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고 이후 학교엔 굳은 침묵 내려앉아
강원 강릉시의 한 펜션에서 수능시험을 마친 서울 대성고등학교 3학년 남학생 10명이 숙박 중 의식을 잃거나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한 18일 오후 서울 은평구 대성고등학교에 취재진들이 몰려 있다. (사진=이한형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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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강원 강릉시 펜션 사고로 숨지거나 다친 학생 10명이 다니던 서울 은평구 대성고등학교 입구는 까만 철문으로 굳게 닫혀있었다.
바로 옆에 붙어있는 중학교에선 하교 시간 즈음 학생들의 부산스러운 소리가 나오기 시작했지만, 이날 1‧2학년 기말고사를 치른 고등학교는 창문에 블라인드를 내린 채 무거운 침묵을 지켰다.
간간이 학교를 오가는 교사 등 학교 교직원과 서울시교육청 관계자들만이 "대책 회의를 위해 온 것이냐"는 등 취재진의 질문에 굳은 얼굴로 입을 다문 채 겨우 열린 문을 넘어섰다.
이 학교 2학년인 전성원(17)군은 "열심히 공부했을 형들이 대학교도 못 가고 사고를 당한 게 너무 안타깝다"고 말했다.
친구 양병찬(17)군 역시 "공부하느라 놀지 못했던 형들도 있었을 텐데, 좋은 미래를 앞두고 이렇게 가버렸다는 게 믿기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아까 다른 친구들도 기사를 보고 놀랐다"면서 "학교에 가면 선생님들도 많이 우울해하실 것 같다"고 했다.
대성고 앞에서 11년째 문구점을 운영했다는 한 상인은 휴대전화로 관련 기사를 찾아 읽으며 눈시울이 빨개졌다.
그러면서 "여기서 오래 장사를 하다 보니 낯익은 아이들 천지"라며 "오가며 얼굴을 마주쳤을 법한 아이들에게 이런 일이 생겨 너무나 충격이다"라고 말했다.
이날 강원 강릉시 저동의 한 펜션에선 일산화탄소 중독으로 추정되는 사고가 발생해 이 학교 3학년 학생 3명이 숨지고 7명이 의식을 잃어 치료를 받고 있다.
서울시교육청에 따르면, 학생들은 수능이 끝난 뒤 부모님의 허락을 받고 개인 현장체험학습 중이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학교장의 사전 허가를 받아 진행하는 개인체험학습은 교사가 인솔하지 않는다.
교육부는 차관을 중심으로 상황점검반을 구성하고 긴급 대책회의를 가졌으며, 학교안전정보국장 등을 사고 현장을 급파해 사태 파악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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