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창업 15년 만에 중국 1위 민영항공사로 키운 비결로 ‘양고양단(兩高兩單·좌석 예약률과 비행기 운영률은 높고 이코노미석과 비행기 기종은 단일화)’ 전략을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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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중국 최초의 LCC를 설립하고 영업이익률 1위를 고수하고 있다. 어떻게 이 시장에 뛰어들 생각을 했나.
A 공무원 생활을 하다 어디까지 올라갈 수 있을지 고민이 많았다. 마침 중국에 여행 붐이 일어날 조짐이 보였는데 민간 부문 여행사 허가를 정부가 내주고 독려하려는 움직임이 있어 바로 창업의 길로 나섰다. 1994년에는 중국 전역에 2000여개 지점을 둔 업계 1위 여행사가 됐다. 성장동력을 찾기 위해 여러 사업을 들여다봤다. 전시 컨벤션, 대학생 대상 사업 등을 검토해봤는데 모두 정부가 허가에 관여하거나 계속 영향력을 행사하는 사업이었다. 그러다 항공업을 보게 됐는데 미국, 유럽 시장에서 사우스웨스트항공, 라이언항공 등 LCC 사업이 가파르게 성장하는 것을 봤다. 더불어 국적기가 아니어서 오히려 민간 영역의 재량권이 많았다. 그래서 10년간의 신사업 구상 끝에 2004년 춘추항공을 설립하고 2005년 첫 취항을 성공시켰다.
Q 항공 산업이 아무리 가능성이 있다 해도 당장 돈 벌기가 쉽지 않았을 텐데.
A 창업을 고민할 당시 아시아나항공 지점장과 얘기할 기회가 있었는데 아시아나항공도 한동안 적자를 기록하다 흑자전환하는 데 시간이 걸렸다며 후발주자가 쉽게 뛰어들 수 있는 사업이 아니라는 조언을 받은 기억이 있다. 그런데 종전 항공사들은 LCC의 가능성을 간과하는 듯했다. 그래서 오히려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봤다. 춘추항공은 2005년 첫 취항 후 2006년부터 곧바로 흑자를 기록했다. 지금은 비행기 한 대에 연간 2000만위안의 순이익을 올리며 지속적으로 성장하는 회사가 됐다.
Q 어떤 점을 차별화했나.
A ‘양고양단’으로 요약된다. 좌석 예약률과 비행기 운영률은 높고 이코노미석과 비행기 기종은 단일화한다는 뜻이다. 좀 더 풀어 설명하면 춘추항공은 비행기 기종이 A320 하나밖에 없다. 이렇게 하면 조종사나 정비사를 구하기가 쉽다. 부품 조달을 할 때도 바잉파워가 생기고 운영 효율도 올라간다. 또 전 좌석을 이코노미석으로 바꾸면서 종전 150석짜리 내부 인테리어를 190석으로 개조할 수 있었다. 좌석 예약 시스템도 자체 제작해 경쟁사가 외부 시스템을 쓰느라 들이는 비용의 75%를 아낄 수 있었다. 이렇게 아낀 비용을 티켓값 낮추는 데 반영했다. 그러니 좌석 예약률, 비행기 운영률이 높아질 수밖에 없다.
Q 다른 곳도 금방 베낄 수 있는 전략 아닌가. 또 단일 기종이면 시장 성장성에 한계도 있을 것 같은데.
A 중국 업체는 물론 한국 업체에서도 이런 전략을 벤치마킹하고 있기는 하다. 하지만 운영 효율성을 높이기에는 역부족이라 오히려 우리에게 대신 경영해달라는 제안이 오기도 한다. 자체 역량을 키우기 위해 거절하고 있다. 성장성에 한계가 있다는 지적에 동의할 수 없다. 현재 기종은 5시간 비행이 가능하다. 이 기종으로 중국에서 5시간 내 갈 수 있는 곳을 놓고 보면 한·중·일·러는 물론 동남아까지 무궁무진한 시장이 있다. 아울러 추가 성장을 위해 최근 남방항공 주식 8억위안 정도를 투자했는데 남방항공 주식가치가 600억위안에서 단숨에 800억위안으로 뛰어오르기도 했다. 앞으로도 제일 안전한 항공사, 그러면서 가성비 최고인 항공사로 키우고 싶다.
[박수호 기자 suhoz@mk.co.kr]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1979호 (2018.10.17~10.23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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