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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인터뷰]'홈 고별전' 울산 리차드 "기회가 되면 다시 돌아와 뛰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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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울산 현대 리차드가 25일 제주 유나이티드와 홈경기를 마친 뒤 기자회견을 마치고 파이팅 포즈를 하고 있다. 울산 | 김용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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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유나이티드와 홈경기에서 K리그1 마지막 홈경기를 치른 울산 현대 수비수 리차드. 제공 | 울산현대



[울산=스포츠서울 김용일기자]“기회가 된다면 다시 돌아와 뛰고 싶다.”

올 시즌을 끝으로 K리그 무대를 떠나는 울산 현대 ‘수비의 핵’ 리차드(28·오스트리아)<스포츠서울 11.18일자 단독보도>는 제주 유나이티드와 리그 홈 고별전을 치른 뒤 두 번이나 이 말을 반복했다. 그만큼 아쉽지만, 새로운 도전에 대한 갈망으로 가득했다. 울산 구단은 이날 팬들과 함께 하는 뒤풀이 마당에서 리차드 송별회를 열었다. 리차드가 마이크를 잡고 팬 앞에서 작별 인사를 했다.

리차드는 25일 울산문수경기장에서 열린 K리그1 37라운드 제주와 홈경기를 마친 뒤 “오늘 (0-1로 패해서) 결과가 좋지 않아 기분이 그리 좋진 않다”며 “오늘 팬들에게 (작별)인사는 했지만 포항과 라이벌전과 FA컵 결승전이 남아 있다. 반드시 타이틀을 얻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지난 2009년 자국 리그 아드미라에서 프로로 데뷔한 리차드는 지난해 빈에서 울산 유니폼을 입기 전까지 해외리그에서 한 번도 뛴 적이 없다. 낯선 한국 무대에서 첫 해외 도전길에 나서서 두 시즌간 K리그를 대표하는 수비수로 거듭났다. 지난 시즌 울산에 입성하자마자 주전 수비수 자리를 확고히 하며 30경기(2골)를 뛰었고 FA컵에도 5경기를 소화하며 팀에 사상 첫 우승컵을 안겼다. 올해는 대체 불가 자원이었다. 울산은 중원 자원 김성환이 팀을 떠나고, 박용우가 컨디션 난조를 겪으면서 시즌 초반 2선이 붕괴됐다. 이때 김도훈 감독이 반전 카드로 꺼낸 건 리차드의 2선 전진 배치였다. 오스트리아에서 수비형 미드필더까지 두루 소화한 그를 박주호와 중원 콤비로 내세웠다. 리차드는 간결한 패스와 강력한 대인 방어로 중원을 단시간에 접수했다. 울산의 수준급 공격수들이 전방 플레이에 집중할 수 있었던 원동력이 됐다. 하반기 믹스가 영입되고 박용우가 살아나면서 다시 센터백으로 복귀했다. 올 시즌 리그 27경기와 FA컵 2경기(1골), ACL 7경기(2골)를 뛰었다. 지난달 31일 수원 삼성과 FA컵 4강에서는 선제골을 터뜨리고 추가골에 이바지하며 팀의 2년 연속 결승 진출을 이끌었다.

김 감독은 “리차드는 미드필더 뿐 아니라 스리백 요원으로도 설 줄 아는 선수여서 데려왔었다”며 “두 시즌간 기대에 부응했다. 그라운드 안팎에서 늘 프로페셔널했다”고 칭찬했다. 그러면서 “(미혼인 리차드가) 홀로 첫 해외 생활을 하는 게 쉽지 않았을 것이다. 처음에 우려반, 기대 반이었다. 하지만 늘 도전적인 자세가 보기 좋았다”고 말했다. 리차드는 평소 팬과 소통도 중시해 온 그는 늘 사랑받는 선수였다. 그런 그가 울산과 2년 계약을 채운 뒤 구단의 재계약 제안을 거부한 건 축구 선수 이상의 큰 목표가 있었기 때문이다. 스스로 호주나 미국 등 다른 리그를 경험하고 싶다는 의사를 전하면서 울산의 재계약 제의를 정중하게 거절한 것으로 알려졌다.

