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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IF] 유전자 가위로 조작한 아이 탄생? 세계 과학계 생명윤리 논란 후폭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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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에서 유전자 가위로 DNA를 교정한 아기가 출생했다는 주장이 나오면서 세계 과학계가 거센 후폭풍에 휩싸였다. 유전자 가위는 특정 유전자를 마음대로 잘라내고 교정할 수 있는 효소 단백질로 차세대 유전질환 치료 기술로 각광받고 있다. 하지만 아직 대부분 국가에서는 유전자 교정 아기의 출산을 허용하지 않고 있어 향후 윤리 논란이 거세질 전망이다.

지난 26일(현지 시각) 중국 선전 남방과기대의 허젠쿠이(賀建奎) 박사는 유튜브 영상을 통해 "유전자 가위를 이용해 에이즈(AIDS·후천성면역결핍증)에 면역력을 갖도록 유전자를 교정한 쌍둥이 아기가 탄생했다"고 발표했다.

허젠쿠이 박사는 유전자 가위로 사람 수정란에서 CCR5 유전자를 작동하지 못하도록 했다고 밝혔다. CCR5는 에이즈를 일으키는 HIV 바이러스를 사람 세포 안으로 들여보내는 단백질 생산에 관여한다. 과학계에서는 연구가 어느 정도 성공한 것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허젠쿠이 박사의 발표와 동시에 비판이 쏟아졌다. 중국 선전시 의료윤리전문가위원회는 같은 날 허젠쿠이 박사에 대한 진상 조사에 착수하겠다고 발표했다. 당초 알려진 것과 달리 해당 연구는 학교 측의 허가를 받지 않았던 것으로 확인됐다. 남방과기대 측은 "이번 연구는 학교와 아무런 관련이 없으며 학교 연구시설에서 이뤄지지 않았다"며 "심각한 윤리 위반이자 학계 기준을 어긴 행위"라고 발표했다. 허젠쿠이 박사는 연구 결과를 국제 학술지에 발표하지도 않았다.

학계의 비난도 거세다. 중국 내 과학자 122명은 공동 성명을 통해 "이번 연구로 중국 생명과학 발전에 큰 타격을 입었다"고 비판했다. 3세대 유전자 가위 기술인 크리스퍼의 창시자인 펭장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 교수도 "이번 연구가 비밀에 부쳐진 채 진행된 데 대해 심히 유감"이라며 "유전자 교정 아기 연구의 모라토리엄(중단)을 요구한다"고 말했다.




최인준 기자(pen@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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