조사단이 쉽게 따라갈 수 있도록 했다”고 덧붙였다.

이 당국자는 “동해선은 해안선을 따라 놓여져 가는 동안 경치가 아주 좋았고 함흥, 청진, 원산 등 북측 대도시를 지날 때는 인근의 여러 공장, 기업소 등 큰 건물들을 볼 수 있었다”며 “북측으로서는 민감한 지역이나 조사를 위해 협조적으로 많은 부분을 보여준 듯 하다”고 말했다. 그는 “나진에 있는 명호역에 도착햇을 때 역사가 해변가였기 때문에 아침에 일출을 볼 수 있었는데, 바닷가에서 떠오르는 해를 남북 관계자들이 함께 보면서 ‘살아오면서 일출을 몇번 보지 못했는데 여기서 보게됐다. 앞으로 남북 철도 현대화 사업 미래가 밝다’는 덕담을 나눴다”고 말했다.

이 당국자가 기자들에게 동해안 지역에서 가장 긴 터널인 광주령터널을 설명하다 재차 질문을 받는 일도 있었다. 이 당국자는 “광주령차굴을 걸었는데 4531미터로 한시간 반이 넘게 걸렸고, 긴 시간 걸으면서 남북관계, 남북의 역사, 개인적 이야기들을 나눴다”고 설명하자 ‘차굴’을 이해할 수 없던 기자들이 재차 질문을 한 것이다. 우리의 터널을 북측에서는 ‘차가 다니는 굴’을 뜻하는 ‘차굴’로 사용해 ‘광주령차굴’이라는 명칭이 나왔다는 설명이 이어졌다. 그는 “한국철도기술연구원에서발간한 남북철도용어비교사전을 북측에 전달했다”며 “북측도 언어나 관련분야에서 함께 동질성을 회복해나가는 게중요하다고 하면서 높이 평가했다”고 덧붙였다.

김예진 기자 yeji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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