- 홈 고별전이었는데.
결과가 좋지 않아서 기분이 그리 좋은 상태는 아니다. 그래도 다들 아시겠지만 포항과 라이벌 매치, FA컵 결승이 남아 있다. 오늘 팬들에게 인사는 했지만 포항전 승리와 FA컵 타이틀을 얻기 위해서 노력하겠다.

- 울산 팬이 가장 사랑한 선수 중 한 명이다. 개인적인 목표가 있어서 또다른 도전을 원했다고 하는데.
팬이 사랑해주는 것을 많이 느끼고 있다. 나 역시 울산, K리그 팬을 사랑한다. 난 아직 어리다. 최대한 많은 리그를 경험을 하고 싶었다. 많은 사람을 만나고 문화를 익히고 싶은 게 컸다. 물론 가슴 한구석엔 K리그에 남고 싶은 생각이 있었다. 그러나 현재로서는 경험이 중요했다.

- 구단과 재계약 조건을 두고 이견이 엇갈린 것도 아니고 오로지 새로운 도전을 선택한 것에 팬들도 아름다운 이별을 지지한다.
축구는 사람과 늘 소통하는 종목으로 여긴다. 이곳에서 지난 시즌 성공적으로 보냈다. 올해 역시 더 잘해야 한다는 마음으로 최선을 다했다. 돈보다 어릴 때부터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독일 분데스리가처럼 여러 리그에서 커리어를 쌓는 과정에서 꿈꿔온 게 있다.

- 팬들이 플래카드에 ‘영원히 기억하겠다’는 문구가 있던데.
우리가 한만큼 팬들에게 받는다고 여긴다. 스스로 지금까지 울산에서 최선을 다했다. 그래서 팬들이 그런 말을 해준 것 같다. 기회가 된다면 다시 한국에 돌아와서 경기하고 싶다.

- K리그가 첫 해외리그 도전이었는데, 두 시즌간 어땠나.
K리그는 피지컬적으로 강해야 한다. 그만큼 거칠다. 전술적인 움직임은 오스트리아 리그가 더 세밀하다고 느끼나, 어느 리그가 더 좋다고 보진 않는다. 그저 리그만의 특징이라고 생각한다.

- 리차드에게 울산은.
사실 처음에 오스트리아에서 한국행 얘기를 들었을 때 의구심이 들었다. 그런데 오자마자 편안한 마음을 느꼈다. 실제 선수들과 훈련하고 생활해보니 참 좋았고, 그들로부터 나 역시 자신감을 얻게 됐다. 울산에 대해서는 긍정적인 마음이 남아있을 것 같다. 꼭 돌아와서 다시 뛸 기회가 있었으면 한다.

- 가장 상대하기 어려웠던 공격수는.
K리그 공격수가 대체로 비슷한 성향이다. 크고, 강하다. 타겟형 플레이를 한다. 매 경기 어려웠다. 경기 후 복기하는 게 중요했다. 한 명을 찍기가 어렵다.

- 리차드는 K리그에서 어떠한 수비수로 기억되고 싶은가.
글쎄, 잘 모르겠다.(웃음) 평범하지 않았던, 특별했던 선수? 특히 내 장점인 빌드업을 통해 전방 패스에 능숙한 선수였닫고 본다. 그리고 플레이도 중요하나 인성적으로도 좋은 선수로 남고 싶다.

- 김도훈 감독이 과거 한국 대표팀 유명 공격수인 것은 알고 있었나.
먼저 기회를 준 감독에게 감사의 말을 전한다. 감독과 첫 미팅했을 때 ‘너는 좋은 선수이고, 빌드업에 능한 것을 알고 있다’면서 자신감을 줬다. 늘 좋은 사람으로 기억하겠다. 그리고 전북이나, 일본 리그, 대표팀에서 뛴 것을 물론 알고 있다. 그런데 그것을 모르더라도 훈련 중 슈팅 게임에서 감독이 더 많이 넣을 때가 있다. 그것만 봐도 좋은 선수였음을 느끼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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