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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6 (수)

[제23회 LG배 조선일보 기왕전] 한국型·일본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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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선 2회전 제1국 <흑 6집반 공제·각 3시간>

白 이치리키 八단 / 黑 강동윤 九단

조선일보

〈총보〉(1~189)=쌍방 강수와 타협을 주고받으며 '한국식 바둑'과 '일본식 바둑'의 특성을 보여준 한판이었다. 53과 55가 뒷맛을 노리며 뚝심 있게 따라가는 한국형 수법이라면, 54까지 활짝 핀 모습으로 형태를 중시하고 56의 두터움을 택한 수순은 일본 바둑의 전형이었다. 하지만 일본 바둑의 세련된 행마는 이번에도 투박함 뒤로 비수를 감춘 한국 바둑의 벽을 넘는 데 실패했다.

천신만고 끝에 역전에 성공한 흑은 136 시점에서 갑자기 난조에 빠졌지만 백은 그 기회를 살리지 못했다. 위기를 넘긴 흑의 마지막 마무리는 압권이었다. 163부터 현란한 솜씨로 중원을 초토화하며 바둑을 끝냈다. 초읽기 진입 후 극단적으로 명암이 엇갈린 점 역시 양국 바둑 수준의 현주소를 상징하는 것일 수 있다.

2016년 우승자 강동윤은 친(親) LG배 기사다운 행보 속에 8강에 선착했고, 이치리키는 모처럼의 기회를 놓친 채 짐을 쌌다. 참고도는 102로 손을 빼 110으로 잡지 못한 이유를 설명하는 그림. 흑이 A 부근의 풍부한 팻감을 바탕으로 1 이하 9까지 패를 내면 백이 못 견딘다. (21…14, 76…26, 185…45, 188…52, 189수 끝 흑 불계승, 소비 시간 백 3시간 2분, 흑 3시간 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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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홍렬 바둑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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