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5일 경기도 의왕시 서울구치소에서 나오면서 취재진들에게 석방 소감을 말하고 있다. /의왕=장병문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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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8개월간 막혔던 일자리 창출·M&A·투자·해외사업 '속도'
[더팩트ㅣ안옥희 기자] "국가경제와 우리 그룹을 위해 다시 한번 일할 기회를 주십시오." (8월 29일, 신동빈 회장 항소심 결심공판 최후진술)
신동빈(63) 롯데그룹 회장이 국가경제와 롯데그룹을 위해 다시 일할 기회를 얻었다. 5일 열린 2심 항소심에서 집행유예를 선고받고 풀려나서다.
신동빈 회장이 곧바로 경영에 복귀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뉴롯데'를 향한 롯데 경영 정상화 작업이 급물살을 탈 전망이다. 그동안 총수 공백으로 미뤄졌던 고용 계획, 대규모 투자, 11조원 규모의 인수합병(M&A), 지주사 전환을 위한 호텔롯데 상장 등 주요 경영 현안을 차근차근 해결해나갈 것으로 보인다.
서울고법 형사8부(강승준 부장판사)는 이날 신동빈 회장의 국정농단 관련 뇌물공여 사건과 경영비리 사건에 대해 징역 2년 6개월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했다.
이에 따라 올 2월 1심에서 실형을 선고 받고 법정구속됐던 신동빈 회장은 2심 집행유예로 석방되며 자유의 몸이 됐다. 구속 235일(8개월)만이다.
롯데그룹은 신동빈 회장 구속 수감 이후 그룹 '2인자'인 황각규 롯데지주 부회장과 허수영‧이재혁‧송용덕‧이원준 각 BU장들로 구성된 '비상경영위원회' 체제로 운영돼 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규모 투자를 필요로 하는 등 주요 현안에 대한 결정은 계속 미뤄져왔다. 그동안 신동빈 회장이 해외사업 등 굵직한 현안을 직접 챙기며 주요 사업의 방향을 결정해왔기 때문이다.
신동빈 회장이 곧바로 경영에 복귀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롯데 경영 정상화 작업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남윤호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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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계는 '자유의 몸'이 된 신동빈 회장이 우선적으로 일자리 창출에 매진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앞서 발표된 개혁안을 통해 롯데그룹은 2017년부터 2021년까지 5년 간 7만 명을 신규채용하고 2019년까지 1만 명의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전환하는 내용의 고용계획을 세운 상태였다. 하지만 신 회장 구속 수감 기간이 길어지면서 추진 동력을 잃은 상황이었다.
게다가 문재인 대통령이 취임 이후 SK‧현대‧LG‧삼성 등 국내 10대 대기업 사업장을 직접 방문해 일자리 창출을 독려하고 있다는 점도 주목할만하다. 재계 5위 대기업인 롯데그룹의 일자리 창출이 신동빈 회장의 경영 복귀 후 첫 행보가 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신동빈 회장 부재로 롯데 경영시계가 멈춰섰던 국내외 인수합병(M&A)도 재추진될 전망이다. 롯데는 올 들어 국내외에서 11조 원 규모의 M&A 10건을 검토했으나 모두 포기하거나 무기한 연기한 바 있다.
시급했던 해외사업 현안 해소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대표적으로 롯데케미칼이 추진 중인 4조 원 규모의 인도네시아 석유화학단지 건설 프로젝트가 곧 다시 재개될 예정이다. 해당 프로젝트는 신동빈 회장의 최종 투자 의사 결정이 지연되면서 1년 6개월째 사업이 '올스톱'된 상태였다.
앞서 황각규 롯데지주 대표이사 부회장은 지난달 열린 '한-인도네시아 산업협력 포럼'에서 기자들과 만나 "신 회장이 석방된 뒤 직접 인도네시아를 방문해 부지를 확인해야 석유화학단지 건설을 재개할 수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아울러 재계에선 신동빈 회장이 집행유예로 풀려난 만큼 국민 신뢰회복을 위해 준법‧투명 경영을 강화할 것이란 시각이 지배적이다. 지배구조 개편에도 강력 드라이브를 걸 것으로 예측된다. 한국 롯데의 중간지주회사 격인 호텔롯데 상장을 통해 일본 지분율을 낮추고 롯데카드와 롯데캐피탈 등 금융 계열사 정리를 통해 지주사 체제 구축 완성에 힘을 실을 것으로 보인다.
롯데그룹은 신동빈 회장에게 선고가 내려진 직후 "롯데는 그간 원활하게 진행되지 못했던 일들을 챙겨 나가면서 국가 경제에 이바지하고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기업이 될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ahnoh05@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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