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홍근 의원, LH 자료 분석해 발표
LH, 지난해 상업용지 팔아 1조원 수익
2기 신도시 상업용지비율 8%..1기 대비 1%p 높여
신도시 상가, 높은 임대료·적은 인구로 '이중고'
박홍근 "상업시설 공급 과잉 개선, 공급가 재검토" 주문
더불어민주당 박홍근 의원이 10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 국토교통부에서 열린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질의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이데일리 이승현 기자]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2기 신도시를 개발하면서 1기 신도시 때보다 상업용지 비율을 높여 큰 판매 수익을 본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한해 동안만 상업용지 판매로 1조원이 넘는 수익을 거뒀다. 하지만 정착 2기 신도시에 들어선 상가들은 과잉 공급과 높은 임대료로 인해 임대가 나가지 않아 공실로 몸살을 앓고 있다. 공공택지 개발 시 상업용지 비율을 적정수준 이하로 낮춰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10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LH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LH가 상업용지 분양으로 벌어들인 수익이 1조 651억원에 달했다.
지난해 판매한 상업용지는 53만 4000㎡로, 공급 예정가는 2조 5035억원이었으나 공급 분양가는 3조 5687억원이었다. 최고가 낙찰 방식을 통해 예정가보다 1조 651억원이나 높은 가격에 용지를 판매, 감정가 대비 42.5% 이상의 수익을 벌어들였다.
가장 많은 수익을 낸 사업지구는 용산 산재부지 복합조성시설사업으로 예정가 2521억원의 수익을 냈다. 이어 화성동탄2지구는 1282억원, 하남미사(보금3)지구는 1667억원의 수익을 거뒀다.
이처럼 LH가 상업용지 판매로 큰 수익을 올린데에는 과거보다 상업용지 비율을 늘린 것이 일조했다는 평가다. 박 의원실이 조사한 1,2기 신도시 상업용지 계획 현황을 보면 1기 신도시는 상업용지 비율이 7%였던 반면 2기는 8%로 1%포인트 늘어났다.
반면 세종, 광교, 위례, 미사, 동탄 등 2기 신도시의 상가는 높은 공실을 기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감정원에 따르면 지난 2분기 중대형 상가와 소규모 상가의 공실률은 각각 10.7%, 5.2%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모두 상승했으며 세종시의 경우 중대형 상가는 14.3%, 소규모 상가는 12.0%에 달해 광역 지자체 중 가장 높은 수치였다.
이는 상업용지를 높은 가격에 구매한 개발업자들이 상가 분양가를 높일 수밖에 없었고, 이는 곧 높은 임대료로 이어지면서 상가 공실을 초래했다는 분석이다.
또 LH가 1기 신도시에 비해 2기 신도시를 개발계획을 세우면서 1인당 상업연면적을 대폭 증가시킨 것도 상가의 수익성 악화에 한몫을 한 것으로 보인다. LH는 1인당 상업연면적을 1인 신도시 11.4㎡에서 2기 신도시 27.8㎡로 대폭 넓혔다. 1인당 상업연면적이 넓어진만큼 상가는 더 적은 인구를 대상으로 장사를 하게 됐다는 얘기다.
박홍근 의원은 “인구나 상거래 환경을 고려하지 않은 채 상업시설이 과다 공급되면서 LH는 큰 수익을 본 반면 상가 공실 문제가 심각한 상황”이라며 “상업시설 공급 과잉을 개선하고 지금의 낙찰가 방식이 투기 과열을 일으키고 있지는 않은지 공급가 산정 방식을 재검토 해야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LH 관계자는 “2기 신도시의 경우 아직 아파트 분양도 100% 완료되지 않은 상황이어서 상권이 정상적으로 형성되지 않아 상가 공실이 높은 것”이라고 설명하며 “하지만 상업용지 비율이 높다는 지적이 있어 향후 공공택지 개발 사업을 할 때는 상업용지 비율을 적정 수준으로 낮추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1, 2기 신도시 상업용지 계획 현황(전체지구) (자료=LH)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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