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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유재훈 기자] 한국공정경쟁연합회가 공정거래위원회 직원과 기업 간 유착 창구로 의심받고 있는 가운데, 대기업이나 대형로펌으로부터 모두 수억원의 회비를 받아 운영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거액의 회비는 기업들이 공정위와의 관계를 유지하려는 일종의 상납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15일 국회 정무위원회 김병욱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공정위에서 제출받은 ‘공정경쟁연합회 회원사 2017년 연회비 현황’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연합회는 지난해 총 254개 회원사로부터 총 8억850만원의 회비를 걷었다.
김 의원은 회비 부담이 대기업 계열사나 대형 로펌에 집중된 사실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작년 회비 현황을 보면 삼성그룹에서는 삼성전자 1300만원, 삼성물산ㆍ삼성생명보험ㆍ삼성화재해상보험 각각 700만원 등 총 7000만원 가량을 납부했다.
현대차그룹에서는 현대자동차 1000만원을 비롯해 현대모비스 700만원, 현대제철ㆍ현대카드ㆍ현대건설 각 500만원이었다. 범 현대가에서 현대중공업이 700만원, 현대오일뱅크와 현대산업개발이 각각 500만원을 냈다.
SK그룹은 SK텔레콤ㆍSK이노베이션 각각 1000만원 등 약 6000만원, 롯데그룹은 롯데쇼핑 700만원 등 총 5000만원가량이 납부됐다.
대형로펌도 연합회에 회비를 냈다. 김앤장 500만원, 태평양ㆍ광장ㆍ세종ㆍ화우 등 법무법인이 각각 200만원 등 12개 대형 로펌이 지난해 회비로 모두 2000만원가량을 냈다.
연합회는 공정한 경쟁원리 확산에 이바지한다는 목적으로 1994년 설립된 사단법인인데, 공정거래제도에 대한 교육과 연수 프로그램, 공정거래 자율준수프로그램(CP) 등을 운영하며 공정위의 감독을 받는 민간단체다.
하지만, 연합회는 끊임없이 공정위 현직과 로펌 소속 공정위 전관, 대기업의 ‘3각 유착’ 의혹이 잇달아 제기돼왔다.
지난 3월 참여연대가 발표한 공정위 임직원 참여 외부교육 현황을 보면 최근 5년간 공정위 임직원은 연합회 교육ㆍ강연 프로그램에 강연자 또는 교육생으로 총 375회 참석한 것으로 나타났다.
2017년으로만 한정하면 공정위 직원은 총 107번 외부기관 교육ㆍ강연에 참석했는데, 이 중 연합회 건이 88%에 달하는 94건이었다.
지난해 국감에서는 공정위 직원이 전관 출신 로펌 전문위원과 대기업 관계자가 3개월간 같은 조에 속해 교육을 받았다는 사실이 드러나 문제가 되기도 했다.
연합회는 2007년 이후 공정위 출신들이 회장을 맡고 있고, 최정열 현 회장도 공정위 출신이다. 공정위 퇴직자 취업 강요 혐의로 검찰에 기소된 김학현 전 공정위 부위원장도 2013년 연합회 회장을 맡은 바 있다.
김병욱 의원이 확보한 공정위 재취업 검찰 공소장을 보면 공정위 퇴직자를 기업에 취업시키기 위한 재취업 알선도 연합회 회의실에서 대기업 부사장을 불러 이뤄졌다.
김 의원은 “공정위가 자신의 영향력을 확대하기 위해 연합회를 이용하여 재취업 알선을 비롯한 각종 부당한 카르텔을 맺고 있다”며 “기업이나 로펌이 자발적으로 수천만원의 회비를 낸 것이 아니라 공정위가 무섭거나 공정위와의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낸 것이라면 일종의 상납이나 다름없다”고 지적했다.
igiza77@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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