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3개월 공백끝 임명
국민연금 내부 출신은 처음… “투자 다변화로 수익률 높일 것”
제8대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장(CIO)에 선임된 안효준 신임 본부장(왼쪽)이 8일 김성주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에게서 임명장을 받고 업무를 시작했다. 안 신임 본부장은 “수익률 제고와 조직 안정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취임 일성을 밝혔다. 국민연금공단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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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연금 기금의 투자 지역과 대상을 다변화해 기금운용 수익률을 높이는 데 더욱 매진하겠다.”
643조 원의 국민 노후자금을 관리하는 국민연금공단 기금운용본부장(CIO)에 안효준 BNK금융지주 사장(55)이 선임됐다. 지난해 7월 강면욱 전 본부장이 사퇴한 뒤 1년 3개월 만이다. 기금운용본부장의 오랜 공백과 운용부서장들의 잇따른 이탈, 기금운용 수익률 저하로 흔들리던 기금운용본부가 빠른 시일 내 안정을 찾을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국민연금공단은 8일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의 승인을 거쳐 안 사장을 새 기금운용본부장으로 임명했다고 밝혔다.
안 신임 본부장은 2011∼2013년 국민연금에서 해외증권실장과 주식운용실장을 맡았다. 650조 원의 국민 노후자금 운용을 책임지는 최고투자책임자(CIO)에 국민연금 출신이 선임된 건 이번이 처음이다.
당초 주진형 전 한화투자증권 사장이 유력하다는 전망도 나왔지만 기금운용 경험과 조직 안정의 적임자라는 측면에서 안 본부장이 더 높은 평가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안 본부장은 부산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호주국립경영대학원에서 경영학 석사 학위를 받은 뒤 서울증권 뉴욕사무소장, 대우증권 홍콩법인 이사 등으로 18년 동안 해외에서 근무해 글로벌 투자 경험이 풍부하다. 국민연금에서 옮긴 후 교보악사자산운용 사장, BNK투자증권 대표를 역임했다.
김성주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은 임명장 수여식에서 “국민연금이 정치와 경제 권력의 간섭에서 벗어나야 한다”며 “안 신임 본부장은 전문성을 갖고 독립적으로 기금을 운용할 적임자라 판단했다”고 말했다.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막강해 ‘자본시장 대통령’으로 불리는 기금운용본부의 새 수장을 찾기까지는 우여곡절이 많았다. 올 6월에는 곽태선 전 베어링자산운용 대표가 유력 후보로 떠올랐지만 청와대의 인사 개입 논란이 불거져 재공모에 들어갔다.
안 본부장에게 주어진 과제도 만만치 않다. 가장 시급한 과제는 추락한 수익률을 끌어올리는 것이다. 국민연금의 7월 말 기준 수익률은 1.39%로 지난해 7.28%에 크게 못 미친다. 특히 국내주식 투자에서 손실이 컸다. 올 1∼7월 국내주식 수익률은 ―6.11%로 약 8조 원의 손실을 기록했다. 시장 상황이 나빴다지만 목표수익률에도 0.69%포인트 못 미쳤다. 포트폴리오 조정 등 위기 관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는 의미다.
안 본부장은 투자처 다변화에 적극적으로 나설 것으로 보인다. 국민연금은 기금운용본부장과 대체투자실장 등 주요 집행라인의 부재로 올 상반기(1∼6월) 인프라 등 대체투자 집행률이 당초 계획의 5%에 그쳤다. 안 본부장은 취임사에서 “국내외 시장 변화를 살펴 새로운 투자 기회를 발굴하는 데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밝혔다.
검증된 인재를 확보하는 것도 시급한 과제다. 기금운용본부는 올 들어 18명이 퇴사하는 등 정원 278명 중 40명이 공석이다. 기금운용본부의 인기가 시들해지면서 한때 15 대 1을 넘었던 운용역 공모 경쟁률은 올 들어서는 6 대 1 아래로 떨어졌다. 안 본부장은 “직원들과 스킨십을 늘려 조직을 하루빨리 안정화시키겠다”고 말했다.
박성민 기자 mi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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