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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3 (수)

[ISSUE INSIDE] 2018 노벨경제학상 공동 수상자-로머 ‘내생적 성장’ 노드하우스 ‘환경’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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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웨덴 왕립과학원 노벨위원회는 올해 노벨경제학상 수상자로 기후변화의 경제적 효과에 관해 연구한 윌리엄 노드하우스 미국 예일대 교수(77)와 거시경제학의 새 분야인 ‘내생적 성장(Endogenous Growth)’ 이론을 도입한 폴 로머 뉴욕대 교수(63)를 선정했다.

노벨위원회는 “기후변화와 기술 혁신을 장기 거시 분석과 통합해 글로벌 경제의 지속 가능한 성장에 해법을 제시했다”고 밝혔다. 노벨위원회는 두 학자가 신고전파 경제학의 대표적인 경제성장론인 로버트 솔로(1987년 노벨경제학상 수상)의 모델을 기반으로 경제 분석의 지평을 자연(기후변화)과 기술 혁신이 경제에 미치는 장기적인 영향까지 확대했다고 평가했다.

솔로 모델은 ‘경제성장은 경제체제 밖에서 외생적으로 발생한 기술 진보에 의해 일어난다’는 가설과 한계생산 체감의 법칙, 즉 자본 투자를 하면 장기적으로 성장률이 떨어질 수 있다는 논리가 골자다.

반면 폴 로머 교수는 연구개발(R&D)을 통해 새로운 지식과 기술 혁신, 즉 내생적 성장이 일어나면 지속 성장이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선진국과 후진국 간 경제 격차가 줄어들지 않는 주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내생적 성장은 문재인정부가 주창하는 소득주도성장과의 연관성 때문에 많은 주목을 받았다.

“소득주도성장의 경제적 효과를 어떻게 보느냐”는 질문에 “사람들은 소득이 늘어나면 더 많은 교육을 통해 새로운 것을 배우기 마련이다. 어떤 기술이 더 필요하고 누가 더 기술을 배워야 하는지, 어떤 환경에 기술이 필요한지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밝혔다. 소득 증대가 교육 투자로 이어져야 지식과 기술 혁신을 통한 경제성장의 선순환 구조가 완성된다는 논리다.

로머 교수는 시장 실패, 즉 일정 성장을 이룩한 후 성장이 정체되고 기업이 더 이상 R&D에 관심을 안 가질 때는 정부 개입을 통해 성장을 독려할 수 있다고 진단하기도 했다. 예를 들어 기업이 R&D를 하면 보조금을 주거나 신기술 특허권을 제공하는 방식으로 환경을 조성해주면 R&D를 늘리려는 수요가 생기면서 성장이 계속될 수 있다는 논리다. 이는 한국을 비롯한 중진국 함정에 빠진 국가에 많은 시사점을 안긴다.

▶소득주도성장 대안으로 폴 로머 교수 주목

노드하우스 교수는 지구온난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글로벌 차원에서 탄소세를 부과하는 이론적 토대를 마련한 인물이다. 흔히 성장만 중시하면 기업은 환경에는 안 좋은 화석연료를 최대한 사용하려 한다. 이는 공해 문제로 사회적 비용을 올리는, 이른바 시장 실패를 초래한다. 노드하우스 교수는 시장참여자가 온실가스 감축 조치를 취하는 것이 오히려 비용과 이익을 분석해봤을 때 모두에게 이익이란 점을 규명해냈다. 그는 온실효과를 개선하기 위한 가장 효율적인 방법으로 국가 개입, 특히 모든 국가가 통일적으로 탄소세를 부과해야 효과가 있다는 구체적인 대안을 제시했다.

배현기 하나금융경영연구소장(경제학 박사)은 “신고전학파의 경제 모형을 교육, 환경이란 또 다른 변수를 통해 반박하는 이론을 개발하고 시장 실패의 대안을 제시했다는 측면에서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박수호 기자 suhoz@mk.co.kr]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1979호 (2018.10.17~10.23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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