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룰라 후계자’ 아다드와 28일 결선투표
직설화법-SNS 활용 트럼프 닮아… 총기소지 완화-범죄와의 전쟁 공약
여성-동성애 차별 발언 서슴지않아
여론조사, 양자대결서 우세 점쳐
7일 치러진 브라질 대선 1차 투표에서 나란히 1, 2위를 차지한 극우 성향 사회자유당 자이르 보우소나루 후보(왼쪽 사진)와 좌파 노동자당 페르난두 아다드 후보. 각각 ‘브라질의 트럼프’와 ‘룰라 후계자’로 불리는 두 사람은 28일 결선 투표에서 맞붙는다. 리우데자네이루=AP 뉴시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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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치러진 브라질 대선 1차 투표에서 ‘브라질의 트럼프’로 불리는 극우 성향의 자이르 보우소나루 후보(63)가 과반에 육박하는 46%의 지지를 받아 1위를 차지했다. 사회자유당(PSL) 소속인 보우소나루의 선전으로 남미의 큰형님 격인 브라질에서도 극우 대통령 탄생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8일 로이터와 AP통신에 따르면 보우소나루는 2위(29.3%)를 한 좌파 노동자당(PS)의 페르난두 아다드 후보(55)를 16.7%포인트 차로 앞섰다. 보우소나루가 32%, 아다드가 21%로 11%포인트 차를 보였던 전날 여론조사보다 격차가 더 벌어진 것이다. 1차 투표에서 과반 득표자가 나오지 않음에 따라 28일 결선 투표의 승자가 차기 대통령으로 확정된다.
예상을 뛰어넘는 득표로 승기를 잡은 보우소나루는 브라질 정계의 이단아다. 전직 군 장교로 1988년 전역 후 리우데자네이루 시의원과 연방 하원의원을 역임한 그는 당적을 수차례 옮겼고, 올 초 대선 출마를 위해 소수 정당인 사회자유당으로 소속을 바꿨다.
특히 보우소나루는 화법이 직설적이고 소셜미디어를 소통 창구로 적극 활용한다는 점 등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전략과 닮았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는 군사독재 시절(1964∼1985년)에 대한 미화를 주저하지 않고 여성이나 인종, 동성애 차별 발언도 서슴지 않는다.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전 대통령을 비롯해 2016년 탄핵된 지우마 호세프 전 대통령 등 브라질 좌파 정권을 부패의 온상으로 지목하며 직설적으로 비난해 왔다. 당선되면 범죄와의 전쟁을 선포하겠다고 약속했다. 총기 소지 완화와 사형제 찬성도 공약했다. 외신은 이런 그의 태도가 기성 정치에 실망한 서민층의 마음을 사로잡았다고 평가한다. 1차 투표 전날인 6일에도 보우소나루는 트위터에 “우리는 가족의 가치, 아이들의 순수를 지키며 범죄자들도 그에 맞게 취급할 것이다. 그리고 부패하지 않을 것”이라고 적었다.
보우소나루는 지난달 6일 좌파정당 출신의 한 남성이 휘두른 칼에 배를 찔렸다. 이 사건 이후 지지 세력이 더 결집했다. 트위터 팔로어만 160만 명이 넘는 그는 투표 1주 전 의사의 권고를 이유로 유명 방송사 TV토론회를 건너뛰는 대신 SNS 라이브 방송을 열었다. AP통신은 보우소나루가 트럼프처럼 주류 언론과 사이가 좋지 않고, 자신의 아들들을 캠페인에 이용한다면서 “트럼프와 보우소나루의 선거 캠페인 전략이 무척이나 유사하다”고 평했다.
아웃사이더에 가까운 보우소나루와 달리, 이에 맞서는 아다드는 전형적인 정치 엘리트 코스를 밟았다. 교육장관, 상파울루 시장 등을 역임한 그는 브라질 좌파의 대표주자인 룰라 전 대통령의 후계자로 불린다. 아다드는 룰라 전 대통령의 러닝메이트를 할 예정이었으나 뇌물 수수로 수감된 룰라의 옥중 출마가 좌절되면서 대선 후보로 직접 나서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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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여론조사에 따르면 양자 대결에서도 보우소나루가 다소 앞서는 상황이다. 양대 여론조사기관은 오차범위 내에서 보우소나루의 우세를 점쳤고, 또 다른 여론조사기관은 보우소나루가 7%포인트 차로 앞서는 것으로 예측했다. 모니카 더 볼 미국 존스홉킨스대 라틴아메리카연구소장은 영국 가디언과의 인터뷰에서 “(양측이) 결선 투표를 앞두고 서로의 더러움을 더 들춰내려 할 것”이라며 “나라가 양극단으로 나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구가인 기자 comedy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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