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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1 (금)

비정규직 100인 "내가 김용균…文대통령 면담에 응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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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대통령 대화 응할 때까지 행진할 것"

컵라면·과자 들고 김씨 분향소서 추모도

뉴스1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18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중앙계단에서 '내가 김용균입니다, 비정규직 이제는 그만'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2018.12.18/뉴스1 © News1 박세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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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유경선 기자 = "비정규직도 인간이다, 인간답게 살고 싶다"

비정규직 노동자 100명이 지난 11일 새벽 충남 태안군 태안화력발전소에서 홀로 일하다가 컨베이어벨트에 몸이 끼어 참변을 당한 고(故) 김용균씨(24)의 사망과 관련해 "비정규직을 없애지 않고는 죽음의 행렬을 멈출 수 없다"며 문재인 대통령에게 면담을 요구했다.

전국 100개의 사업장에서 모인 '비정규직 100인의 대표단'은 18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앞 계단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우리가 김용균"이라며 "비정규직을 철폐하라"며 이렇게 밝혔다.

기자회견 참가자들은 김씨의 생전 사진에 찍힌 손피켓을 똑같이 인쇄해 들고 발언을 이어갔다. 이들 앞에는 김씨의 가방에서 발견된 것과 같은 종류의 컵라면 16개와 과자 2개가 놓여 있었다.

숨진 김씨가 일했던 태안화력발전소 비정규직 신대원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한국발전기술지부장은 "이런 일이 다시는 반복돼선 안 되고 현실을 바로잡아야 한다"며 "산업계와 노동계가 바뀌지 않으면 언제라도 힘들고 어려운 환경에서 일할 수 있다는 걸 기억하고 이 사회를 바꿔야겠다는 일념으로 동참해달라"고 호소했다.

차헌호 민주노총 금속노조 아사히글라스지회 지회장은 컵라면을 가리키며 "구의역에서도 19살 비정규직 노동자의 가방에서 캅라면이 나왔는데 2년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달라지지 않았다"면서 "태안화력발전소만의 문제가 아니고,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현장은 모두 똑같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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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정규직 노동자 100여명이 18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중앙계단에서 '내가 김용균입니다, 비정규직 이제는 그만'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김용균/씨 유품에서 발견된 컵라면을 상징하는 컵라면 16개가 플래카드 아래 놓여 있다..2018.12.18/뉴스1 © News1 박세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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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2017년 4월13일 '안전 때문에 눈물짓는 국민이 단 한명도 없게 만들겠습니다'라고 문 대통령이 직접 쓴 사진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돌아다니고 있다"며 "그러나 문재인 정권이 들어서고 1년 8개월이 지났지만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여전히 '비용'으로 처리되고 있고, 이 정부도 다르지 않다"고 정부를 꼬집었다.

김수억 금속노조 비정규직지회장은 김씨가 생전에 '문재인 대통령, 비정규직 노동자와 만납시다'라고 쓴 팻말을 들고 찍은 사진을 언급하면서 "왜 비정규직 노동자를 만나지 않느냐, 대통령과 만나고 싶다는 김용균씨의 염원을 들어줘야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21일 금요일 김용균의 동료 200명이 대통령과의 대화를 요구하며 행진할 것이고, 다음날에는 김씨의 아버님과 어머님이 올라와 범국민 추모전을 할 것"이라며 "문 대통령이 정말 김씨의 죽음을 아파하고 더 이상 비정규직의 죽음을 원하지 않으면 만나줄 것이라 생각한다"고 문 대통령에게 면담을 강하게 요구했다.

이들은 기자회견문을 통해 "대통령과 비정규직 100인의 대화는 이제 살아남은 자의 의무가 되었고, 내일도 비정규직이라는 이유로 위험한 일터로 발을 옮기는 우리가 '김용균'"이라며 "시민들도 '비정규직 이제는 그만 촛불행진'에 동참해달라"고 주문했다.

기자회견을 마친 이들은 "내가 바로 김용균이다, 비정규직 철폐하자", "문재인 대통령, 비정규직과 만납시다" 등 구호를 외치며 준비해둔 컵라면과 과자를 들고 광화문광장에 마련된 김씨의 분향소로 발걸음을 옮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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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故) 김용균씨(24)가 생전에 찍은 사진(발전비정규직연대회의 제공)/뉴스1 © News1 김태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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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ysa@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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