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7.01 (월)

상장사 영업익 60% 줄어…더 큰 걱정은 반도체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전기·전자 혼자 영업익 증가했지만
삼성·SK하이닉스 빼면 47% 감소
내년 상반기부터 역성장 예상
겹겹 리스크에 사업계획 못 세워
아시아경제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아시아경제 안하늘 기자] 올해 코스피 상장사 10개 중 6개 기업의 영업이익이 전년보다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외 경기상황이 여의치 않으면서 발생한 결과다. 문제는 내년이다. 우리나라 수출의 20%를 차지하는 반도체산업에 대한 전망이 밝지 않다. 반도체 시황이 둔화될 경우 수출은 물론 국내 제조산업 기반이 붕괴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2019년 반도체까지 꺾인다 = 12일 한국경제연구원이 코스피 상장사 578개사의 실적을 분석한 결과, 올 1~3분기까지 영업이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감소한 기업의 비율은 59.5%에 달했다. 영업이익 감소 기업의 비율은 2013년 50.7%에서 2016년 41.2%로 줄어들다가 올해 들어 크게 늘었다.

적자를 기록한 기업도 2016년 13.3%에서 올해 1~3분기 20.1%까지 늘어났다. 적자 전환한 기업의 비중도 2016년 5.5%에서 올해 들어 10.4%로 두 배 가까이 증가했다.

특히 매출액 기준 상위 5개 업종 중 전기ㆍ전자를 제외한 4개 업종의 영업이익이 감소했다. 전기ㆍ전자 업종의 경우 지난해 대비 영업이익이 51.6% 증가했는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제외하면 오히려 47.3%나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내년 상반기부터 반도체 시장이 역성장할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되면서 내년에는 모든 주력 산업에서 실적 악화를 겪을 것이라는 우울한 전망이 나온다. 올해 30대 기업의 투자액 중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차지하는 금액은 45%에 달한다. 반도체 업황에 따라 투자가 위축될 경우 제조업 성장동력이 급격히 떨어질 수도 있다.

◆대내외 리스크에 사업 계획도 못 세워 = 기업들은 중장기 사업계획 세우는 것 자체가 불가능하다는 분위기다. 우선 올해 초부터 진행된 미ㆍ중 무역전쟁은 여전히 가장 큰 대외 변수다. 최근 양국은 90일간의 휴전을 발표했지만, 멍완저우 화웨이 부회장의 체포를 둘러싼 새로운 논란이 촉발된 상황이다.

이와 함께 중국은 2025년까지 제조업 최강국으로 올라서겠다는 계획을 갖고 엄청난 재정 지원과 인재 육성, 규제 완화정책을 펴고 있다. 디스플레이 등 국내 주력 산업의 경쟁력이 하나둘씩 중국에 역전되고 있다.

정부의 반기업 정서도 기업의 활력을 꺼뜨리는 요인이다. 정부가 추진 중인 공정거래법과 상법 개정안은 의결권 제한, 일감몰아주기 규제 강화 등 지배구조 개편을 요구하고 있어 기업들은 장기 투자보다는 경영권 방어를 위한 현금 비축에 집중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지난 7월 도입된 근로시간 단축제에 대한 보완입법으로 제시된 탄력근로제 역시 연내 통과가 물 건너가면서 수많은 경영자들이 범법자가 될 위기에 처했다. 정부가 사업 현장을 감안하지 않고 획일적으로 주52시간 정책을 도입하면서 나타난 부작용이다. 처벌 유예기간이 끝나는 당장 다음 달부터 근로시간을 어긴 300인 이상 기업 등의 사업주는 2년 이하 징역 또는 2000만원 이하 벌금의 형사처벌을 받게 된다.

추광호 한경연 일자리전략실장은 "올 들어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줄어든 기업이 절반에 이르는 등 기업 실적이 급격히 악화되고 있는 상황"이라며 "내년도 우리 기업을 둘러싼 경영 여건이 만만치 않은 만큼 우리 산업과 기업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정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안하늘 기자 ahn708@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