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9.25 (수)

英, '긱 경제'·'제로 아워 계약' 노동자 보호 대폭 강화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정규직-고용중개업체 노동자 임금차별 금지…근무 첫날 노동자 권리 고지

위반시 고용심판원 최대 부과 벌금 5천→2만 파운드로 상향조정

연합뉴스

런던에서 노동권 보호 시위 중인 '긱 이코노미' 노동자들 [AP=연합뉴스]



(런던=연합뉴스) 박대한 특파원 = 영국 정부가 최근 급증하고 있는 '긱 이코노미'(Gig economy·긱 경제)와 '제로-아워 계약'(zero-hours contracts) 노동자 보호를 대폭 강화하는 내용의 법 시행에 들어갔다.

'긱 경제'는 우버나 딜리버루와 같이 기업과 노동자가 고용 계약이 아닌 서비스 제공 계약 형태를 맺고 일하는 것을 말한다.

'제로 아워 계약'은 고용인이 필요할 때 근로를 요청하는 형태다. 주당 최저 노동시간을 보장하지 않아 피고용인에게 일방적으로 불리한 고용계약이다.

영국에서는 제로 아워 고용계약을 포함해 약 110만명이 '긱 경제'에서 일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17일(현지시간) 일간 가디언, BBC 방송 등에 따르면 영국은 노동 현장에서의 관행을 개혁하는 내용의 새 법안을 이날부터 시행한다.

새 법안은 토니 블레어 전 총리의 고문이었던 매슈 테일러가 고용현장에서의 업무관행에 관해 작성한 검토 보고서를 토대로 만들어졌다.

정부는 테일러가 제시한 53개의 개선 권고사항 중 51개를 법안에 반영했다.

새 법안은 '긱 경제'와 '제로 아워 계약' 종사자, 고용중개업체 소속 노동자들의 권리를 대폭 강화했다.

우선 고용주가 정규직 노동자에 비해 고용중개업체 소속 노동자에게 더 적은 임금을 주는 것을 금지했다.

노동자들은 또 고용 첫날 유급 휴가, 병가 휴가 관련 규정 등 노동자의 권리와 관련한 내용을 '쉬운 말'로 풀어쓴 안내서를 제공받게 된다.

노동자를 괴롭히거나 악의적인 행위를 한 경우 고용심판원에서 부과할 수 있는 최대 벌금을 5천 파운드(한화 약 710만원)에서 2만 파운드(약 2천900만원)로 상향조정했다.

12주가 아니라 52주를 토대로 유급휴가를 계산, 농장 노동자 등 계절에 따라 일하는 노동자들이 불이익을 받지 않도록 했다.

다만 그동안 노동계에서 요구해 온 '제로 아워 계약' 근절방안은 포함되지 않았다.

'제로 아워 계약'을 전면 금지할 경우 이로 인해 혜택을 받는 이보다 더 많은 이들이 부정적인 영향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정부는 우버와 같은 플랫폼에 기반한 노동이 회사와 노동자 모두에게 융통성을 제공한다고 강조했다.

연합뉴스

유럽 음식배달업체 '딜리버루' 노동자들 업무환경 개선 요구 시위 [EPA=연합뉴스]



그레그 클라크 기업부 장관은 "오늘 대폭 개선한 노동자의 권리가 열심히 일한 이들에 보상을 제공하고, 좋은 고용주들을 칭찬하며, 영국의 생산성과 수익성을 향상시키기 위한 노동시장 구축에 핵심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pdhis959@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