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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5 (월)

이슈 '브렉시트' 영국의 EU 탈퇴

더 복잡해진 英 브렉시트 ···메이 ‘운명의 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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英 언론 "메이 총리, 브렉시트 합의안 표결 연기"

부결 가능성 때문···메이, 오후에 하원서 성명 발표

ECJ “EU 탈퇴 결정 번복 가능” 판결도 영향 미쳐

13~14일 EU정상회의서 양보 끌어내기 주력할 듯

서울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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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가 11일(이하 현지시간) 예정된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Brexit) 합의안에 대한 하원 표결을 두고 막바지 진통을 겪고 있다. 영국 정부가 지난해 6월부터 EU와 17개월간의 팽팽한 협상 줄다리기 끝에 지난달 ‘질서 있는 이혼’을 위한 합의안을 도출했지만 야당은 물론 보수당 내 강경파들의 강력 반발로 부결 가능성이 높아 표결이 연기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의회 표결을 하루 앞둔 10일 “영국이 EU 탈퇴 결정을 번복할 수 있다”는 유럽사법재판소(ECJ)의 판결도 막판 혼란을 가중시킨 것으로 보인다. 의회 표결이 부결될 경우 영국은 내년 3월29일 협상 없이 EU를 떠나는 ‘노딜 브렉시트’의 길을 걷게 된다. 이를 막기 위해 메이 총리는 오는 13~14일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리는 EU 정상회의에서 EU 측의 양보를 최대한 이끌어내는 데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메이 총리는 10일 오후3시30분(한국시각 11일 오전12시30분) 하원에서 브렉시트에 관해 성명을 발표할 예정이다. 한 시간 앞서 메이 총리는 긴급 내각 화상통화 회의를 소집했다. 회의 직후 가디언과 BBC 등 현지 주요 언론들은 메이 총리가 표결 연기를 발표할 예정이라고 소식통을 인용해 전했다. 총리의 하원 발표에 이어 앤드리아 레드섬 하원담당 장관(보수당 원내대표)이 하원 일정 변경에 대한 발표를 할 것으로 알려져 표결 연기 추측이 한층 강해졌다.

메이 총리는 이날 오전까지도 의회 표결을 강행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9일에는 데일리메일과의 인터뷰에서 “브렉시트 합의안에 대한 의회 투표가 부결될 경우 전례 없는 혼란이 우려된다”고 경고하며 “제러미 코빈 대표가 이끄는 노동당은 국익이 아닌 정치적 이익에만 몰두하고 있다”며 “정말로 내 나라와 내 정당을 걱정하는 사람으로서 그가 정권을 잡는 것은 우리가 수용할 수 없는 리스크”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표결이 예정대로 진행될 경우 부결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나오자 의원은 물론 내각 각료들조차 11일로 예정된 투표를 연기하고 EU의 추가 양보를 얻어내도록 메이 총리를 압박한 것으로 전해졌다. 합의안이 가결되기 위해서는 총 의석에서 투표 미참여자를 제외한 하원 의원 639명 가운데 과반인 320명이 찬성표를 던져야 하지만 제1야당인 노동당은 물론 집권 보수당 내 강경파도 메이 총리의 브렉시트 합의안에 거세게 반발하고 있기 때문이다. FT는 “100명 이상의 보수당 의원들이 공개적으로 EU와의 협상안에 반대했다”며 “메이 총리가 11일 거의 확실한 패배에 직면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일각에서는 합의안이 200표 이상의 큰 표차로 부결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왔다.

게다가 이날 앞서 ECJ가 영국이 EU 회원국의 승인 없이도 EU 탈퇴 결정을 번복하는 것이 가능하다는 판결을 내놓은 것도 메이 총리의 이번 결정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영국 의회의 브렉시트 합의문에 대한 비준동의안 표결을 하루 앞두고 ECJ가 이같이 유권해석함으로써 표결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되며 영국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는 브렉시트에 관한 ‘제2 국민투표’ 실시 주장이 탄력을 받게 될 것으로 보인다.

메이 총리는 일단 의회 표결에서 동의를 이끌어내기 위해 13~14일 예정된 EU 정상회의에서 브렉시트 합의안 내 ‘백스톱(안전장치)’ 방안 등을 제외하는 것을 요구하는 등 EU 측의 양보를 이끌어내는 데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보리스 존슨 전 외무장관을 포함한 보수당 내 강경파는 “끝날 때까지는 아무것도 끝난 것이 아니다”라며 “총리가 이번주 EU에 가서 ‘당신들이 제시한 안전장치 방안이 매우 인기가 없다’고 말한다면 그들은 귀를 기울일 것”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다만 EU는 법적 구속력이 없는 ‘미래관계 정치선언’의 경우 일부 변화를 검토할 수도 있지만 법적 구속력이 있는 영국의 EU 탈퇴 협상안은 재협상 대상이 아니라는 점을 못 박고 있다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한편 영국 의회가 앞으로 부결할 경우 브렉시트는 제2 국민투표 또는 재협상 가능성을 맞게 된다. 영국이 고를 수 있는 선택지는 △EU와 브렉시트 재협상 △노딜 브렉시트 △제2 국민투표 △조기 총선 등이다.
/박민주기자 parkmj@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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