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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9 (토)

"김정은 위원장 폼페이오 방북때 핵리스트 제출 거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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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북 고위급회담 ◆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핵리스트 일부라도 제출해 달라는 미국 정부의 요구를 거부하면서 '선(先) 종전선언 체결'을 거듭 주장한 것으로 15일 전해졌다.

지난 7일 평양을 방문한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은 미국이 영변 핵시설 폐기만으로는 종전선언에 응할 수 없다고 북한에 통보하자 김 위원장이 이같이 밝혔다고 일본 요미우리신문이 소식통을 인용해 이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핵리스트를 제출해도 미국이 믿지 않고 또 제출을 요구할 것이고 결국 서로 싸움이 될 것"이라며 "비핵화 조치를 위해서는 북·미 간 신뢰 구축이 먼저이며, 신뢰가 구축되면 미국이 걱정하지 않아도 될 속도로 비핵화가 진행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 위원장이 핵리스트 제출에 대한 미국 측 요구에 "신뢰관계가 구축되지 않은 상황에서는 핵리스트를 제출하지 않을 것"이라며 즉각 거부했다는 것이다. 김 위원장은 아울러 북한이 한국전 참전 미군 유해를 반환하는 등 성의 있는 조치를 취한 만큼 미국 역시 경제제재를 해제해야 한다는 주장을 폈다.

또 김 위원장은 영변 핵시설에 대한 사전 사찰에 대해서도 실무협상에서 논의하자며 즉답을 피했다. 미·북 양측이 '비핵화 선행조치-종전선언' 빅딜을 놓고 여전히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는 점이 재확인되면서 미·북정상회담 전망도 다소 불투명해졌다는 분석에 힘이 실린다. 무엇보다 스티븐 비건 미국 대북정책특별대표와 최선희 북한 외무성 부상 간 실무협상 라인은 아직까지 날짜와 장소조차 확정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물론 중간선거를 의식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여전히 미·북 협상에 대해 긍정적인 평가와 전망을 내놓고 있다. 다만 전문가들은 선거 이후에도 협상이 교착되면 트럼프 대통령의 자세가 바뀔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14일(현지시간) CBS방송과 인터뷰하며 "김 위원장을 정말 신뢰한다"면서도 '대북제재 완화를 검토하고 있느냐'는 질문에 대해선 "아니다"고 답했다. 그는 또 '김정은과 사랑에 빠졌다'는 발언에 대해선 "단지 비유적 화법(figure of speech)이었다"고 해명했다.

[도쿄 = 정욱 특파원 / 워싱턴 = 신헌철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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