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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1 (월)

10월의 농촌여행 코스 농림축산식품부·한국농어촌공사 선정-헤럴드경제 공동기획‘들어오긴 힘들어도 나가긴 싫은 곳’…내몸, 고흥에 반응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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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재문화체험장에 본 마복산의 산세. 산등성이 곳곳에 서 있는 기암괴석들이 이채롭다. [사진=헤럴드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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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덟개 암봉 지닌 팔영산

8.3㎞ 트레킹 코스 걷다보면

남해 다도해 절경 손에 잡힐듯

마복산 목재문화체험장

생태농원 소향 방문객 줄이어

대표적 농촌교육장 ‘고흥엔’

재배한 커피 직접 볶아 맛볼수도

대한민국의 우주 관문인 ‘외나로도’를 품은 곳. 곳곳에 서있는 우주로켓 모형의 입간판들과 상징물들이 이 곳 고흥이 명실상부한 ‘우주도시’임을 실감케 한다.

전남 고흥반도는 일조량이 가장 길기로 유명하다. 더 남녘에 있는 제주보다도 볕 드는 시간이 신기하게도 더 길다. 그래선지 고흥에서 맞는 포근한 바닷바람은 겨울을 준비하는 내륙 지역들과는 달리 금새라도 봄의 쑥향이 묻어 나는 듯한 착각에 빠져들게 한다.

남해의 에메랄드빛 바다를 두른 고흥반도지만 여느 바닷가 풍경과는 달리 소담스런 내륙의 농촌지역 같은 맛을 느끼기에 충분하다. 야트막한 팔영산 자락과 마복산 줄기를 따라 빼곡히 서 있는 과수들과 푸른 하늘, 여느 평야 못잖은 황금빛 들녘까지 도시에서 쌓인 스트레스를 훌훌 털어내주는 ‘힐링’의 묘약이 따로 없을 정도다.

‘들어오긴 힘들지만 한번 들어오면 나가기 싫어지는 곳’이라는 현지 주민들의 너스레가 결코 빈말이 아니라는 걸 알기엔 그리 많은 시간이 필요치 않다. 농림축산식품부와 한국농어촌공사가 선정하는 ‘10월 농촌여행코스 5선’에 고흥이 꼽힌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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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영산을 등지고 선 능가사 대웅전 [사진=헤럴드DB]


▶능가사와 팔영산 트레킹= 능가사는 신라시대인 417년 보현사라는 이름으로 창건된 말 그대로 천년고찰이다. 임진왜란을 겪으며 모두 소실됐던 것을 인조 22년에 중창하며 현재의 능가사가 됐다. 호남을 대표하는 4대 사찰 중 하나로 꼽히는 이 절의 대웅전은 보물 1307호다. 사찰의 입구를 지키는 목조사천왕상은 전남 유형문화재로 등록돼 있다.

능가사는 과거 팔영산 인근에 40여개의 암자를 둔 큰 사찰이었지만 대부분 불에 타 없어져 지금은 과거의 위용을 찾아보기 힘들다. 하지만, 산등성이 곳곳에 기암괴석이 흩뿌려진 팔영산을 병풍으로 두른 사찰의 풍광을 둘러 보노라면 심신이 편안해진다.

능가사를 뒤로하고 트레킹 코스로 들어서면 팔영산의 진면목을 제대로 느낄 수 있다. 여덟개의 암봉으로 이뤄진 팔영산 탐방은 해발 606m 깃대봉을 찍고 돌아오는 8.3km의 코스로 이뤄진다. 예로부터 산자락으로 이어진 바위의 형상이 봉황의 머리에 솟은 볏과 같다하여 이름지어진 팔영산을 오르다보면 신선대와 강산폭포 등 명소와 함께 저멀리 펼쳐진 남해 다도해의 절경도 만날 수 있다.

▶마복산 목재문화체험장= 나무와 함께하는 삶의 여유를 느끼고 싶다면 마복산 북쪽 기슭에 위치한 목재문화체험장이 제격이다. 2014년 조성된 체험장은 목재문화전실과 목재체험장, 전통한옥체험관 등으로 구성돼 있으며 전국에 7곳 뿐인 목재 체험장 중 하나다. 지난해 7만여명의 관람ㆍ투숙객이 거쳐간 체험관은 갖가지 모양을 한 1만2000개의 자연석 전시장이다. 또 생태연못, 난대식물 정원, 맨발로 걷는 황토길 등이 어우러진 자생식물원은 힐링 숲이자, 청소년들의 생태학습장으로 인기가 높다.

체험장에선 방문객들이 연필꽂이, 나무피리, 책 받침대 등을 만들며 직접 목공예도 해볼 수 있고, 책상이나 의자를 만들며 고급 목공예 기술까지 터득할 수도 있다. 모두 4개 동의 전통가옥체험관은 취사가 가능한 숙박시설로 적어도 한달 전에 예약을 해야 마음을 놓을 수 있다.

▶생태농원 소향= 운암산 기슭의 운대저수지를 향해 오르다보면 생태농원 ‘소향’을 만나게 된다. 이 곳은 유기농으로 매실과 유자, 체리를 재배하는 생태농원으로 유자를 이용한 유자피자 만들기, 수확한 유자로 유자청만들기 등 다양한 체험이 가능하다. 그중에서도 특히 피자 만들기는 아이들을 동반한 가족단위 방문객에게 인기가 높다.

생태농원 소향은 깔끔하게 주인 가족과 집밥을 함께 할 수 있는 민박도 운영하고 있다. 얼마 전 종영한 예능프로그램인 ‘효리네 민박’처럼 주인집 식구들과 한 곳에 어울려 숙식하며, 피로에 지친 몸과 마음을 달랠 수 있는 공간이다.

근처 운암저수지에서 이어진 물길과 그 위로 이어진 산등성이로 펼쳐진 아름다운 경관 앞에선 멍때리기 그 자체만으로도 힐링을 맛볼 수 있다. 또 나무데크로 수놓여 진 손길이 닿지 않은 십리 길 숲 산책로에선 쫓기듯 살고 있는 도시민들이 오랜만에 여유롭게느린 걸음의 여유를 느끼기에 안성맞춤인 곳이다.

▶농촌교육농장 ‘고흥엔’= 이 곳은 생산부터 판매, 체험까지 실행하는 대표적인 농촌교육농장이다. 국내 농촌의 농장에선 흔치않게 바리스타, 드립 등 커피체험도 가능하다. 1만6000㎡의 석류농장답게 석류를 이용한 청 담그기 등 여러 가지 체험도 해볼 수 있고, 석류, 유자 관련 제품도 구입할 수 있다. 특히 고흥엔에서는 현지 하우스에서 직접 재배한 커피를 직접 로스팅해 맛볼 수 있는 진기한 체험도 할 수 있다.

고흥엔이 다른 농장과 차별화된 점은 단순한 체험 뿐만이 아니라 청소년, 아이들에게 교육의 기회도 제공하는 교육농장이라는 점이다. 고흥에 3곳 뿐인 농촌교육농장인 고흥엔은 교과과정에 맞춤식 자연 생태교육도 이뤄져 청소년들에게 순수한 인성교육의기회도 제공한다.

유재훈 기자/igiza77@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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