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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1 (월)

트럼프 세제개편에 글로벌 해외투자 급감..올 상반기 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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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

제임스 잰 유엔무역개발회의(UNCTAD) 투자기업 부문 국장이 15일(현지시간)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연합뉴스


올해 상반기 글로벌 해외직접투자(FDI)가 41% 급감해 13년래 최저치를 기록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기업 해외수익 송환세율 인하로 미국 기업들이 해외 유보 자금을 미국으로 대거 들여온 결과로 보인다.

유엔무역개발회의(UNCTAD)가 16일 발표한 올해 상반기 글로벌 FDI는 전년 동기 대비 41% 감소한 4700억달러(약 532조원)로 집계됐다. 이는 2005년 이후 13년 만에 가장 작은 규모다.

FDI는 기업이 해외 신규 사업장 건설 및 인수·합병(M&A)에 투자한 자금과 자국에 송금하지 않은 이익을 합쳐 산출한 것으로, 세계화의 진척과 건강도를 살피는 주요 지표다.

제임스 잰 UNCTAD 투자기업 부문 국장은 트럼프 대통령의 세제개편을 FDI 감소의 가장 큰 이유로 지목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해 12월 의회를 통과한 세제개편안에서 미 기업이 해외에 쌓아둔 수익금을 본국으로 이전할 경우 적용되는 송환세를 1회로 한정하고 송환세율을 종전 35%에서 12~14.5%로 인하했다. 미 기업들이 높은 법인세율을 피해 해외에 쌓아둔 2조달러 이상의 현금을 미 본토로 끌어들여 일자리 창출과 투자확대를 도모하기 위해서다.

이같은 세제개편 영향으로 미 기업들이 본국으로 환류한 해외수익은 올해 1·4분기 1695억달러, 2·4분기 2949억달러에 달한다.

미 기업들이 돈을 거둬간 국가들에서는 이용가능한 투자자금이 줄었다. 잰 수석은 "이는 투자가능자금 측면에서 현지국들에게 중대 사건"이라고 지적했다. 미국 다국적기업들의 본부 격인 네덜란드와 아일랜드, 스위스, 싱가포르에서 해외투자자금이 가장 많이 빠져나갔다.

UNCTAD는 앞서 미 세제개편으로 미국의 FDI가 상승할 것으로 예상했지만 이날 공개된 결과는 달랐다. 올해 상반기 미국으로 유입된 FDI가 460억달러로 73% 급감한 것이다. 중국의 미국 기술 탈취를 막기 위해 외국인의 미국 투자에 대한 심사를 강화한 결과다.

미 재무부는 지난 10일 기존의 기업 인수와 지배지분 매입에 초점을 맞췄던 외국인투자심의위원회(CFIUS)의 심사 권한을 국가 안보에 중요하다고 간주될 수 있는 기업의 소수 지분 취득까지로 확대한다고 발표했다.

잰 수석은 "투자 심사 절차가 더 엄격해졌다는 것은 미국에 자금을 끌어들이던 일부 투자 유형이 더 이상 허용되지 않게 됐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다만 "해외 기업들이 느끼는 미국의 근본적인 투자 매력은 여전히 견고하기 때문에 조만간 (자금) 유입에 반등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잰 수석은 글로벌 FDI 감소와 관련 "모든 지표가 세계화의 전환점을 가리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세계화는 가장 효율적인 장소에서 생산이 이뤄지고 신기술과 노하우가 전파돼 경제성장이 힘을 받는다는 점에서 지지를 받아왔다. 그러나 선진국 저임금 노동자들의 임금상승이 부진하고 개발도상국의 다수 노동자들은 임금상승을 누리는 등 그 이익이 공평하게 분배되지 않는다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sjmary@fnnews.com 서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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