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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6 (수)

판문점선언 비준 '협치 가늠자'로… 캐스팅보트는 바른미래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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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 ‘동의안 처리’ 놓고 대립 / 민주 “한반도 평화정착 절호의 기회…文대통령 정상회담 전 뜻 모아야” / 한국당 “北비핵화 약속 이행도 없이 돈만 퍼주자는 거냐… 처리 못한다” / 바른미래 “先결의안 後동의 제안” / 김성태 “결의안 얘기할 단계

세계일보

청와대가 11일 국회에 제출하기로 한 4·27 판문점선언 비준동의안이 여야 협치를 가늠할 정기국회 중요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평양에서 열리는 3차 남북정상회담(18∼20일) 전에 비준안을 처리하기 원하는 반면,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은 막대한 재정이 들지도 모르고 비핵화도 안 된 상황에서 처리해 줄 수 없다고 반발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여당이 ‘협치’를 강조한 터라 비준안 처리를 마냥 밀어붙이기 어려운 상황이다. 캐스팅보트를 쥔 바른미래당은 ‘선(先) 결의안, 후(後) 비준동의’라는 중재안을 제시해 막판 돌파구를 마련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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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4월 27일 오후 판문점 평화의 집 앞에서 판문점 선언을 발표한 뒤 악수하고 있다.


민주당은 남북정상회담을 뒷받침하기 위해 회담 전 비준안 처리를 하자는 입장이다. 외교·안보 분야에서는 초당적으로 협력하자는 논리를 내세운다. 이해식 대변인은 9일 “지금이야말로 판문점선언 국회 비준을 통해 한반도의 평화정착과 비핵화를 이룰 절호의 기회로 이를 놓치면 다시는 이런 기회가 오지 않을 수 있다”며 “국민의 하나된 마음을 모아 문재인 대통령이 정상회담을 위해 평양으로 출발할 수 있도록 힘을 모아주시기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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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당 긴급 기자 간담회 자유한국당 김병준 비상대책위원장이 9일 오전 국회에서 판문점선언 비준과 관련해 긴급 기자간담회를 열어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하지만 한국당은 정상회담 전 비준안처리에 반대한다. “남북정상회담에 비준동의서를 선물로 가져가려는 생각을 하지 말라”는 것이다. 김병준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북한의 비핵화 약속 이행도 없이 엄청난 재정부담만 지우는 비준동의안 밀어붙이기는 결코 수용할 수 없다”고 말했다. “막대한 예산이 수반되는 판문점 선언을 무조건 비준 동의하자는 요구는 평화에 대한 담보도 없이 돈만 퍼주자는 이야기와 다름없다”는 비판이다.

비준안은 소관 상임위인 외교통일위원회를 거쳐야 본회의로 상정할 수 있는데, 상임위 개의권한을 가지고 있는 외통위원장은 한국당 소속 강석호 의원이다. 강 위원장은 이날 통화에서 “번갯불에 콩 볶듯이 (비준안 처리를) 하려 하면 여야 간에 싸움밖에 더 나겠느냐”며 부정적 입장을 보였다.

세계일보

바른미래, 당 입장 발표 바른미래당 김관영 원내대표(가운데)가 9일 오전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어 판문점선언 국회비준동의안 처리 등에 대한 당의 입장을 발표하고 있다.연합뉴스


바른미래당 선택이 비준안 처리 관건이다. 바른미래당이 비준안에 찬성하게 되면 국회 내에서 한국당만 비준안 반대 입장이 되면서 비준 처리 가능성이 높아진다. 본회의 표 대결에서도 한국당이 112석에 불과해 비준안 처리가 무난하기 때문이다. 바른미래당은 ‘선(先) 결의안, 후(後) 비준동의’를 중재안으로 제시했다. 북한 비핵화 요구 및 판문점 선언 동의 내용을 담은 결의안을 채택한 후 비준동의안을 처리하자는 주장이다. 김관영 원내대표는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국회는 판문점 선언 결의안 채택 이후에 비준동의 문제를 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민주당은 이날 오후에 열린 비공개 최고위원회의에서 “수용하기 어렵다”는 쪽으로 의견을 모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도형·이우중 기자 scop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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