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은 현실적으로 어려운 부지 이전 대신 쓰레기 적환장을 지하로 옮겨야 한다고 조언한다. 그러나 구는 예산이 부족해 어렵다는 입장만 고수해 주민들의 불만이 고조되는 상황이다.
◆ 관악구와 동작구 '어색한 동거'...'보라매공원 쓰레기 적환장'
서울 동작구 보라매공원 인근에 위치한 '보라매공원 쓰레기 적환장'은 동작구에서 관리하는 '보라매집하장'(3517㎡)과 관악구에서 관리하는 '관악구클린센터'(8783㎡)로 이뤄져 있다. 관악구가 1990년부터 운영하고 있던 자리 옆에 동작구가 새로운 쓰레기 적환장을 건립하면서 붙어있게 됐다. 보라매공원이 동작구와 관악구 경계에 자리 잡고 있어 가능한 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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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부의 '전국 폐기물 발생 및 처리현황'에 따르면 동작구에서는 2016년 기준 매일 266톤(t), 관악구에서는 324t의 생활계 폐기물이 발생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생활계 폐기물은 가정에서 배출하는 일반 쓰레기와 음식물 쓰레기에 사업장 폐기물을 더한 개념이다.
◆ 수년전부터 지속된 주민 항의에도··· 현실은 쳇바퀴만
관악구의 모든 쓰레기를 처리하는 관악구클린센터가 내뿜는 악취와 분진에 동작구민들은 항의하기 시작했다. 특히 보라매공원 인근 신대방 1·2동 주민들과 적환장에서 약 30m 떨어진 시립발달장애인복지관의 반발이 컸다. 2014년엔 주민들이 '보라매쓰레기집하장 이전 추진 주민대책위원회’(대책위)를 구성해 이전 추진 집회를 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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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태광 관악구청 청소행정과 주무관은 "다시 원점으로 돌아간 상황"이라며 "합의를 최대한 이행하려 하지만 현실 여건이 너무 어렵다"고 했다. 관악구는 올해 남현동 채석장 터에 쓰레기 적환장 조성을 검토했으나 비용과 주민 반대로 무산되기도 했다.
동작구는 "관악구의 소극적 대처로 업무 추진에 어려움이 있다"며 올해 4월부터 동주민센터와 대책위, 동작구청 공무원으로 이뤄진 ‘보라매쓰레기집하장 이전 추진 TF’를 구성해 운영하고 있다. 동작구민 이모(62)씨는 "가을이라 냄새가 덜 나기는 하는데 여전히 코를 찌른다"며 "올해 안에 옮길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 전문가 "집하장 지하로 옮겨야" vs 구 "예산 부족해"
전문가들은 쓰레기 적환장을 지하로 옮겨야 한다고 조언한다. 부지 이전은 마땅한 장소를 찾기 어려워 현실적으로 어렵기 때문이다. 그러나 구는 재정상의 어려움 때문에 지하화는 곤란하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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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재근 서울과학기술대 환경공학과 교수는 "적환장이 노출되면 무조건 민원이 생긴다"며 "적환장을 지하화하고 지상엔 공원이나 운동장을 조성해 주민친화시설로 조성하는 게 요즘 추세"라고 했다.
남기범 서울시립대 도시사회학과 교수는 "정기적으로 나가는 비용을 빼고 나면 구 예산으로는 현실적으로 할 수 있는 게 없다"며 "시간이 다소 걸리겠지만 공공의 영역인 만큼 서울시와 적극적으로 협력해나가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sunjay@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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