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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6 (일)

[양낙규의 Defence Club]북 군사력평가에 북핵은 빠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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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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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양낙규 기자]군 당국이 올해부터 남북 군사력을 정량ㆍ정성적 평가를 동시 반영키로 했지만 정작 북한의 핵무기에 대한 평가는 담지 않는 등 논란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11일 군에 따르면 국방정보본부는 지난 4월 정량ㆍ정성적 방식으로 남북 군사력을 재평가해 군 수뇌부에 보고했다. 국방부는 그동안 북한의 군사력을 평가할때 수량으로만 평가하는 정량적인 평가만 해왔다. 군은 정량적 평가로만 볼때 북한군이 우리 군보다 우세하다고 강조해왔다. 이 때문에 우리 군의 군사력을 대폭 늘려야 한다는 논리도 내세웠다.

'2016 국방백서'에는 북한병력 수는 우리군에 비해 2배, 다연장ㆍ방사포는 27.5배가 많다고 했다. 여기에 잠수함정은 7배, 전투임무기는 2배가량이 많아 위협적이라고 표현했다. 이를 토대로 국방부는 군이 경쟁적으로 첨단무기를 확보하고, 국방예산을 더욱 늘리는 주요 논리로 제시한 것이다.

하지만 국방부는 이달 중 발간 목표인 '2018 국방백서'에 북한군의 군종별, 병종별 군사위협을 정량ㆍ정성적으로 재평가한 결과를 수록한다는 계획이다. 북한 경제와 사회분야 취약성을 포함해 북한군의 전쟁지속 능력을 종합적으로 평가한 결과도 반영한다는 것이다.

국방부는 11일 국회 국방위에 제출한 '2018 국방백서 작성 계획'이란 국감자료를 통해 "남북 군사력 현황은 정량적 평가만을 제시해 북한의 군사력이 압도적 우위에 있는 것처럼 표현했다"면서"육군과 공군의 첨단무기 도입과 정밀타격 능력 향상, 해군의 이지스 구축함ㆍ유도탄고속함과 같은 최신 함정 도입 등 우리 군의 실제 능력이 반영되지 않은 평가"라고 지적했다. 이번 평가는 청와대의 의지가 어느 정도 반영된 것으로 전해졌다. 따라서 이달 발간예정인 백서에는 북한의 군사력이 크게 낮춰져 수정될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정성적 평가를 할 수 있는 객관적인 지표가 없다보니 정치적인 시각이 개입할 수 있다는 점이다. 북한은 올해 열병식에서 수출용으로 개발한 '불새-2'를 자동사격통제형으로 개량한 '불새-3'을 처음으로 선보였다. 또 한국판 'K-9 자주포'로 불릴만한 북한의 152㎜ 자주포를 꺼내들었다. 이런 개량형 재래식 무기의 수치를 어떻게 정성적으로 평가할지가 문제다.

북한이 이미 개발한 핵무기도 문제다. 북한의 군사력에 핵무기를 배제한다면 아무런 의미가 없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2016 국방백서는 북한 핵 능력과 관련, "플루토늄 50여㎏을 보유하는 것으로 추정되며 핵무기 소형화 능력도 상당한 수준에 이른 것으로 보인다"고 표기했다. 북한이 개발한 핵무기 추정 수량은 표기되지 않았다. 하지만 올해부터는 국방백서에 북한의 핵 능력도 재평가하고 이 결과를 국방백서의 '특별부록'에 넣는다는 계획이다. 북한이 개발한 핵무기 추정치도 반영할 것으로 알려졌다. 단, 북한의 핵무기에 대한 평가를 북한의 군사력에 포함시킬지는 알려지지 않고 있다.

북한은 1985년 12월까지 10년간 핵확산 방지조약(NPT)을 체결하지 않고 의무조항도 이행하지 않았다. 1992년에는 상당한 핵기술을 보유했다. 조명균 통일부 장관도 1일 "북한이 적게는 20개부터 많게는 60개까지 핵무기를 가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밝혔다. 조 장관은 국회에서 열린 대정부질문에 출석해 "정보당국이 판단하고 있는 것을 공유하고 있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최근 미국과학자협회(FAS)는 북한이 60개를 가지고 있는 것으로 추정했다.

신원식 고려대 교수(전 합동참모본부 차장)는 "미국 등 주요군사국들도 검증된 지표가 없어 무기능력을 과학적수치로 나타낼 수 없다"면서 "정성적 평가는 참고용일 뿐이지 정치적이고 자위적인 해석이 들어가서는 안된다"고 지적했다.

양낙규 기자 if@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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