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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4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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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한 가족] 수술 못하는 재발·전이 암까지 고강도 초음파로 잡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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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진동 일으켜 암세포 파괴

항암 치료와 병행해도 효과적

면역세포 활성화, 통증 완화

하이푸 치료법

중앙일보

하이푸 치료는 간은 물론 췌장·유방 등으로 퍼진 암세포도 초음파 열·진동으로 충격을 줘 사멸을 유도해 치료한다. 프리랜서 김동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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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은 초기에 진단·치료해야 한다. 발견이 늦으면 미세한 암세포가 림프절을 따라 온몸으로 퍼져 치료가 까다로워진다. 암으로 인한 통증이 심해 삶은 황폐해진다.

초음파 열·진동으로 암세포만 선택적으로 없애고 인체 면역 기능을 활성화하는 새로운 개념의 암 치료법인 하이푸(HIFU·고강도초음파집속술)에 주목하는 배경이다. 최근 국제학회에서도

간암·췌장암 등 하이푸 치료의 성과를 집중 조명한다. 서울하이케어의원에서는 하이푸 치료로 수술 없이 암 크기를 줄이고 통증을 완화한다.

국내 사망 원인 1위는 암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2017년 우리나라 전체 사망자의 27.6%는 암으로 사망했다. 암 치료는 빠르면 빠를수록 좋다. 수술·항암·방사선 등 암 치료법이 빠르게 발전하고 있지만 한계가 명확하다. 치료 시점이 늦으면 적용 가능한 치료법이 제한된다. 그래서 지속적인 검진을 통한 조기 진단·치료를 강조한다. 누구나 암을 두려워하는 이유다. 이 같은 한계를 보완한 것이 바로 하이푸 치료다. 암 재발·전이로 수술이 불가능한 말기 암 환자도 치료가 가능하다.

보건복지부 승인 신의료기술

하이푸 치료는 초음파를 고강도로 집속하면서 발생하는 열과 진동을 암 치료에 활용한다. 암세포가 정상 조직보다 열·진동에 약하다는 특성에 착안했다. 단단하게 뭉쳐서 커진 암세포라도 고강도로 집속한 초음파에서 만들어진 열 충격과 강력한 진동을 견디지 못하고 압축·팽창하다가 결국 터지면서 파괴된다. 수술하지 않고도 초음파로 암을 치료하는 원리다. 간을 포함해 췌장·유방 등으로 퍼진 미세 암세포는 물론 암세포에 영양·산소를 공급하는 신생 혈관까지 망가뜨려 괴사를 유도한다. 서울하이케어의원 김태희 원장은 “하이푸 치료로 충분히 암을 치료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하이푸 치료는 이 같은 암 치료 유효성을 인정받아 2008년 보건복지부로부터 신의료기술 승인을 받았다.

국제학회에서도 비수술 암 치료법인 하이푸 치료에 주목한다. 지난 2~6일 대만 가오슝의과대학 국제연구센터에서 열린 ‘제41차 국제외과학회 학술대회(ICS World Congress)’에서는 원발성 간암, 췌장암 간 전이, 유방암 간 전이 등 하이푸 암 치료 경험이 공유됐다. 특히 암세포가 전신으로 퍼져 수술적 치료가 힘든 재발·전이 암 환자의 치료 가능성을 확인했다는 평가다.

하이푸 치료는 항암 치료 효율을 높여 암 공격력을 강화한다. 항암 치료를 반복할수록 암세포와 주변 조직이 단단하게 뭉친다. 따라서 항암제가 암세포까지 침투하지 못해 항암 치료 효과가 떨어진다. 반면 하이푸는 열 충격으로 암세포에 변성을 유발해 균열을 만든다. 이때 항암 치료를 시행하면 갈라진 틈으로 암세포 깊숙이 약의 유효 성분을 전달할 수 있다. 김태희 원장은 “같은 항암 치료라도 하이푸 치료를 병행하면 더 효과적으로 암세포를 없앨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 4기 간세포암 환자를 대상으로 하이푸·색전술 병행 치료 그룹과 색전술 단독 치료 그룹의 치료 효과를 비교했더니 평균 생존 기간은 하이푸·색전술 병행 치료군이 11.3개월, 색전술 단독 치료군은 4개월에 불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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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희 원장이 국제외과학회 학술대회에서 하이 푸 치료 효과를 발표하고 있다.




간암·췌장암 치료 유용성 확인

인체 면역 기능도 회복한다. 하이푸 치료로 암세포가 괴사·사멸하는 과정에서 암 고유의 유전정보가 노출된다. 우리 몸의 면역 체계가 이를 인지해 암세포에 보다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게 된다. 하이푸 치료가 암세포를 공격하는 면역 세포인 자연살해세포(NK세포)의 활성도를 높였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암성 통증도 관리할 수 있다. 일종의 완화 치료다. 암이 진행·악화하면 암세포가 신경을 침범하거나 커진 암 덩어리가 주변 장기를 눌러 신체 곳곳에 극심한 통증이 나타난다. 지속적 통증은 우울·불안 심리를 키우고 삶을 무기력하게 한다. 김태희 원장은 “하이푸 치료로 암을 제거하는 과정에서 신경에 침범한 미세 암세포까지 없애 통증을 완화한다”고 말했다. 암 크기 자체도 줄어 신경·장기·뼈를 압박하지 않는다.

최근에는 하이푸 치료의 적용 범위가 넓어지고 있다. 간암은 물론 췌장암 치료에도 유용성을 확인했다. 연구결과도 속속 나오고 있다. 김 원장은 국제 외과학회 학술대회에서 이 결과를 발표했다.

독일 본의과대학 하이푸센터는 암이 온몸으로 전이된 3~4기 췌장암 환자 50명을 대상으로 하이푸 치료 효과를 분석했다. 그 결과 암세포의 부피가 치료 전 26mL에서 치료 6주 후 17.1mL, 24주 후 10.6mL로 점점 줄었다. 하이푸 치료 24주 만에 암 크기가 59%나 줄어든 것이다. 통증 완화 효과도 입증됐다. 주관적으로 느끼는 통증 점수가 치료 전 3.5점(10점 기준)에서 하이푸 치료 6주 후 2.6점, 24주 후 1.5점으로 떨어졌다. 점수가 높을수록 체감하는 통증이 심하다(Thieme, 2018).

국내 췌장암 하이푸 치료 효과도 발표했다. 2011년 여의도성모병원 성혜영 교수 연구팀이 3기 이상 췌장암 환자 46명을 대상으로 하이푸 치료를 시행했더니 암세포의 크기가 90% 이상 줄어든 환자의 비율이 77.5%였다. 하이푸 치료로 암세포가 전혀 줄지 않는 경우는 없었다.

하이푸 치료를 받을 때는 의료진의 치료 숙련도를 고려해야 한다. 암 환자의 상태에 따라 하이푸 치료에 사용하는 초음파의 세기, 노출 시간, 각도 등이 다르다. 만일 초음파 에너지를 한 곳에만 오래 쬐거나 초점이 흐트러지면 신경 손상, 피부 화상 같은 합병증을 겪을 수 있다.

권선미 기자 kwon.sunm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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