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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9 (토)

“비움의 삶 실천하니 행복이 몇배로 돌아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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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년째 월급 20% 기부하는 환경미화원 신웅선씨 / 2005년 강직성척수염 등 겪으며 / 베풀며 사는 삶 다짐… 기부 앞장서 /“아래 보면 도움 필요한 이들 많아”

세계일보

인천지역 50대 환경미화원이 8년째 매달 월급의 20%를 이웃에 기부해 화제다. 인천시 남동구 소속 환경미화원 신웅선(56·사진)씨가 그 주인공이다.

신씨는 월급을 받으면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기부한다. 2011년부터 현재까지 기부한 금액은 2100만원에 이른다. 집을 구할 때 은행 빚 6000만원이 아직 남아있지만 한 달도 기부를 거르지 않는다.

2002년 환경미화원으로 근무를 시작한 그는 주로 도로청소 업무를 해왔다. 그가 기부에 나선 것은 극한의 어려움이 밀어닥칠 때였다. 근무 3년째가 되던 2005년 허리가 뻣뻣해지고 온몸에 통증이 퍼지면서 건강에 이상이 생겼다. 척추, 엉덩이, 무릎 등 관절이 염증으로 뻣뻣해지며 엄청난 통증을 유발하는 ‘강직성 척수염’에 걸린 것이다. 여기에 신경계 질환인 ‘레이노병’에도 걸려 중증장애인이 된 그는 극단적인 생각도 했으나 가족들이 눈에 밟혀 마음을 비우고 어떻게든 살아보기로 했다.

“이대로 죽을 바에야 다 비우고 베풀면서 살자고 결심했죠. ‘비움의 삶’을 실천했을 때 행복은 몇 배로 돌아왔습니다.”

신씨에게 좋은 소식이 이어졌다. 8주에 한번씩 투약하는 의약품(1병당 200만원)이 6년 전 건강보험 적용 대상에 포함되면서 부담이 크게 줄었다. 남동구의 배려로 도로청소보다 수월한 폐형광등 수거 업무를 맡았다. 그의 두 자녀는 국제 비정부기구(NGO) 등에 기부하며 그의 선행을 본받아 어엿한 사회인으로 성장했다.

신씨는 “뭐든지 비워야 새로 채울 수 있는 것 같다. 위만 보며 살면 잘 모르지만, 아래를 내려다보면 도움이 필요한 이들이 많다”며 “내 월급의 20%는 ‘기부의 마중물’이라고 생각한다. 단돈 1000원이라도 더 많은 사람이 기부한다면 세상은 살기 좋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인천=이돈성 기자 sports@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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