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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1 (월)

"멧돼지 잡아라" 숨가쁜 숨바꼭질…포획단과 함께 동행 추적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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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1

정덕식 유해 야생동물 피해방지단 대원과 엽견들이 멧돼지의 흔적을 찾고 있다. 2018.12.13/뉴스1 © News1 조민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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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뉴스1) 조민주 기자 = 13일 오전 10시 울주군 상북면의 한 야산. 유해 야생동물 피해방지단 엽사인 정선욱 팀장, 정덕식 대원과 함께 고헌산 중턱에 올랐다. 이들은 연간 100마리 넘게 멧돼지를 잡는 베테랑 총잡이다.

이날 울주군과 피해방지단은 야생 멧돼지로 인한 인명피해를 예방하고 개체수를 조절하기 위해 청량읍 남암산과 상북면 고헌산, 두동면 연화산, 웅촌면 운암산 등지에서 6개팀으로 나뉘어 일제히 야생 멧돼지 포획 작전에 돌입했다.

1톤 트럭을 타고 작전 지점에 도착하자 날렵한 사냥개 3마리가 차에서 뛰어 내렸다. GPS 장치를 목에 건 엽견들은 재빠르게 산 속 멧돼지의 기척을 추적했다.

엽사는 사냥개의 뒤를 따라 빠른 속도로 움직였다. 엽총과 함께 전투용 칼, 무전기까지 휴대한 상태였다.

"멧돼지는 빠르고 영리해 사람이 먼저 찾을 수 없다. 사냥개가 멧돼지를 찾아 구석으로 몰면 대원들이 이동해 잡는 방식이다"고 정덕식 대원이 설명했다.

능선을 따라 수색을 시작한 지 십여 분쯤 지났을까 등산로 바로 옆 가욋길에서 멧돼지의 흔적을 확인했다. 얕게 파인 흙바닥에는 멧돼지의 발자국이 선명히 찍혀 있었다.

이내 더 깊숙한 산속으로 들어가자 나무 밑에 멧돼지의 배설물과 도토리를 까먹고 뱉은 껍질도 발견할 수 있었다.

멧돼지는 도토리나 지렁이 등을 먹는데, 이맘 때의 멧돼지들은 왕성한 식욕에도 먹이가 점점 귀해지는 시기여서 주택가까지 내려오는 경우가 잦다는 게 정 대원의 설명이다.

멧돼지가 산에서 내려와 농민들이 가꾼 농작물을 먹어 치우는 피해가 늘고 있는 것도 이 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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멧돼지가 남긴 흔적. 2018.12.13/뉴스1 © News1 조민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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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북면 궁근정리의 한 주민은 "멧돼지가 주로 겨울철에만 출몰했었는데 최근 개체수가 증가했는지 계절을 가리지 않고 나타난다"며 "야생 동물들이 자주 내려와 불안하다"고 말했다.

이날 유해동물 피해방지단과 동행한 2시간 가량의 수색에서는 멧돼지를 만날 수 없었지만, 이후 방지단은 5시간에 걸친 추적 끝에 멧돼지 5마리와 고라니 1마리를 포획하는데 성공했다.

울주군은 매년 야생 멧돼지, 고라니 등 유해동물로 인한 농작물 피해가 늘어남에 따라 2019년에도 피해방지단을 운영한다는 계획이다.

군에는 유해조수로 인한 농작물 피해 신고가 2016년 597건, 2017년 633건이 접수됐고 올해는 10월 기준 595건의 신고가 접수되고 있다.

지난 2월에는 울주군 범서읍의 한 등산로에서 멧돼지가 나타난 데 이어 8월에는 삼남면의 한 아파트 단지에 출몰하기도 했다.

울주군 관계자는 "겨울철 멧돼지 등 야생동물이 먹이를 구하기 위해 민가나 마을부근으로 내려오는 것을 예방하기 위해 매년 포획활동을 하고 있다"며 "주민들의 불안 해소와 함께 무엇보다 야생동물에 의한 인명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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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해 야생동물 피해방지단 엽견이 멧돼지의 흔적을 찾고 있다. 2018.12.13/뉴스1 © News1 조민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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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njuma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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